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두에 의한 작품 "이머시브 시어터" [공연예술]

예술과 관객이 친해지는 과정
글 입력 2020.04.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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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연의 이미지를 깨트리고 떠오르는 특수한 형식이 있다. 바로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이다.


‘가만히 앉아 작품을 즐기는 관객,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치는 배우’의 모습이 아니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관객과 배우’라고 이를 설명할 수 있겠다. 이머시브 시어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파헤쳐 보도록 하자.

 

 

관객이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수동적으로 감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하는 연극이나 공연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관객 참여형 공연 또는 관객 몰입형 공연이라고 부른다. 관객 사이로 배우들이 내려와 춤추고 노래하는 경우는 물론 관객을 연기에 참여시키는 연극 등이 이머시브 시어터의 한 형태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이머시브 시어터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머시브 시어터는 2000년대 초중반 영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당시 도시재생 문화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급속도로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예술인들에 의해 전개되었다. 이들은 정해진 창작 공간, 무대 공간이 아닌 유휴공간, 폐공간 등을 활용하게 되었고 이는 기존 개념으로부터 탈피라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끔 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 속, 공연 또한 새로운 형식을 갖게 됐다. 배우와 관객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다. 이 흐름이 이머시브시어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이 배우와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 공연계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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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 No more"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주제로 진행하는 Sleep no more은 이머시브시어터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5층 또는 6층의 건물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관람할 수 있다.


관객들은 이 연극을 즐기기 위해 원하는 인물을 택하고 따라다니면서 연극을 즐기면 된다. 다른 주인공을 보고 싶으면 바꾸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관객들은 가면을 쓰고 입장해야 하는데, 가면은 극 분위기와 내용과 잘 어우러져 공연의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관객들은 하나의 극을 두고 각기 다른 경험을 쌓게 된다. 모두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에 여러번 관람에 참여한다.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느낀점과 내용이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치며 관람객은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애정이 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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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씨어터 대학로"

 

로드씨어터 대학로는 우리나라의 이머시브 시어터로 유명하다. 관객들은 민트색의 헤드폰을 끼고 대학로 인근을 돌아다닌다. 이는 길거리 활용 관객참여형 공연으로 불린다.


대학로에 놓인 모든 건물, 자연, 사람 등이 연극 무대에 올라선 특별한 존재가 된다. 헤드폰 안에서는 영국 거장 연출가 피터 브룩의 저서 ‘빈 공간’ 의 글이 흘러나온다. 실제 대학로 인근에 사는 배우의 집 근처를 돌기도 하며 이곳에 멈춰 섰을 땐, 배우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연과는 정말 다른 형식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문화를 향유하는 것부터 신선함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누군가에게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즐기며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든다. 극장이라는 공간으로부터 벗어나서도 새로운 예술을 즐기고 창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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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많은 공연들이 이머시브 시어터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추세이다. ‘위대한 개츠비’,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몽타주 시퀀스’ 등이 그 예이다. 이머시브 시어터의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관객이 예술을 이해하려는 욕구’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술과 가까이서 맞부딪히는 과정은 관객의 마음을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일 것이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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