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마음속에 있는 오래된 버킷리스트 중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바로 그림책을 출판하는 것이다.

그동안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림책을 쓰고 싶다고 말하면 그들 중 대부분은 그림책 만드는 건 지금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아마 내가 어렸을 때부터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다는 걸 염두에 두고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꿈은 가슴에 오래 간직할수록 기대가 커진다. 그래서일까? 당장 급하게 그림책을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았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해서 좋은 일러스트를 그려내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나는 온전히 내 것인 그림을 아직 못 찾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현재로서는 단단한 꿈을 위해 그림과 글을 다져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 나만의 색깔, 즉 나 자신을 표현 할 수 있는 그림체가 생겼을 때 일러스트를 그려 그림책 출판을 도전해보기로 했다.

어른이를 위한 책

누군가 “어떤 책을 쓰고 싶어?”라고 묻는다면, 고된 삶에 지친 20대 어른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싶다고 대답한다. 어른이를 위한 책이라고 한 이유는 사실 나도 그 어른이들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쓰고 싶은 책은 고로 나를 위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위에서 말한 ’어른이’라는 단어는 ‘어른’ 과 ‘어린이’를 합친 말로 각박한 삶에 지친 일부 어른들이 어릴 적 감성으로 돌아가 정서 안정, 스트레스 해소 등의 욕구를 푸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도서관과 서점에 가면 흔히 보이는 빼곡한 글씨가 적힌 책들.. 우리 어른들도 가끔은 짧은 글조차 읽기 힘든 날들이 있다. 그럴 땐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잡다한 생각들은 다 떨쳐버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림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른이의 책에 관한 생각으로 시간들을 보내던 중 마침 예술의전당에서 진행 중인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과 원화를 전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림책 출판을 꿈으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림과 글에 관한 색다른 아이디어를 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나는 이 전시가 꿈과 관련된 여러가지 고민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서는 2019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자 76명의 작품 300여점 등 다양한 작가들의 개성이 담겨있는 일러스트 원화 작품들과 그림책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1967년부터 시작하여 2019년 53회째를 맞은 오랜 역사를 지닌 전시로  일러스트 원화 작품들과 그림책 전시가 준비되어 있다. 

이 전시는 2019년 4월 볼로냐에서 시작해 일본의 5개 도시와 한국의 서울을 거쳐 중국까지 전시될 예정이고, 한국이 월드투어에 정식으로 포함되어 국내 전시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더욱 특별한 전시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원화를 서울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전시 기간 중 메인 전시 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특별전들도 진행되는데, 작년 볼로나 일러스트 원화전 우승자인 Vendi Vernić 책과 원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 전시를 만나볼 수 있으며, 매년 신진 일러스트 작가 한 명을 선정해 볼로냐 아동도서전(BCBF)의 아이덴티티 이미지를 제작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비주얼 아이덴티티 선정작가의 원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보림출판사의 세계적인 그림책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보림출판사는 그림책 전문 출판사로 2017년 ‘볼로냐 아동도서전BCBF_최고의 출판사상’을 수상했다. 도서 편집 혁신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출판사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한국 출판사로는 최초의 수상이라 그 의미가 더 특별하다.

나는 나의 색을 찾는 과정에 있는 학생이고,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의 작가들은 이미 자신의 색깔을 세상에 펼쳐내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그들만의 개성 있고 다양한 일러스트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

다양한 일러스트들의 개성있는 색깔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이다. 누군가에겐 배움의 자리를, 누군가에게는 마음속 따뜻한 휴식의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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