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실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수놓았는가에 대한 이야기, 총보다 강한 실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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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부터 현제까지 역사는 주로 기구나 무기에 의해 쓰여왔다. 신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농기구,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쓰여온 총, 칼, 활등의 무기,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제천기구 등등 여태까지 역사를 기술하는 데 있어 중심이 되어왔던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총보다 강한 실>의 저자는 말한다.
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우리 삶의 전반에 침투해 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오늘 입고 나온 옷,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린 얼굴을 덮고 있는 마스크, 어쩌면 지금 당신이 앉아있을 패브릭 의자나 소파마저 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익숙한 실이 어떻게 역사를 바꾸고 움직여 왔는지, 그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도서 <총보다 강한 실>은 어떻게 부드러운 실이 총과 같이 역사 기술의 중심에 있던 것들 보다 강한 영향력을 미쳐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실은 우리가 미쳐 생각해보지 못한 곳에서도 존재한다. 당장 현재 당신이 입고 있는 의복만 하더라도 직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의복은 사람들의 지위와 정체성을 드러내 주는 자기 실현 수단 중 하나이기도 하며, 선천적으로 추위에 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몸을 효과적으로 보온해주는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 흰색의 실은 또한 그 자체로 신성한 의미를 가져 죽은 이들의 몸을 감싸주기도 하며, 신을 기리거나 중요한 일을 수행할 때 사람들은 흰색 린넨을 입는다.
실이 세상에 미친,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예로 실이 언어와 가지는 연관성이 있다. 단어를 의미하는 text, 그리고 직물을 의미하는 textile은 같은 어원을 공유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실이 언어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과거에도, 현제에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그것을 다른 형태로 엮어내는 작업은 항상 대화를 이끌어 낸다. 베를 짜는 것은 단순한 작업을 넘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설화가 구전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또한, 지금과 같이 기술이 발전되기 이전, 사람들은 언어로 기술한 책을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 천을 겉에 쌌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과 사람들 간 관계의 가장 기본 단위를 이루는 언어와 실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실을 관리해오고 다양한 양상으로 변화시켜온 인물은 누구였을까? 각 문화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는 여성의 일이었다. 여성들은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고 베를 짜거나 레이스, 자수 등을 놓아 실을 여러가지 형태로 발전시켜왔다. 이는 여성이 노동을 통해서 그에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생계를 이어 나가며, 경제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였다.
당시 실을 다루는 일은 중요치 않은 일로 취급되어 왔다. 이는 여러 문화권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여성에 대한 차별로 인한 것이었다. 여성이 하는 일은 천하고 중요치 않은 일이라 여겨졌던 그 당시, 자연스럽게 여성이 주도하여 해왔던 직물을 짜는 일은 남성이 해오던 소위 ‘바깥 일’ 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 도서 속 13가지의 이야기가 증명하듯이, 실은 때로는 실크로드라고 불리는 교역로에서, 때로는 죽은 이들의 몸을 덮은 천에서, 또 때로는 채집과 수렵을 하던 시절 동굴 안에서 우리의 일상을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바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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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에서는 이렇게 실이 바꿔온 일성적인, 어떻게 보면 위대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이 도서에서는 실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흘러갔다는 뻔하고 지루한 역사를 기술하기 보다는,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던 사이에 조그마한 실이 어떻게 세계와 역사를 바꾸었는지에 대해 옷감 짜기의 시초를 보여주는 동굴 속에서 발견된 섬유부터 교역의 중심이 되었던 실의 이야기를 거쳐 레이온 공장 노동자들의 어두운 면까지 13가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책 소개>도서 『총보다 강한 실』에서는 그동안 다뤄진 적 없던 실의 역사에 주목한다. 총, 균, 쇠가 주류의 역사이자 힘의 역사라면, '실'의 역사는 총보다 강하게, 균보다 끈질기게, 쇠보다 오래, 인간의 역사를 움직여온 보다 우리 삶과 가까운 이야기들이다.실과 직물을 만드는 것은 전통적으로 남성의 일이 아니라 여성의 일이었으며, 그렇기에 기록된 글이라기보다는 입으로 전해진 것들이었다. 하지만 최초의 섬유 흔적이 발견된 동굴부터, 비단길의 흔적, 이집트 미라의 리넨까지, 실이 거쳐 간 역사의 흔적은 상상 이상으로 넓고 깊다.이 책에서는 직물과 실에 대한 13가지 이야기를 다룬다. 리넨으로 시체를 감싼 이집트인들, 고대 중국의 비단 제작의 비밀, 중세 유럽 왕족들의 레이스 경쟁 등을 만난다. 또한 남극대륙과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해 선택된 특별한 직물과, 인간 한계를 넘기 위한 우주복 이야기, 전신 수영복 이야기도 다룬다.인류의 시작, 교역의 시작, 산업혁명의 동력, 과학의 발전, 그 모든 곳에 있었던 '실'. 이 책은 힘과 권력에 가려졌던 그 뒤에 숨은 인간을 따라가는 책이다. 엉킨 실타래를 인내심을 갖고 풀어내듯, 실과 직물의 흔적을 끝까지 찾아내 그것을 최초로 만들고 사용한 인물들과 그들이 움직여온 역사를 펼쳐 보인다.작은 실 하나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라. '실' 하나로 풀어낸 역사의 참모습이 여기 있다. 그리하여 가느다란 실의 힘에 압도될 것이다.*총보다 강한 실-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지은이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옮긴이 : 안진이출판사 : 윌북분야역사 / 세계사규격145*220mm쪽 수 : 440쪽발행일2020년 02월 10일정가 : 17,800원ISBN979-11-5581-258-7 (03900)
[박다온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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