[Opinion] 홍콩 민주화운동, 그 미래는 [TV/드라마]

글 입력 2020.06.05 19:0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며칠 전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소식이 들려왔다. 투표 결과는 찬성 표가 2878표, 반대 표는 단 한 표였다. 찬성 표와 반대 표의 현격한 차이는 중국이 어떤 사회인지 다시 한번 실감 나게 했다. 오히려 반대 표가 100표가 나왔다면 지금처럼 반대 표가 단 한 표인 것보다 덜 실망스러웠을 텐데, 하며 냉소를 띠고 기사를 살폈다.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소식에서 나는 국제사회의 시선 따위에 신경 쓸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중국의 뻔뻔스러움을 읽었다.
 
이 시점에 보면 좋을 다큐멘터리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전히 진행 중인 홍콩 시민들의 지난한 투쟁에 뜨거운 순간이었던 2014년의 우산혁명을 다루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우산혁명: 소년 vs 제국>이다.
 
 

131.jpg


 
 
1. 학민사조와 국민교육 반대 운동


<우산혁명: 소년 vs 제국>은 2017년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멘터리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선 인물 조슈아 웡과 그의 투쟁 친구들이 주인공이다. 다큐멘터리는 조슈아 웡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그와 친구들, 또 홍콩 전문가인 교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깔끔하고 친절하게 홍콩으로 들어간다.
 
다큐멘터리는 2012년 무렵 14살의 조슈아 웡이 학생 단체 ‘학민사조’ 활동을 했을 때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때 중국은 ‘일국양제’, 즉 홍콩의 자치권을 허락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2012년에 홍콩에 국민교육을 도입하려고 한다. 국민교육은 중국 정부, 즉 ‘조국’에 충성을 강요하는 교육이며 이에 조슈아 웡은 사상의 자유를 지키고 세뇌 교육에 반대하자고 외친다.
 
조슈아 웡과 그의 친구들은 거리에서 전단을 나눠주며 이 사실을 알리고, 홍콩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한다. 2012년 그들은 정부에게 국민교육의 철회를 주장하며 정부청사 바깥에 텐트를 치고 시민 광장을 점거했다. 점거 4일째 되는 날이 국민교육 시행 첫날이었고, 놀랍게도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다. 9일째 되는 날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도로와 공원까지 점거하기에 이른다. 임시 집계에 따르자면 당시 모인 집회 인원은 12만 명이 되었다고 한다.
 
홍콩 시민들의 강경한 시위에 홍콩 행정장관이었던 렁춘잉은 국민교육이 홍콩에서 의무가 되지 않을 거라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결국 국민교육은 철회되었고, 그들은 홍콩 사회 운동에서의 첫 승리를 거둔다. 다만 운동 지도부 아그네스는 이를 두고 “한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표현했는데, 그것은 너무나 홍콩의 현실을 정확히 관통하는 언어였다. 제국을 상대로 최종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첩첩산중의 전투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괄편집_restmb_allidxmaked.jpg


 
 
2. 홍콩의 노란 물결, 우산혁명


2014년의 우산혁명은 그들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었다. 2013년에 시진핑이 중국의 주석이 되었고, 그 이후로 홍콩을 점점 더 압박하기 시작했다. 홍콩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홍콩의 입지를 점점 좁혀가는 시진핑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홍콩 사이에 충돌은 불가피했다.

