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물에게 인사하는 법 - 만물의 영장 [웹툰]

네이버 목요웹툰 <만물의 영장>
글 입력 2020.05.0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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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진 않지만, 항상 유튜브로 동물 영상을 찾아본다. 귀엽고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을 보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렇게 동물 유튜브를 즐겨보니 종종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동물판인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세나개)>나 <고양이를 부탁해(고부해)> 등 동물 솔루션 프로그램을 본다.


그 프로그램에선 동물이 정말로 다양한 이상행동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결국, 동물의 문제 행동은 대부분 보호자의 잘못된 훈육 방식 때문에 생긴다는 결론을 내린다. 즉, 인간의 관점에서만 생각해 잘못된 훈육을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동물은 이상행동을 하고 또, 보호자는 문제 행동을 계속하며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훈련사의 피드백을 받은 보호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그 영상을 보면서 동물이 말을 할 줄 알았으면 동물과 인간은 더 평화로울 텐데. 인간과 동물, 대화가 통하지 않는 두 종족의 동거는 아직도 동상이몽이다.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인간이 모든 생물 중에서 지능적으로 우월하고 강한 존재라는 오만한 생각이 깔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모든 생물, 자연을 지배하는 행동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생각을 뒤집는 웹툰이 있다. 바로 <만물의 영장>이다.


미친 개그와 오버 액션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개그물이지만, 동물과 인간의 불편한 공존을 꼬집는 내용, 울림을 주는 내용으로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단순히 동물을 지키자는 메시지가 아닌, 동물의 존중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런 메시지를 떠나서라도 이 웹툰을 끊을 수 없다. 감동과 개그가 적절히 버무려진 웹툰으로, 다음에는 어떤 드립이 나올까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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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만물의 영장>은 원양어선 사고로 실종된 주인공 ‘우영장’이 7년만에 자연인이 되어 돌아와 문명 사회 적응기를 다룬 작품이다. 돈을 벌기 위해 원양어선을 탄 주인공 영장은 사고로 중심을 잃고 바다에 빠지게 된다. 파도에 휩쓸리다 한 무인도에 도착하게 된다. 무인도는 평범한 섬이 아니라 모든 생물이 육식을 하는 ‘맹수의 섬’이었다. 섬에 있는 모든 생물이 자신을 위협했고, 살아남기 위해서 강해져야 했다. 동물들의 기술, 언어, 생존법을 익히면서 영장을 강해졌고, 섬에서 가장 강해졌다고 한다. 그제서야 섬을 탈출했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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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등장은 강력했다. 동생들을 돌보는 앳된 스물 셋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표호하는 타잔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집을 떠났던 옷 그대로 입고 와도 숨길 수 없는 야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동적인 재회를 끝내고 막내 동생 소이가 있는 집으로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그렇지만 영장은 느리다며 동생 소임을 어깨에 태우고 창문으로 뛰어내린다. 공중에서 날다람쥐가 된 상상으로 해 신체를 날다람쥐로 변하게 하는 기술(일명, 바디 에볼루션)을 구사해 무사히 착지에 성공한다. 그렇게 집에 도착한 영장은 동생들을 위해 직접 공수해온 캐비어를 주면서 감동적인 재회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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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오랜 야생 생활로 인해 주변 동물을 경계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회차가 거듭하면서 날수록 도심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심에 적응했더라도 그가 배운 동물들의 기술, 언어는 잊지 않았다. 배움을 통해 도심에 사는 동물을 돕고, 그들의 정체성과 영역을 지켜주는 데 사용한다. 자연인에 가까운 영장이 도심 속에 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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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은 전체적으로 개그물처럼 가벼운 톤을 유지한다. 초반엔 자연인의 모습을 한 영장이 생활에 적응하며 겪은 일이 중점적으로 그려진다. 또한, 중간마다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숨어있다.


중간부가 돼서는 조금씩 동물에 관한 이슈를 다룬다. 자주가는 선유산의 불법으로 덫을 설치해 포획하는 밀렵꾼을 처단하는 경비원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기도, 조회수를 뽑기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한 유튜버의 만행, 유기견 문제, 최근에는 2018년 퓨마 사살 사건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동물 관련 이슈를 다룬다.


항상 주인공 영장은 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동물의 특성을 꿰차고 있으며, 언어를 알고 있는 그는 동물의 언어를 통역하여 인간과 동물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인물이다. 또한, 동물의 정체성을 지켜주기 위해선 때때론 단호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동물들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 야생 동물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야생 동물이 사람 손에 길러져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영장의 행동은 동물이 인간 문명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보호막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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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피소드 <표범 탈출사건>은 2018년 퓨마가 동물원에서 탈출해 결국은 사살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야생을 그리워하는 표범 ‘해나’에게 다시 야생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탈출을 시도한 표범 가족은 얼마 가지 못해 잡힌다. 이 표범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가들은 생포에만 집중을 한다. 영장이 중간에서 표범의 말을 전하며 그들이 원하는 건 따로 있다고 뜻을 전달한다.


노을을 바라보며 숨을 거두는 표범 해나를 안고 산에서 내려온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표범이 죽었다는 것에만 집중해, 표범의 죽음을 하나의 가십으로만 여긴다. 이 모습에 영장은 분노해 사람들을 향해 표효하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며 에피소드가 끝난다. 짧은 에피소드였으나,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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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물이라는 장르답게 일단, 웃기다. 첫 화에서 이미 증명되었듯, 일반인은 생각치 못한 장면에서 터트린다. 새로운 장르의 개그를 개척한 웹툰이다. 바디 에볼루션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영장과 주변 인물을 감상하는 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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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서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주는 법을 알려주는 웹툰 <만물의 영장>, 이 웹툰을 읽는다.당신도 동물과의 동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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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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