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 몸의 언어

글 입력 2020.05.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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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언어-평면표지.jpg

 

 

사랑에 관한 책을 다양하게 읽었지만 이렇게 직설적인 그림이 있는 책은 처음이었다. 이러한 그림 옆에 실린 이야기는 굉장히 솔직하고 아름다웠다.


사랑하면 느낄 수 있는 설렘, 편안함, 외로움, 이별 등 다채로운 감정들을 글로 드러냈다. 책을 받고 한번 쭉 훑어보는 습관이 있는 나에게 처음에는 이런 직설적인 그림들이 당황스러웠지만, 프롤로그를 보고 작가님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저는 깊고 진한 스킨십은 그 자체로 어떤 메세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애매하든 몸을 마주하는 이들 사이에 흐르는 어떤 언어가 있다고요.


눈만 마주치고 있어도 사랑에 사무칠 수 있고, 키스하면서도 미워할 수 있는 것이 사람만이 나누는 복잡한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읽은 책 역시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고 나는 요새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롤로그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화를 내다가도 사소한 손짓 하나에 화가 풀릴 수도 있고 내 어깨를 툭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에 누군가가 내 마음에 들어 올 수도 있는 것처럼 이 모든 것이 사람이라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이 프롤로그를 보면서 작가님의 말하는 '몸의 언어'가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다양하게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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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 p.70 中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어.

 

 

사실 나는 이 페이지를 읽고 굉장히 뜨끔했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도 많은 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과거에는 내가 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나를 참을 수 없어 했다. 그리고 이 기준은 타인에게도 적용되는 일이 많았다.


이런 나의 기준은 이기적이었고 타인과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정한 틀을 스스로 알아가다 보니 최근에서야 나, 가족, 친구, 연인이 내 기준에 절대 맞춰질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조금씩 인정하고 있다. 내 욕심 없이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함 p.88

 

그날, 나는 태어나 처음 잡아보는 타인의 손을 오래도록 만지작거리며 확신했지.

소중하다면 익숙함에 속을 리 없다고.

 

 

20대 초반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라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 곱씹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서툴렀고 익숙함에 소중한 것을 잃었던 순간들도 많이 있었다.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이 감정들을 보면서 과연 영원한 감정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그 의문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초반에 설레고 떨리던 감정은 왜 시간이 흐르면 익숙함에 묻히는 걸까? 그리고 그 익숙함에 소중한 것을 놓치는 걸까? 아직도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가장 슬픈 순간 p.114

 

끝을 맺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괴로워

어느 것 하나 선택하지 못한 채로

서서히 시들어가는 나무처럼.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던 나는 그저 메말라가는 감정과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한 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시들어버린 나무가 다시 싱그러워지기까지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시들어버린 나무는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이것도 결국 경험이 되어서 남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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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떨림, 안정감, 외로움, 질투, 분노, 공허함, 슬픔 등.


사랑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다면 지금 내가 적은 감정들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한 책이었다. 또한 에필로그에 적으신 글 처럼 타인을 통해 우리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한 것 처럼 나 역시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나라는 사람에 대해 돌이켜서 볼 수 있었다.

 

가장 단순해질 수도 있고 가장 복잡해질 수도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사랑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사랑'을 따뜻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도 가질 수 있게 되었던 사랑이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켰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사실을 한 번 더 깨닫게 되었다.





 
몸의 언어
- 보통의 연애 -


지은이 : 나른

출판사 : 플로베르

분야
에세이

규격
165×210mm

쪽 수 : 184쪽

발행일
2020년 04월 10일

정가 : 16,000원
 
ISBN
979-11-962227-7-2 (03810)





저자 소개
     
  
나른
 
글 쓰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리는 일만큼이나 쓰는 걸 좋아합니다. '사랑'이라는 테마를 때로는 직설적이면서도 낭만적으로, 때로는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몸의 언어』가 그에 해당하는 첫 책입니다. 이 책이 사랑의 시작과 끝 사이의 어느 지점, 혹은 사랑의 외부 어느 곳을 배회 중일 우리 모두에게 한 조각 위로를 건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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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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