당시 홍콩에서 가장 큰 이슈는 행정장관 직선제였다. 홍콩 시민들은 자신의 지도자를 뽑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정부에게서 국민교육 철회의 응답을 이끌어낸 시민광장을 다시 점거함으로써 그들의 행동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경찰에 의해 제지되었다. 경찰들이 그를 비롯한 시위 지도부를 체포했고, 이는 시민들을 더욱 단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상황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고 중환점령을 시작했다. 중환점령 활동은 일종의 시민 불복종 운동이자 사회 운동이었다. 사람들은 도로를 점거하기 시작했고, 이내 무장을 한 경찰들이 동원되었다. 최루탄이 던져졌고 뿌연 연기가 도로를 채웠으며 사람들이 쓰러져나갔다.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기 위해 시민들이 우산을 쓰며 시위했고, 우산은 곧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이는 역동적인 홍콩 역사의 큰 진동으로 작용했다. 점거는 79일간 계속되었고, 사람들은 점점 지쳐나갔다. 79일이 지속되는 동안 별다른 성과를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산혁명은 구체적인 성과 없이 해산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2017년에 공개된 것이라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한 기록은 빠져있다. 가령 작년에 송환법을 철회하게 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치열한 역사 같은 기록 말이다.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시기에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서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지 고민이 많았을 법한데, 다큐멘터리는 운동 지도부 중 한 사람인 네이선의 선거 당선과 홍콩을 위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언어로 희망적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2020년 현재,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지금, 다큐멘터리가 낙관적으로 끝맺음한 것과 다르게 홍콩의 앞날은 불안정해 보인다.
 
 

일괄편집_5ed5f2dd24000016148ebec9d.jpeg


 
 
3. 민주주의를 향해 현재 진행형인 홍콩의 투쟁


“우린 이 문제를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습니다! 이번 세대가 우리의 임무를 완수해야 합니다!”
 
조슈아 웡의 인터뷰나 연설에서 유독 크게 들리는 말이 있다면 그건 자신의 세대에서 이 문제를 끝내야 한다는 굳은 인식이었다. 사실 홍콩은 1949년 무렵 중국이 사회주의화된 이후, 또 1966년부터 1976년 동안 전개된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많은 피란민이 몰려든 장소였다. 그들은 홍콩을 다른 외국으로 가기 전 잠시 머물거나, 일시적인 피난처로서의 장소로 생각했다. 홍콩을 잠시 머물 곳으로 여겼던 피란민인 그들은 홍콩에 주인의식을 느끼지 못했지만, 조슈아 웡을 비롯해 홍콩에서 나고 자란 새로운 세대는 홍콩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을 크게 가진 듯 보였다. 홍콩은 그들의 삶의 터전이자 그 자체로 그들의 과거이자 현재, 또 미래이기 때문이다.
 
또한 1997년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중국이 50년간 일국양제를 약속했는데, 1997년으로부터 50년이면 2047년이 된다. 벌써 20년이 큰 변화 없이 흘렀고, 앞으로 주어진 시간은 30년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더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30년 동안 변화를 꾀하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희망은 없다. 반드시 자신들의 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함께 다급함이 읽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일괄편집_unnamed (1)d.jpg


 
1989년 6월 4일은 천안문 사건이 있었던 날이었다. 홍콩 시민들은 6월 4일마다 항상 천안문 사건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곤 했다. 하지만 올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는 홍콩에 추모 집회를 불허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 우려로 어렵다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5월 말에 통과된 홍콩 국가보안법이 야기한 강화된 반중 정서를 우려하고 있다는 게 모두의 추측이다.
 
지금 이 사실로만 봐도 홍콩엔 집회 결사의 자유가 없어 보인다. 만약 여기에 더해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다면 늘 시위를 주도했던 조슈아 웡과 같은 지도부 인물들은 체포될 것이다. 대규모 시위는 불가능해지고, 시위만 해도 징역을 받게 되는, 자유가 없고 검열이 일상화된 사회가 될 것이다. 이에 조슈아 웡은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이 40년 전 광주 민주화운동 때보다 위험하다며 국제적인 연대를 호소했다.
 
이데올로기에 의한 판가름의 시대에서 사상의 다양한 편차가 표출되는 시대로 전환된 지금, 중국은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조슈아 웡과 홍콩 시민들이 삶을 바쳐 쟁취하고자 하는 지배 권력과 다른 의견을 말해도 위협받지 않는 삶이 보장되는 사회가 언제쯤 홍콩에 도래할 수 있을까. 이 글을 마무리하며 어제 자 기사를 다시 살핀다. 6월 4일인 어제, 홍콩에서는 추모 집회 불허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들고 시민들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갖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그들이 무사하기를 바란다. 오늘도 홍콩의 자유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던지는 그들에게 나 또한 마음의 촛불을 켠다.
 
 
 

조윤서.jpg

 

 



[조윤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05091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