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온라인 강의 2주째, 편하긴 하지만 아쉬워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03.2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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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작 10분 전쯤 일어나서 노트북으로 실시간 강의실에 접속해 “교수님, 안녕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남긴다.


교수님은 “제 목소리 들리죠? 지금 이 화면 보이죠?”라며 계속 연결 상태를 확인하신다. 블랙보드에 올라온 강의 영상을 보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르면 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원하는 만큼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대학을 4년 넘게 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봤지만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다. 바쁘게 캠퍼스를 돌아다녀야 할 봄날에 모든 강의를 집에서 듣고 있다니. 예전에도 온라인 강의가 몇 개 있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금은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강의 방식은 학교마다, 또 강의마다 다르다. 내가 듣고 있는 강의들은 블랙보드나 유튜브로 실시간 강의를 진행하거나, 유튜브에 녹화 강의를 올려 그 링크를 공유하거나, 강의 영상을 블랙보드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블랙보드 실시간 강의실에는 손들기나 피드백(만족, 불만족, 놀람, 혼란스러움, 더 빨리, 더 천천히) 등 수업 중 상호작용을 위한 기능이 있다. 첫 온라인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OO 수업을 들어본 적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하셔서 손들기를 눌러 손을 들었는데 신기하고 재밌어서 웃음이 났다.


무엇보다 너무 편했다. 학교까지 한 시간이 걸리는 통학생에게 온라인 강의는 너무나 달콤했다. 9시까지 학교에 가려면 7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했는데 지금은 10분 전, 아니 5분 전에 일어나도 지각하지 않을 수 있다.


통학생이 시간표를 짤 때 가장 피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우주 공강’인데 월요일에 무려 3시간이 넘는 ‘우주 공강’이 생겨버렸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를 들으니 공강 시간에 부족한 잠을 자거나 집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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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온라인 강의 2주째에 접어든 지금, 이렇게 계속 온라인 강의를 해도 괜찮을지 의문이 든다. 아무래도 온라인 강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딴짓을 더 자주 하게 된다. 또 실시간 강의가 아닌 녹화 강의의 경우, 내가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제때 듣지 않고 미루기가 쉽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긴 하지만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기분이 잘 들지 않는다. 방학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마저 들어 한없이 게을러진다. 내가 상상했던 ‘막학기’의 모습은 이게 아닌데.


이번 주까지였던 온라인 강의 기간이 한 주 더 연장됐다. 한 수업에서 온라인 강의 의무 기간이 끝나도 계속 온라인으로 수업할 것인지를 놓고 투표를 진행했는데 한 표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학교 커뮤니티 반응을 살펴봐도 온라인 강의에 대한 생각이 거의 반반으로 갈리는 것 같았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여전히 심각한 이 상황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게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또 온라인 강의가 가진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계속되는 온라인 강의로 인한 아쉬움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대학 생활을 해볼 만큼 해본 학번도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캠퍼스 라이프를 고대하고 있었을 새내기들에겐 얼마나 큰 충격일까.


오프라인 강의를 시작하면 또 온라인 강의할 때가 좋았다고 투덜댈 내 모습이 보이는 것 같지만 지금은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꽃 핀 캠퍼스를 거니는 새내기들이 부러워 배가 조금 아프더라도 그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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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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