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이 지속되니 버텨야 한다 - 견디는 힘 [도서]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기 위한 5가지 기술
글 입력 2020.04.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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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학생인 나는, 학기 중이 가장 바쁘다. 특히 종강을 하는 학기의 마지막 달은 바쁘다고 글로 표현할 수 없게 분주해진다. 디자인과 특성상 안 그래도 많은 과제가 이걸 과연 다 할 수는 있을지 의심될 정도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해내야 할 과제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보통 디자인과 학생들은 각 학기의 마지막 달인 6월과 12월을 다른 달 보다 더 길게 느낀다.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과제를 완성해서, 체감상 일주일은 지난 것 같은데 막상 달력을 보면 고작 이틀이 지난 경우가 많다.

 

최종 과제물을 제출하며 우리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오늘도 모면했다!’ 과제를 어찌어찌 완성해내서 미제출을 면했다는 뜻이다.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기 위해 각종 카페인 음료를 마시며 ‘버티자’고 서로를 북돋기도 한다. 하루 같으면서도 일년같은 한 달을 버티고 나면 마침내 종강이 찾아온다.

 

이번 학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비교적 이전 학기보다 일정이 여유롭다. 남는 시간이 생기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100살을 산다고 가정한다면, 나는 이제 고작 인생의 1/5을 산 것뿐인데 앞으로는 일 년의 절반 보다 더 바쁜 나날이 오겠지? 방학이라는 것은 오직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니 요령껏 쉬는 것이 일상이 되겠지? 이제는 인생에 공식적인 ‘방학’이 없는 매일만 남아있다면, 나는 지금처럼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견디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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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힘’이라는 책의 제목은 어떻게 앞으로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책의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견디기에 대한 본인의 해석으로 글을 시작한다.

 

'견디기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역동적인 나의 선택이다.지금 내 삶이 무언인가를 견뎌내고 있어 힘들거나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의 역동성에 주목해보자. 누군가가 시킨 게 아닌, 나의 선택이란 걸 상기하자(중략)그러면 좀 더 견딜 용기가 난다.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내가 역동적으로 얻어낸 것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


그리고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어 불확실한 오늘을 견디는 기술을 소개한다.

 

1. 현재의 나와 마주하기

2.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3. 자기 확신을 가질 것

4.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5.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하기

 

저자가 소개한 다섯 가지 기술의 본질은 결국 ‘나’이다. 첫 번째 챕터에서 나를 사로잡은 구절이 있다, ‘나만 힘들다고 풀썩 주저앉을 필요 없다. 인생은 나만 힘든 게 맞다. 나만이 내 감정에 개입할 수 있으므로. 나를 뺀 우주보다 더 무거운 존재이므로’ 요 몇 년간 서점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괜찮다’라는 식의 회피성 힐링 에세이와는 다른 접근이다. 아니 오히려 아주 직접적이다. 결국 그 시간을 온전히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것은 나이기, 프롤로그의 연장선이지만 본격적으로 기술을 소개하기 전 꼭 필요한 마음가짐을 독자들에게 짚어준다. 지금 내가 힘든 이유는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방증이다. 그 이유와 무게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내가 왜 이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다섯 가지 기술 중 나에게 가장 실용적으로 다가온 챕터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이 달리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만약 그가 지금 왜 뛰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적지도 모른 채 그저 달리고 있다면, 달리는 과정 자체가 시련일 것이다. 어쩌면 도중에 포기를 외치며 멈출지도 모른다. 사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현재의 나와 마주 앉아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시간이 없었다. 때문에 내가 지금 왜 과제를 하고 있는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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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나 스스로에게 왜 이 시간을 견뎌내고 싶은지 묻는다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감정 노트’를 소개한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노트에 적어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나’를 중심으로 한 상황이나 인물 관계도를 그린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듯 본인의 상황을 파악해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왜 이 시간을 견디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을 적는다. 우리는 생각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쓴 글을 보며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객관화 과정이 필요하다.

 

세 번째 기술로 자기 확신을 가질 것을 소개한다. 저자 스스로가 본인을 믿기 위한 다짐 세 가지 중 나는 첫 번째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기준을 나로 둘 것’ 나를 기준으로 하지 않은 비교는 나 스스로를 흔들리게 하지만 나를 기준으로 둔 비교는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사실 여기까지는 여느 자기개발서에서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저자의 주의 아닌 주의 글에서 차별점을 느꼈다.

 

'기준을 ‘나’로 두라는 말은 이기적으로 살라는 말이 아니다. 주체가 되어 문제를 바라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좀 더 주도적인 존재로 다시 태어나기를 뜻하는 말이다.'

 

여태껏 ‘힐링’을 위해 남발된 ‘기준을 나로 둘 것’을 오역한 많은 이들이 남을 돌아보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남을 돌아보지 않은 것을 바로잡고자 한 저자의 덧붙임 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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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챕터에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에 대해 논한다. 내가 위치한 곳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그것에만 골몰하면 고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을 현명하게 마주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마지막에는 컴포트 존(Comfort Zone)에 대해 이야기한다.

 

컴포트 존은 편안함을 느끼는 구역이기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곳에만 머무르려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그곳을 벗어날 때 비로소 일상의 범위가 확장되어 삶이 풍요로워지므로, 컴포트 존이라는 일상과 그곳을 넓힐 수 있는 변화를 권한다.

 

챕터를 마무리하는 다섯 번째 기술로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 여러 가지 접근 중 잘 쉬는 것의 중요성으로 닉센의 미학을 언급한다. 닉센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목적이나 목표를 두지 않고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우리의 집단 무의식을 지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로의 회귀이자 잘 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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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결국 이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는 잘 버틸 수 있는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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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힘
-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는 5가지 기술 -


지은이
스테르담

출판사: 빌리버튼

분야
자기계발

규격
128 x 188

쪽수: 288쪽

발행일
2020년 4월 1일

정가
14,500원

ISBN
979-11-88545-81-0 (03190)
 
 
[김혜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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