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 함께 읽읍시다, ‘출판저널 515호’

책문화 미래 지형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글 입력 2020.03.09 00:5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515호 표지.jpg

 
 
독서 인구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출판업계는 이미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 미래가 밝지 않다는 말을 들은 지도 오래되었다. 사실 이전에 사람들이 책을 많이 찾지 않아 책이 팔리지 않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당장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적인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데서 막연히 생각을 정리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출판저널 515호를 읽으면서는 생각을 조금 달리하게 되었다.
 
매거진에 실려 있는 다양한 칼럼과 리뷰 중에서도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특집 좌담 부분을 특히 집중해 읽었다. ‘책문화 미래 지형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여러 전문가들이 나눈 좌담에는 당장 한국 출판계가 처한 상황과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필요성, 구체적인 방안들이 구어체로 이해하기 쉽게 적혀 있었다. ‘책문화’는 무엇이며, 필자와 같이 ‘책문화생태계’라는 용어부터가 생소한 일반인들도 대화에 함께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쓰여 조심스레 한마디 거들고 싶은 기분도 들었다.
 
요약해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사람들의 사람 속에서 책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책의 공공성 개념을 이해하는 것, 정책 차원에서 콘텐츠 산업을 육성시킬 것, 출판 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할 것, 출판업계 내부적으로 전문화를 위해 역량을 키울 것. 이것들이 모두 균형 있게 실현되어야 지금 출판업계가 처한 위기를 타파하고 건강한 ‘책문화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겠지만 장기간을 두고 작은 목표들을 성취해간다면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책문화가 형성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넘어야 할 산들이 물론 적지는 않겠지만, 다원화된 콘텐츠 시장을 오히려 기회 삼는다면 출판산업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gettyimages-942494952-612x612.jpg

 
 
반드시 종이책이 아니라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정보기술의 발달로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영상, 텍스트, 이미지 등으로 유통되고 그에 대한 청장년 세대의 관심과 수요를 끌어내고 있는 요즘이다. 다만, 그 분야가 한정적이고 대중적으로 단시간 인기를 끄는 상업적인 목적에 치중된 콘텐츠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가령 몇 년 사이에 가볍고 다소 일상적인 내용들을 담은 에세이 서적의 소비가 확연히 늘어나고, 인기가 많았던 도서들과 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많이 팔리는 것을 보면 출판 시장이 무언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일반 소비자들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출판 시장의 축소와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학문 분야에 관한 서적의 소비가 줄어들 수 있음을 뜻하며, 사람과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문학적 소양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전문가들은 말한다. 책을 읽고 쓰는 재미를 말하고 전하며 나눌 수 있는 경로와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인기 분야에만 쏠리는 관심과 소비로는 더 좋은 책문화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다양한 분야의 책고 글을 쓰려 노력은 하지만, 이것을 오프라인 상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더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출판저널을 발간하고 있는 이 ‘책문화네트워크’라는 이름처럼 단단한 유대와 이것저것 불안하고 할 일이 많은 나이지만 독서가 사치라는 생각이 아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즐거움이라 말하며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인프라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좋겠다.

책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호가 이 좌담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출판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출판의 의미와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담은 ‘책읽는귀족’의 조선우 대표의 글을 시작으로, 일본의 출판업계 동향 및 EBS의 상업출판 이슈 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칼럼도 여럿이다. 우리나라 각지의 작지만 특별한 서점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밖의 신간 소개와 인터뷰들도 공들여 읽어봄직하다.
 

 


 

 

출판저널 515호
- Publishing & Reading Network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20mm

쪽 수 : 224쪽

발행일
2020년 01월 22일

정가 : 24,000원

 
[차소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