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유전자 재조합으로 태어난 오렌지의 어지러운 삶, '팜(Farm)' [공연]

글 입력 2020.05.26 14: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팜(Farm)>은 유전자 재조합으로 태어나 평생 남을 위한 땅(farm) 역할을 해오다 외롭게 죽어가는 오렌지의 이야기이다. SF적 상상 속에나 등장할 법한 우스꽝스러운 인물들과 엉뚱한 순간들이 어지럽게 펼쳐지는 동안 오렌지는 외롭게 소외된 채 늙어가고 마침내 죽음을 통해 평안을 찾는다.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중학생 때 ‘가타카’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났다.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아기를 낳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사회를 다루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연스러운, 즉 조작 없는 출산으로 태어나 우성인자를 가진 이들보다 열등한 존재 취급을 받는다.


그는 피 한 방울, 피부 한 조각, 타액으로 인간의 증명을 읽어내는 사회를 속이기 위해 우성인자를 가진 사람의 머리카락을 구매하며 살아간다. 우주비행사라는 그의 꿈을 위해서는 우등한 인간이 되어야 했기에.


어렸을 때 그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완벽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낳은 사회가 그리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는 것.



[꾸미기][크기변환]팜 공연 사진(1).jpg



인간은 왜 개인이 가진 성질의 근원부터 조작해가며 남들보다 우월해지고자 하는 걸까?


모든 면에서 다른 존재보다 우월한 존재가 된다면 고통도 받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외로울 것이다. 모두 자신을 특별하게, 그러면서도 '다르게' 여길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완벽한 존재에게 자신이 바라는 무언가를 원하고 기대하게 될 수도 있다. 마음만은 평범한 오렌지는 그 모든 것들이 버거웠을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고독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뼈저리게 느낀다. 나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나뿐이고,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에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삶은 고독하다는 것을.

 



인간과 삶의 가치



우등함과 열등함의 기준을 어떻게 지을 수 있을까? 누가 개인의 가치에 저울질할 수 있을까.


삶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꿈을 향한 노력과 성취, 자신만의 평온한 시간, 많은 것들이 삶의 가치를 완성해갈 것이다.


하지만, 삶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호작용은 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중에서도 행복에 가까운 감정들은 '자연스러운' 관계에서 일어난다.


오렌지와 같이 조작된 존재와 자연스럽게 태어난 존재와의 인간관계가 과연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그들이 서로를 잘 받아들이고 잘 지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죽음을 통해 평온을 찾는다’라는 시놉시스의 내용을 통해, 오렌지의 삶이 무척이나 어지럽고 피곤했다는 것은 명확히 알 수 있겠다.

 



움직임을 통한 표현


 

[꾸미기][크기변환]팜 공연 사진(2).jpg

 


<팜(Farm)>에서 신체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각도 흥미롭다.


움직임을 위한 움직임이 아닌, 또 다른 언어로서 작용하는 신체 움직임. 이재영 안무가는"일상의 행동들을 집요하게 관찰하여 하나의 행동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구성하는지 파악하고 그 모든 과정들을 나눠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비일상적 무대 언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일상의 자연스러운 행동에서 포착된 움직임. 그것을 통해 전하는 무대는 상당히 실험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나 평생 남을 위한 땅(farm) 역할을 해야 했던 오렌지의 삶, 그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꾸미기][크기변환]팜 포스터.jpg

 





팜 Farm
- 2020 극단 프로젝트 내친김에 -


일자 : 2020.06.05 ~ 2020.06.14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프로젝트 내친김에

 

협력

페스티벌 도쿄 (FESTIVAL/TOKYO)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극단 프로젝트 내친김에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2014년 결성된 젊은 연극인 집단입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자 모인 배우, 연출, 작가, 스텝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무대언어를 찾고자 합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진실하고 집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은 모든 작업자들과 함께 합니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연극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렬한 체험의 순간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송진희.jpg

 


[송진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