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야기를 담다 -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글 입력 2020.03.1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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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나’를 보기 위한 전시회만 갔었다. 좋아하는 음악가, 화가, 설치미술가의 전시회를 찾아갔고 예술가의 작품에 숨어있는 작가의 삶을 찾으려고 애쓰곤 했다. 여러 작가가 함께하는 전시회라고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매년 보는 것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작가 76명의 작품 300여 점이 있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내게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전시회에 들어가면 ‘쾅쾅 스탬프 투어’가 쓰인 종이를 나눠준다. 주제별로 나누어 전시를 보고 도장을 6개 모아야 한다. 스탬프를 모두 찍어 오면 아트샵에서 엽서를 받게 된다.


작품을 열심히 보고 도장을 찍다 보면, 마치 내가 재밌는 놀이를 끝낸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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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어떤 전시회인지 알고 가면 더욱 좋지만, 만약 전시회에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채로 들어가게 되면 우리는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 생긴다.

 

“대체 볼로냐가 뭐야?” 노벨상처럼 누군가의 이름을 따온 건지 특정 지역을 말하는 건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서는 볼로냐를 소개하고 있다.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중북부에 있고 미식의 고장으로 불린다. 역사, 예술, 요리, 음악 등 두루 갖춘 비옥한 도시는 2000년에 유럽문화 수도로 지정되었다.

 

전시회에서는 볼로냐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볼로냐의 별명을 소개한다. “회랑의 도시”, “부유한 도시”, “붉은 도시”, “뚱보들의 도시” 등으로 역사, 예술, 경제와 관련된 배경을 설명한다.

 

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볼로냐에서는 일러스트 원화전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전으로 볼로냐 아동 도서전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전시는 1967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2020년 54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선정된 작품들은 일러스트의 현재,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보여준다.

 

우리는 크게 다섯 가지의 주제를 읽게 된다. “신화와 동화”, “익숙한 듯 낯선”, “작은 친구들”, “자연의 친구들”, “우리 곁에 숨은 이야기”의 순서대로 우리는 일러스트에 담긴 이야기를 읽는다. 전시회의 주제들은 현대 예술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요소들을 나열한 것 같다.


단순히 환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공감되는 듯한 익숙함을 찾게 되고 동물과 자연을 바라보면서 인간을 생각하게 되고, 결국 “우리 곁에 숨은 이야기”에 이르게 된다. 그 때문에 전시를 계속 볼수록 주제는 분리되어 있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어나가는 착각에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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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 예를 들자면, 유 탱(Yu Teng)의 <알 수 없는 것에 용감하게 도전하세요. (Challenge The Unknown Fearlessly)>를 보도록 하자. “신화와 동화”로 읽혀지는 이 작품은 주인공이 동물일 뿐 우리에게 “익숙한 듯 낯선” 이야기로 다가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용기를 잃는 성인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작품에서는 작은 강아지가 등장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행복하게 살던 개 ‘차오차오’가 신비한 상자를 찾고,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가 멋진 모험을 보내고 꿈에서 깨어난다. 그림에서는 강아지와 지나가던 남자만 등장하지만 우리는 강아지에 몰입하여, 강아지처럼 알 수 없는 것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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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서 작품을 보다 보면 우리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글귀를 읽게 된다. 빌 게이츠, 데카르트 등 유명인이 언급한 독서의 중요성을 읽어가며 우리는 동화와 일러스트에 담긴 이야기를 다시 주의 깊게 읽어간다.

 

전시 마지막 즈음에 어린이 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가치 상” 수상작들을 읽으면 앞의 전시 그림들을 생각나게 한다. 언어가 전혀 다른 동화책이라도 그 속에 담긴 그림으로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우리는 이야기의 힘을 믿게 된다.

 

전시가 끝나면서 나는 마치 거대한 이야기가 완결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열릴 일러스트 원화전에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마주하길 바라며 모두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서 만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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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 세상을 담는 그림 -

 

 

일자 : 2020.02.06 ~ 2020.04.2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20분)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2,000원

청소년 : 10,000원

어린이 : 9,000원

 

주최

예술의전당, ㈜씨씨오씨

 

주관: 메이크앤무브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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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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