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 이상의 부분에 대한 통찰 - 방구석 미술관 [도서]

글 입력 2020.03.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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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미술사와 유명한 화가들, 그들의 작품들을 내내 알아보고 싶다, 공부하고 싶다 되뇌다가 이왕이면 쉽고 재미있게 첫 발을 내딛고 싶어 꺼내든 책이었다. 마치 삼촌이 옆에서 재미있는 일화를 이야기해 주시듯 책을 풀어가다 보니 읽기도 쉽고 흥미를 유발하기도 해 훅훅 읽어나갔다.

 

책 속에는 많은 유명한 화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각 화가들은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그들이 살아오면서 만난 인연들, 각자의 가치관 등이 다양하다 보니 인생 자체가 모두 각양각색이었고 그에 따라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과 작품에 담고자 하는 의미도 모두 달랐다.


하지만 그토록 다채로움에도 그들의 공통점은 분명했다. 그들이 그려낸 선과 색들이 결국은 지금의 미술로 이어져오는데 일조해왔으며 미술사에 큰 획을 그려왔다는 점이 하나고, 다른 하나로는 미술을 끝까지 놓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그들은 남다른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무조건적일 필요는 없겠지만 때론 불가피하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기에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면 정신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마련이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돈도 얻을 수 없어 사랑하는 일을 지속할만한 상황과 여유마저 좁아지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자신을 움켜쥐고 새로움을 위해, 자신만의 예술을 위해 몸을 던지는걸 마다하지 않던 이 모든 예술가들을 나는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어서. 결국은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을 계속해서 파내는 사람이 성공을 쟁취해내는 것이니, 어느 것보다 그 꾸준함이 바로 재능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뛰어난 통찰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예술을 창작해나갔다. 선배 화가들의 작품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려 하기보다는 완전히 비틀어 뒤집어버리기도 하고 혹은 그 방식을 자신의 것과 결합시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기존의 것들을 바라보고 배워오며 자랐음에도 이를 간파하고 새로움을 시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상당한 어려움을 요하기에 그것 자체로도 대단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생각해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그러하지만, 사람은 변화를 두려워하기에 누군가가 새로움을 향해 걸어갈 때 자신의 그 모든 생각과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부정당하기 마련일 텐데, 그럼에도 주눅 들지 않고 그 길로 나아갔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작은 별들의 집합


 

처음부터 미술에 확신을 가지고 그 분야에 자신을 던진 것은 아니었던 화가들도 있었다.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히 미술을 접하고 이에 매료되어 빠져들기도 했는데, 미술을 하지 않았던 그 모든 시간들조차 그들 모두에게는 뼈와 살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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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압생트를 마시지 않았다면 그의 작품의 큰 특징이 되는 노란색을 부각시키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고갱이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자신만의 예술을 원시와 야생으로 잡지 못했을 수도 있고, 샤갈이 유대인이지 않았다면 둥둥 떠다니는 인물을 그려내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것처럼.


결국 삶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은 우리에게 작게나마 영향을 미치고 그것들은 미래의 다른 요소와 연결되기도 하며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 작은 부분들이 미래에 혁명으로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 우리가 겪는 모든 슬프고 행복하고 화나고 따분한 시간과 경험들,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작은 것들이 모여 나를 만들고, 내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은 그것들의 집합체로 탄생한 것일 테니까.

 

 

"예술가로 살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무엇이었나?"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그림이나 조각 형태의 예술 작품들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내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

 

- p.333

 


현대 미술의 신세계를 연 마르셀 뒤샹은 위와 같이 언급한 바 있는데 이를 보며 나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는 음악, 책, 영화, 그림 등의 예술을 사랑해 이를 한껏 향유하곤 하는데, 이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도 빛나 이를 흘러가게 두지 않고 넘치더라도 어떻게든 담아내려다 보니 그렇게 탄생한 것이지 않을까. 예술이 있어 삶이 즐겁지만, 우리의 삶은 이보다 더 찬란한 것이지 않을까.

 

*

 

각각의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 다소 적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를 가질 수 있었고 독자를 배려해 흥미를 유발하며 쉽게 설명하려 한다는 점에서 미술을 향해 한 발자국을 내딛는 데 좋아 미술 입문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읽으면서 재미있는 상상을 했다. 화가들이 함께 모여 예술에 관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듯 내가 그들과 한곳에 둘러앉아 그때 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소재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든다면 되게 좋겠다 싶었다. 물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이를 살짝 다루고 있긴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부분보다는 예술가들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점으로 하는 영화가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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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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