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출판저널 516호

책이 걸어왔던길,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글 입력 2020.04.0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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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접하는 출판저널이다.


출판저널 문화 초대가 오면 망설임 없이 받는 편인데, 그 이유는 출판저널은 일반적인 책이 아닌 책의 본질을 파헤치는 ‘책 속의 책’ 이기 때문이다. 일명 '책순이' 인 나에게 최신 북트렌드와 눈길이 가는 신간 도서들에 대한 정보들이 있는 출판저널은 책의 방향성과 감을 떨어지지 않게 해준다. 그런 출판저널에서 이번호에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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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인플루인서가 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취향과 개성이 다양해지기는커녕 획일화되고 있습니다. 모두 같은 것을 보고, 입고, 먹는 시대에는 책도 예외가 아닙니다. 사회는 책을 팬시 아이템으로 취급 하거나 증오 상품으로 이용할 따름입니다.”

 

“단순히 세상에 책의 종류가 많을수록 좋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책이라도 이 세상에 있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당신의 볼품없는 책이 출판사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당신의 책이 이 세상에 있을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이 이 지겹도록 천편일률적인 세상에 당신과 우리가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p.49


 

사회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꽤 통렬하다. 2016회 세계문학상을 거머쥔 현직 한의사 오수원 씨다. 전업 작가가 아닌 개업의가 세계 문학상 작가에 선정된 것은 처음이니 꽤 독특한 이력임이 분명하다. 그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인간에 대한 한없는 연민 때문이었으며 기존에도 작가 생활을 했지만, 생각과 사고는 늘 새로웠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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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작가는 2019년 한 해를 이른바 책의 ‘안식년’으로 정해두고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써 내려간 책이 바로 수상작인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이라고 한다.


나는 가끔 책을 읽다 보면 과부하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고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아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머릿속에 맴도는 많은 생각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기 위해서 에디터 활동을 시작하게 된 나의 경험으로 빗대어 볼 때 오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만큼 휴식도 중요한 것처럼 쉼이 주는 가치를 몸소 체험한 것이다.

 

책을 워낙에 좋아해서 오 작가처럼 일 년이라는 시간을 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아직 그만큼의 경험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훗날 10년 후, 20년 후에는 오 작가처럼 오로지 나에게로 들어온 정보와 생각만으로 글을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민 활동의 구심점이 된 공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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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자들에게 읽혔던 신문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것도 안창호가 조직한 최초의 단체인 공립협회에서 발간을 했고, 발행 부수가 4천 부에 달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는 사실에도 또 한 번 놀랐다.


일본의 침략을 피하고자, 그리고 가난한 생활을 위해 이민을 선택했던 그들은 타국에서도 한국어로 된 신문을 읽고 한국에 대한 소식을 접하며 멀리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늘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 시절 공립신문은 그들의 정보통이자 안식처였던 것이다.

 


 

버찌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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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렸을 적 들어봤을 이야기,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 <이해의 선물>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해의 선물 이야기 속 사탕 가게 주인처럼 우리 책방에 오는 손님들의 순수한 마음, 꿈을 지켜주는 책을 판매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름을 ‘버찌’로 정했지요.”라고 책방 이름의 배경을 설명한 주인의 스토리텔링 덕분에 버찌 책방이라는 책방을 잊어버리지 않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내용을 조금 더 집중하며 들여다봤다.


도시 변두리 아파트 단지 옆 골목길에 위치한 작은 책방인 버찌 책방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마주치기 어려운 공간에 있으나, 소리 소문을 듣고 손님들이 찾아온다. 책방지기의 운영방식 덕분이다.


책방지기는 이 작은 책방에 독서가들을 불러모을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즉, 책을 들이고 손님을 맞이하며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과 책방지기가 손님을 끄는 핵심이라고 생각해 ‘자기만의 방’이라는 독서 소모임을 운영하기도 하고 때때로 유명 작가를 섭외하여 독자와의 소통공간을 만드는 일도 진행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서점을 단순히 책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편안한 서재에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소중히 지켜나가고 싶다는 책방지기의 인터뷰에서 책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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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사서 선생님인 작가는 어린 여학생의 이별 편지에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아이들을, 그리고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서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글 속에 녹여냈는데 한때 사서라는 직업을 꿈꿔봤던 나에게 그녀의 시각으로 본 일상과 사건들이 꽤 흥미로웠다. 배경이 학교인 만큼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며 특히 소외된 청소년들에 대한 학교와, 국가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부분에서 인상적이었다.

 

세계 영화상을 휩쓸며 기염을 토한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 남매만 봐도 청소년들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소외된 삶을 살고 있어 삶의 실천 의지가 없거나 삶의 가치를 인식하는 못해서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어른이 되어버린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을 주고받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공간이 필요하며 그곳은 책이다, 도서관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은 세상 도처에 널려있는 의문들과 해결하지 못한 일을 풀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하고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로 안내하는 곳이다.


- p.43


 

그 외에도 세명대학교 김기대 교수가 인사동 고서점에서 발견한 <영랑시선> 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리가 영랑을 기억해야 할 이유> 챕터도 흥미롭게 읽었고, 옛이야기 속 여성의 삶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옛이야기 연구가 권도영 박사의 <배또롱 아래 선그믓>도 흥미로웠다. 어디서 나온 말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말의 뜻이 글을읽으며 해소 되었고 주제도 참신했기에 독자들에게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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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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