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알로하 나의 엄마들, 잘 살고 계시나요? [도서]

힘든 삶을 사는 여성들의 뜨거운 연대
글 입력 2020.03.2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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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타국으로 떠난 엄마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나리오이면서도 무엇인가 다른 느낌을 가슴에 꽂히게 한다. 답답하기도 하고 마음 안을 긁는 이상한 느낌에 자꾸만 페이지를 넘긴다.


이 책 표지에는 ‘놀라운 몰입도’라는 말이 있는데 이 뜻을 글을 읽으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이 책은 최고의 몰입도의 책이라 해도 놀랍지 않다. 물론 우리가 몰입하게 되는 이유에는 「알로하, 나의 엄마들」가 예전에 할머니가 해주신 고달픈 이야기나 엄마에게서 들은 엄마 한참 위의 세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비교적 익숙한 이야기라는 점도 있다.


그러나 모든 여성의 삶이 비슷하게 풍파를 겪고 비슷한 흐름을 경험했다고 해도 그 여성들의 삶이 가치가 떨어지는 이야깃거리인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익숙한 과거 여성들의 고달픈 삶일수록 되새기고 책으로 읽고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 여성들의 힘들었던 삶을 ‘1%’라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할 테니까. 「알로하, 나의 엄마들」에는 세 명의 인물이 중점이 되어 나오지만 다른 여성 인물들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것은 여성들의 모든 삶이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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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인물 중 서술자인 ‘버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포와’, 즉 미국으로 ‘사진 신부’로서 가게 된다. ‘사진 신부’는 얼굴만으로 타지와 혼인이 맺어진 신부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일 친한 친구 ‘홍주’와 함께 겨우 도착해서 신랑을 속으로 애타게 찾는 순간 조선에 보낸 남자들의 사진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안다. 울고 난리가 난 조선의 여성들 사이에서 버들은 거의 유일하게 얼굴과 나이를 속이지 않은 자신의 남편이 좋아진다. 가끔 이기적인 것 같이 느껴지는 ‘버들’은 사실 누구보다 정이 많은 사람이다.


‘홍주’는 과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조선에서 한번 과부가 되고도 농담하는 자신의 상황을 암울하게 바라보기보다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당찬 여성이다. 사진에서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편에 우울해져 있다가도 자신의 살길을 찾아가는 ‘홍주’ 덕분에 ‘버들’과 ‘송화’는 웃을 일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송화’는 자신의 나이보다 30살은 많은 데다가 손버릇이 나쁜 사람과 억지로 사진결혼을 하게 되어 원래도 다소 우울해 보이고 초점이 없어 보이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들어앉는다. ‘송화’는 세 명 가운데에서 제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송화’도 살갑게 대해주는 ‘버들’과 ‘홍주’에 점차 마음을 열지만, 자신이 숨기던 무당 끼를 드러내며 점점 원상태로 돌아간다.


이렇게 마음도 상황도 위태로운 시점에 세 명은 정치적 이념 대립으로 또는 자신이 있던 조국과 현재 머무르는 타국에서의 삶에 대한 갈등으로 복잡하고 힘든 삶을 살아간다. 남이 보기에는 일그러지고 조금은 원래 계획한 바와 멀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성들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서로 연대하며 그런대로 살아가고 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여성들은 서로에 대한 연대와 믿음으로 끝까지 버티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인다. ‘송화’는 조금 다른 상황으로 무당 끼를 이기지 못해 결국 딸을 타국에 놓고 조선으로 다시 떠나지만, 이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후퇴가 아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결정을 내린 ‘송화’의 삶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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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펄(딸의 이름)의 입장에서 여성들의 삶을 서술하는 부분은 짧은 페이지에, 뒷부분에 갑자기 등장해 당황스럽지만 지금까지 있던 상황들을 놀랍게도 한 번에 정리해준다. 흩어져 있던 사건들이 한 사람의 시선과 여성들의 연대로 모이며 여성들 또한 한곳으로 모아준다. 고달프고 서로 외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여성들의 삶은 빛 한 줄기로 응집되어 책을 빠져나가 전 세계로 퍼진다. 우리 윗세대의 누군가가 직접 겪었을 씁쓸하며 연대가 묻어있는 삶을 되새기고 ‘1%’라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면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제안하고 싶다.


나는 책 속의 인물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잘 살고 계시나요?


마지막으로 내가 인상깊었던 문구를 쓰며 마치겠다. 


"함께 조선을 떠나온 자신들은

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파도를 넘어서며 살아갈 것이다.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마다 무지개가 섰다."





[김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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