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취미를 갖고 싶어서 [사람]

취향을 찾는 여정
글 입력 2020.04.24 00:4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나는 어렸을 적부터 멋진 취미를 가진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취미는 공연이나 전시 같은 문화예술관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공과 관련되다 보니 취미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보고 싶어서 보지만, 무언가 학업 혹은 일의 연장선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크기변환]t1.daumcdn.png

 


취미를 국어사전으로 보면 3가지의 의미로 나온다. 1번,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 하는 일. 2번,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일. 3번,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뜻 취’와 ‘맛 미’를 쓰는 단어.


나에게 있어서 취미는 1번의 해석과 가장 비슷하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 하는 일. 그래서 내가 좋아하지만, 그렇기에 직업으로 삼고 싶은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야의 취미를 갖고 싶었던 것 같다.

 

항상 자기소개서, 이력서에서는 물어본다. 너의 취미가 뭔데? 네 특기는 뭐야? 항상 그 두 글자 안에서 고민하게 된다.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워서 그냥 문화예술관람이라고 적는다. 하지만 그와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취미야말로 취향과 관련 있다고 생각했다.

 

*

 

취향에 고민했던 때가 있었다. 나의 취향은 무엇일까? 취향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말이다. 그러던 중 유튜브의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채널을 알게 되었다. 5분여의 짧은 영상인데, 한 번쯤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상이 아니고도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다양한 영상이 구축되어있다. 짧고 간결한 설명으로 보기 쉽게 구성되어있어 나도 가끔 찾아보는 편이다.


어쨌든, 이 영상을 보고 왜 내가 고민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앞서 말했던, 멋진 취미를 가진 어른이 되고 싶었던 유년 시절의 나를 돌이켜보면, 나는 취미가 취향을 보여주는 가장 쉬운 단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려줘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 영상에서도 물어본다. 네가 ’무엇‘을 택할 것인지.

 

 

141.jpg


 

나는 굳이 따지자면, 순수 예술에 가까운 취미를 갖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림을 그린다거나, 피아노를 친다거나 말이다. 그래서 성인 피아노 학원을 알아봤었다. 학교생활에 쫓기다 보니 다니지는 않았지만, 나는 악기를 잘 치는 사람에 대한 알지 모를 환상이 있다. 이 글을 쓰고 나면 또 피아노 학원을 알아볼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미술. 미술은 나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다.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는 시골에서 자라셨기 때문에, 장녀인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적부터 안 다닌 학원이 없었다. 피아노, 미술, 원어민학원, 종합학원, 발레, 댄스스포츠 등등.. 참 많은 곳을 다녔다. 그중 가장 오래 하고, 가장 좋아했던 곳은 미술학원이었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전공으로 삼고싶어 하지는 않았다. 나는 주어진 것을 그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소묘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러니 탁자에 놓여있는 사과를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점차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어쨌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중학생 때까지도 입시와는 무관하게 학원에 다녔다. 그래서 처음 취미를 가지고자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그림이었다.


개인 화실에 도전하기 전에, 드로잉북을 구매해보았다. 드로잉 메리라는 작가님의 그림인데, 밑그림이 그려진 그림에 드로잉, 즉 색칠하는 것이다. 가끔 생각날 때마다 하고 있다. 가이드북이 있지만, 내가 마음 가는 색상들로 말이다.


 

131.jpg


나중에 시간적인 여유가 난다면, 성인 피아노나 화실을 알아보고 싶다. 아직은 나의 취향을 나조차도 정의할 수 없고, 관심사는 분명 있지만 한 가지 장르로 정의하긴 어렵다. 아마도 나는 나의 취미를 찾는 여정을 한동안은 계속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여정이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김화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