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람과 인간 사이, 당신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사람]

사람과 인간 사이, 그 공간.
글 입력 2020.05.04 03:4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사람과 인간 사이, 당신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인간이다. 사전에 사람을 검색하면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인간’이 첫 번째로 나온다. 사람의 본래 성질이 곡해된 것이 인간이라고 나는 감히 정의한다.


“사람≒인간”은 올바르지 않다. “사람 ≠ 인간”이다. 사람은 분명히 ‘생각을 하는데’ 도대체 인간은 왜 이럴까. 인간은 영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로 피해를 준다. 나는 ‘탈 사람’이 아닌 ‘탈 인간’을 열망한다. 인간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진 삶. 이것은 동물에 가까워진다는 뜻이 아니다. 오늘날 규정된 인간성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탈 인간을 소망한다고 말했을 때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게 말하는 너도 인간이잖아. 세상에는 따뜻한 사람들도 많아. 네가 너무 비관적으로 한쪽만을 보고 생각하는 거야. 좋은 사람들을 봐. 세상은 그런 사람들도 존재하기에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거야.” 맞는 말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많아 아름다운 세상을 느낄 수 있다는 말. 그런데 그 사람들은 사람이기에 가능하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다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백 퍼센트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감정에 휘둘리고 남을 무의식중에 한 번이라도 깎아내린 적이 있는 나약한 인간.


 

[꾸미기][크기변환]17323212-12ac-469b-a504-c999ab68139a.jpg

 


태어날 때는 사람으로 태어나 사회에서 인간으로 길러진다. 무엇인가를 살 수 있는 돈을 처음 손에 쥐고 대상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인간이다. 경쟁하며 조금이라도 이기심과 질투심이 들었다면 역시 인간이다. 오직 이 사회에서 문제점을 찾고 바꾸려 노력하며 사회에 길들여진 인간성을 버린 인간만이 사람으로 변한다. 반대로 사람이어도 자칫 잘못하면 인간이 된다.

 

나는 항상 내가 다른 사람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배려도 잘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잘 듣고, 내 할 일도 잘하고, 치우치지 않은 생각을 가지려 노력하고, 책을 많이 읽고, 여러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려 하는 사람이라고 나를 속으로 치켜세웠다.


그런데 길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너무 인간적이라고 느껴졌다. 그 순간 사람에 서 있다는 생각만으로 검은색으로 물든 사회를 견뎌내고 있던 나를 바라보는 게 정말 웃겼다. 나는 인간이다. 그 자리에서 그 감정으로 나는 그렇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다음에 든 생각은 ‘인간인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에 관한 문제였다. 사람의 영역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 생을 보내야 하나? 인간으로서 마땅히 사회에 적응하고 사람이었음을 잊고 살아가야 하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사람과 인간의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영역에 나를 맡기면 양심의 죄책감은 덜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인간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고 사람과 인간의 갈림길에 서 있다.

 

 

131.jpg

 

 

내가 인간을 모든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인간도 나름대로 인간성이 있고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 줌으로써 재미를 준다. 또한, 기존의 사람과 인간을 혼용해서 쓰는 글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단어의 기존 의미만으로 살아가면 발전이 없다는 게 내 의견일 뿐이다. 새로운 정의를 발견하고 끝없이 단어 간의 의미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은 내가 살아오면서 든 생각을 바탕으로 인간을 사람의 본래 의미와 다르게 정의한 것이다.

 

이 글이 진지하게 지금까지의 인생에 대해 그리고 사람과 인간 사이의 자신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사람인가 인간인가?


 

20200504123550_xxgyfamp[1].jpg


 

[김정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