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서울에서 만나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글 입력 2020.03.0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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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지기 엄마의 그림책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었다. 정확히는 책방지기 엄마가 되었다. 곧 오픈하는 책방은 두 층에 나뉘어 어른과 어린이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그중 어린이를 위한 책방을 주제로 지난 2월부터 한 언론매체에 [책방지기 엄마의 그림책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오픈하는 어린이 책방은 [AROUND THE PICTURE]이라는 주제로 준비하였다. 총 세가지 테마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책으로 바라보는 [나의 작은 세상 EXPLORE MY WORLD], 책으로 더 큰 세계와 세상을 배울 수 있는 [나의 커다란 세상 EXPLORE BIG WORLD], 책으로 만나는 영웅 [MY HERO] 맞이한다. 더불어 [BIG BOOK]으로 함께 책놀이를 하고, 매월 테마가 있는 [LOVE BOOKS]와 외국의 이색적인 그림책 소개까지 알차게 준비하였다.

 

 

 

The Art of Travel, The Art of Bologna


 

책의 ‘검색’이 아닌 ‘발견’이 있는 곳, 책을 발견하고 읽으며 함께 배우, 꿈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모두를 초대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책방 준비를 하면서 가장 유념해 둔 섹션은 ‘그림책 PICTURE BOOK’이었다.


그림책과 관련된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누구보다 그림책에 대한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림책의 세계적인 이 전시는 놓치지 않는 법.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고 싶은 (매년이면 더 좋겠지만) 바로 국제 아동도서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이다. 이 전시를 알게 된 건 우연히 이탈리아 친구를 만나러 볼로냐로 여행을 하면서다. 2007년 1월의 겨울을 보냈던 볼로냐는 지금도 소중히 아끼는 그림책만큼 아련하고도 그리운 도시이기도 하다. 당시 내 일기장에 남긴 볼로냐는 이렇다.

 

*

 

Bologna_중세 도시를 찾아서

난 처음 너가 볼로냐 대학에 다닌다고 했을 때 그 대학이 뭔지도 몰랐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11세기에 창립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며? 그 때 너가 알려준 그 관이 세계 최초 인체해부를 했던 곳이라며 자랑하던 볼로냐 대학. 난 그런 너를 보며 여기서 공부했었던 옛 학자들을 떠올려 봤었어.

 

볼로냐에 처음 도착했을 때 너가 소개해 줬던 Torri Pendenti 기억 나? 황제파랑 귀족파랑 누가 더 높이 쌓나 경쟁했었다고 했잖아. 난 그 높이를 정확히 재야겠다고 발버둥을 쳤는데 입장불가라고 해서 어이없어 했었지. 참! 너가 소개해 준 시칠리아 전통음식 말이야. 너의 고향인 시칠리아에서 우연히 볼로냐로 유학 오면서 너네 엄마가 너를 위해 만들어 주었다던,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난 그게 가끔 미친듯이 그리워.

 

우리 처음 밀라노에서 만나 내 전공이 ‘사회복지’라고 했더니 나를 위해 볼로냐 장애인복지센터에 직접 데려가 소개해주며 이것저것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한국은 어떻냐고 물어봤던 너의 모습. 크리스마스도 내 생일도 마다하고 밀라노로 봉사를 왔던 내게 성심성의껏 준비했던 너의 생일선물. 절대 잊지 못할거야. 기다려. 지금 내가 널 보러 볼로냐로 다시 가고 있어.

 

*

 

아쉽게도 일기장에 써내려 갔던 것처럼 그 이후로 볼로냐를 가지는 못했다. 늘 마음 어딘가는 볼로냐로 향해 있는데, 지금의 나는 1월에 태어난 아가의 육아와 책방 창업이란 현실에 멀리 떠나지는 못하는 신세다. 이런 내게 잠시나마 볼로냐와 그림책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2019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자들의 작품을 전시한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가 서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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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만나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1967년부터 지금까지 53회째, 세계 80여 개국의 3천여 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지원해 70여명의 수상 작가이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품들을 보여주는 이 전시는 세계 일러스트의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시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19년 전시 수상작들과 2018년 수상자 ’벤디 베르니치‘ 특별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가치상>수상 도서들도 함께 전시가 기획되어 소개되어 볼로냐에 가지 않아도 마음껏 그 진가를 즐길 수 있다.


<볼로냐아동도서전BCBF>의 가장 메인 프로그램이자,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재능을 맘껏 소개하는 전시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그림책’ 컨텐츠로, 나아가 세계 최고의 일러스트 전시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번 전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개인적인 취향에다 더불어 곧 오픈하는 책방의 그림책와 콘텐츠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내게는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는, 덕업일치의 무대이기도 때문이다. 볼로냐까지 멀리 가지 않고도 이를 즐길 수 있는 건 행운 아닌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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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디 베르니치Vendi Vernić (Croatia)

 

 

 

놓치지 말아야 할 여섯 가지 전시 포인트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바로 2019 수상 작가 76명의 일러스트 원화 60점을 직접 눈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 2018 우승자인 벤디 베르니치Vendi Vernić (Croatia)의 책과 원화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시와 <볼로냐아동도서전2019> 비주얼 아이덴티티 선정작가, Masha Titova 특별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라가치상’ 수상도서 16권을 전시한다.

 

아울러 40여년간 국내 그림책을 전문 출판해 온 보림출판사(곧 나도 출판사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의 세계적인 그림책들과 볼로냐의 매력을 찾는 다양한 미션들이 전시에서 준비되었다. 이번 전시는 4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내 안에 깊은 안목의 아트를 더하다, ART INSIGHT.


 

전시를 관람하고 그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그저 전시를 다녀온 발자취를 남기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은 새벽 5시 44분. 남편과 아이는 곤히 자고 있고, 아이의 수유를 챙기고 일어나 내 심신이 가장 온전하고 고요한 시간에 이 글을 쓴다.


2014년 9월부터 아트인사이트에 남긴 글은 오랜 기록만큼이나 그동안의 내가 예술을 바라보는 안목 또한 깊어짐의 증거이자 증표로 남아 있다. 내게 예술은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향유하게 하는 이상 理想이다.

 

이번 전시가 책방지기가 된 내게는 더 큰 의미와 안목을 더하지 않을까. 그 이상이 현실이 되고 나아가 곧 오픈하는 책방에 자양분이 되는 책방지기가, 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자 아트인사이트의 필진으로 지속되길 바라본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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