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할 때, 철학에게 물어보세요 [도서]

글 입력 2020.05.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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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통계와 컴퓨터,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 인문대에서 밥 벌어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통계학과를 복수전공 하세요, 라는 답이 돌아오는 시대.


그러나 나는 언젠가 철학과 인문학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종이책이 밀려나고 활자 대신 영상과 이미지가 뚜벅뚜벅 인류의 머릿속에 걸어오는 2020년이지만, 나는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가 철학에게 다시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실 논리적인 이유는 그다지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유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문득 나온 결론이었다. 인공지능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다면 도대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기나 할지, 인간의 쓸모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철학이 생각났을 뿐이었다.


나는 생각이 삶을 연명해주지는 못하지만 윤택하게 해준다고 믿는 사람이므로. 인문학이 밥 먹여 주지는 못할지라도, 우리 삶은 의식주로만 단순하게 요약될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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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인문학과 철학을 좋아하는 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철학과 윤리는 수학만큼이나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아니, 수학보다 싫었다. 고등학교 3학년, 모든 친구들이 생활과 윤리를 공부할 때 나 홀로 한국지리를 공부했을 정도로 난 윤리가 싫었다. 옛날 사람들 말이 뭐 그렇게 재미있고 중요하다고 그걸 외우고 있나, 싶었다. 매우 평면적이고 단순한 이유였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오히려 철학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꼬일 대로 꼬여 나조차도 나를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에 철학이 꽤나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덤에 묻혀있는 플라톤이 살아 돌아와서 내 인생의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의 언어를 곱씹다보면 아, 그래도 이렇게 살다보면 나의 이데아와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며 또 펜을 쥐게 되는 식이었다.


어쩌면 철학이 토 나오게 어려운 이유는 사람들의 인생부터가 토 나오게 까다롭기 때문이 아닐까. 인생과 사람을 공부하는 학문이기에 어렵고 힘들 수밖에.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언어에 숨은 알맹이는 생각보다 우리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그 알맹이를 파헤치는 과정이 힘들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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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할 때 읽는 철학책’과 같은 쉬운 철학책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복잡하게 엉킨 삶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데 현명한 조언을 건네주듯, 철학을 쉽고 친근한 언어로 선물해주는 책이 바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할 때 읽는 철학책’이다.


이 책은 유명한 철학가들의 생각을 우리 삶과 연관시켜 친근하게 풀어낸다. ‘쎄한’ 느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될 때 스피노자를 떠올리고, 너무 착해서 호구처럼 당하는 내 모습을 마주할 때 심리적 이기주의를 생각해보는 식이다.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는 들어본 적 없어도 쎄한 사람은 한 번쯤 마주친 적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과 삶을 철학과 연관 시켜 조금 더 요령 있게 살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매 순간 덜 후회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내 행복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정신력을 기른다. 첫 번째 독자에게는 꽤나 유용하게 읽히고 있는 바, 부디 이 책을 정식으로 소개받는 독자 여러분에게도 보다 유려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9쪽)



프롤로그에서 나와 있듯이 이 책은 삶을 조금 더 유려하게 살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나보다 한참 전에 태어나 한 생애를 이미 살아낸 철학가들에게 ‘도대체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라고 물어본다면 이 책처럼 답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철학을 정확하고 편안하게 삶에 녹아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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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창 글과 권태기를 겪고 있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남들이 알아챌까 두렵다면 – 흄의 인상과 관념’ 챕터가 가장 와닿았다.

 


더 많은 것을 더 잘 알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쌓아나가야겠다는 것. 이런 뜻으로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무식한 게 용감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도 용감하게 경험해볼 작정이다. (93쪽)



글도 써야 늘고, 삶도 살아야 요령이 생기는 법이다. 이걸 알면서도 이따금씩 미숙한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 때가 많다. 남들은 척척 잘만 하는데, 나는 왜 이 사소한 일도 힘들고 버거운지 나의 역량에 물음표를 던질 때도 종종 있다. 그리곤 땅굴을 깊숙하게 판 후 나만 아는 지하에서 웅크리게 되는 배드엔딩을 맞이한다.


하지만 미숙함은 경험으로만 깨뜨릴 수 있고, 경험을 하려면 시도를 해야 한다. 관념이 생기기 위해서는 우선 인상부터 생겨야 한다던 흄의 말처럼, 인생을 살아가려면 경험이 필수적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당연함이 수월함과 동의어는 아니기에 인생은 굴곡진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할 때,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한숨을 내쉬기보다는 철학에 손을 뻗어보는 것이 어떨까. 인생의 요령은 내가 발로 뛰어 획득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 뜀박질을 응원해 줄 철학가의 말 한 마디 정도는 동행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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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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