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차'의 역사를 따라가다 - 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도서]

글 입력 2020.05.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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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차와 경제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오랜 기간 ‘차’가 스쳐왔던 역사들을 그려낸다.


프렌차이즈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차’란 옛 양반들의 고상한 취미라는 편견이 있다. 그게 아니면 에프터눈티 세트와 같이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한 번쯤 체험해 볼 만한 대상 정도랄까.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이미지의 보이차를 신선한 표현으로 비유한다. 바로, ‘흙수저’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괜히 ‘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차'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은 보이차의 시작, 보이차, 역사의 무대로, 맹해차의 전성시대, 신중국과 보이차, 보이차의 화려한 귀환 이라는 5가지 챕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차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필자 또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작가는 여러 정보들을 역사 이야기 풀어놓듯 친절하고 편안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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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촌 차 카페 <이이엄>

 


운남에서 시작하여 여러 세기와 나라를 거쳐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된 보이차를 따라가며 독자는 전반적인 ‘차’의 세월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차’의 역사는 길고도 아름답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특별히 ‘차’를 즐기지 않으면서 살았던 나의 삶이 건조하게 느껴질 정도로 특정 지역과 민족에서 ‘차’는 신성하다.


보이차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차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차’라는 존재가 역사 속에서 꽤나 복잡한 사정 속에 얽혀있으며 경제적 이해관계가 더해진 관계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 지역은 말과 차를 서로 교환했을 정도라니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즉, 이 세상 속에서 차는 오래 전부터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보이차는 다른 물건들과 마찬가지고 바로 찻잎을 따서 차를 만드는 방법을 넘어서 점차 산업화되기 시작한다. 특히, 여러 나라를 넘나들고 교류 되며 그 몸값이 점차 올라가면서 가공과 이동 방식이 현대화 되어졌다. 무엇보다 동방의 여러 나라들을 거치면서 다른 대우, 다른 모습, 다른 방법으로 발전해왔다.


이 책의 작가는 이를 '흙수저 소년의 성장기'로 비유하는데 이 표현이 참 적당하고도 명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알아가고 무르익기까지의 '차'는 참 좌충우돌 다양한 모험을 겪는다. 그런 모험을 따라 가다보며 독자들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를 하나하나 세어보는 듯한 호기심과 흥미로움,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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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역사를 따라 읽는 것도 즐겁지만 차가 만들어지는 원리에 주목하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찻잎의 다양한 가공 과정과 그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원리들을 보고 있자니 한국의 김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나라에서 소중하고 없으면 안될 존재라는 점이 유사하기도 하나 차란 따서 볶고 말리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오해와는 다르게 다양한 곰팡이, 균 등을 활용해 오랜 시간과 정성, 선조들의 지혜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참 정이 가는 존재라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

 

한 때 외면 받았던 시절이 있지만 이제 보이차는 중국 국민들의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이토록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받고 살아남은 보이차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작가가 아무리 사실적이고 솔직한 표현을 적어 놓았다고 해도 글로 그 느낌을 전부 이해하기에는 어렵다.


그래서 일까. 책을 덮고 나면 주변에 괜찮은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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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 보이차, 역사의 무대로 -


지은이 : 신정현

출판사 : 나무발전소

분야
요리 - 역사/에세이

규격
신국판(152*215)

쪽 수 : 368쪽

발행일
2020년 04월 20일

정가 : 20,000원

ISBN
979-11-86536-68-1 (13590)





저자 소개


신정현
 
이화여대에서 중문학을 전공했다. 녹차에서 시작해 청차, 홍차를 마시다 보이차의 매력에 빠진 후에는 운남농업대학교 다학과에 진학해 차의 역사와 화학성분 등을 공부했다. 중국차 수입업체 '죽로재'를 운영하며 봄마다 차산으로 들어가 현지 농민들과 함께 보이차를 직접 만들어 왔다. 지은 책으로 <보이차의 매혹>, 번역한 책으로 <보이차 과학>, <고궁의 미-옛물건>, <고궁의 미-옛그림>이 있다. 네이버 블로그(구름의 남쪽)에 차에 관한 포스팅을 계속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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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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