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화예술의 도시, 빈 [여행]

글 입력 2020.03.0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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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국립 오페라하우스


2주간 동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재작년 어학연수로 한 달간 영국에 있었던 경험을 제외하면 여행 목적으로 유럽 땅을 밟는 건 처음이었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스탑오버로 다시 만난 영국까지 총 5개의 나라를 방문했다. 그중 오스트리아에서는 총 3개의 도시를 경험했는데, 특히나 빈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문화예술의 중심지다웠다. 다음에 또 방문한다면, 꼭 여유로운 일정으로 돌아다니리라,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오르간 연주와 국립오페라하우스 공연

 

빈(Wien)은 오스트리아의 수도로, 우리에겐 영어 명칭인 비엔나(Vienna)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럽의 중부에 있다는 지리점 이점 덕분에 예로부터 지금까지 정치,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남아있다.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배출한 나라답게, 정말 어느 마트를 가도 모차르트 초상화가 그려진 초콜릿이 있다.(실제 모차르트의 출생지는 ‘잘츠부르크’라는 오스트리아의 소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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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페터 성당의 오르간 연주


 
빈의 중심지인 이너시티에 위치한 성 페터 성당에선 매일 무료 오르간 연주가 있다. 평일은 오후 3시, 주말은 오후 8시에 오르간 연주가 진행된다. 낯선 도시, 거룩한 성당, 오르간 연주, 게다가 무료라는 소식은 여행자인 내게 솔깃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조심스레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들리는 오르간 연주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오르간 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는 나는 피아노보다 아름다운 오르간의 선율에 완전히 마음을 뺏겨버렸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려 폰을 꺼내들었는데 자꾸만 눈을 감고 연주를 감상하게 되어 얼른 다시 폰을 집어넣어 버렸다.

빈을 방문한다면 꼭 시간을 내어 성 페터 성당에서 하는 무료 오르간 연주를 들으러 가길 바란다. 약 30분 정도 진행되는데, 길을 헤매 15분 정도밖에 듣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조용한 성당 안에 울려 퍼지만 단 하나의 오르간 선율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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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하우스 공연장 내부

 
‘빈의 국립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보기’는 내가 빈을 방문한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뮤지컬을 좋아하기에 오페라라는 장르는 다소 생소하긴 해도 꼭 감상해보고 싶은 공연이었다. 파리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로 불린다는 빈 오페라하우스는 외관부터 내부까지 고풍스럽다.

노부부나 중년 부부가 수트나 드레스를 차려입고 함께 공연을 즐기러온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 기억이 난다. 주로 저녁 공연이 많고, 밤에 불빛이 들어와 건물도 더 예뻐 보였다. 입석은 10유로에 즐길 수 있으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입석으로라도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다.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일정상 푸치니의 <토스카> 공연을 보게 되었다. 비록 독일어라 이해는 어려웠지만, 입석에도 영어 해석을 한 모니터가 달려있어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구스타프 클림프와 에곤 실레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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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는 단연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다. 그중 클림트는 필자도 굉장히 좋아하는 화가다.


신화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림에 금박을 붙여 화려하게 장식한 그림이 많아 두 눈을 사로잡는다. 클림트의 그림은 오스트리아 내 많은 미술관에 나뉘어 전시되어 있다. 사실 클림트의 <키스>를 보는 것이 빈을 방문한 두 번째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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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키스> 말고도 여러 그림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클림트의 인물화를 좋아한다. 평소 그림을 볼 때도 풍경화는 찍힌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인물화는 조금 다르다. 그리는 사람이 그 대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인물화는 다르게 나온다. 그리는 사람의 애정에 따라 얼마나 사랑스럽게 그 사람이 그려지는지, 그 애정의 깊이를 감히 판단하면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클림트의 인물화는 그런 그림이 많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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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근처에 있던 레오폴드 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알던 그림이었으나 무심코 지나갔던 그림의 화가를 알게 되었다. 바로 ‘에곤 실레’다. 클림트에게 그림을 배웠다고 하나, 둘의 성향이 굉장히 다르다는 것은 그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봐도 알 수 있다.

클림트와 다르게 에곤 실레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우울과 죽음, 에로티시즘이 결합되어 있다. 충격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매력적인 그의 작품은 한 그림 앞에서 멈춰 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민음사에서 출판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표지에 그의 그림이 실려있는데, 아주 잘 어울리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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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베데레 궁전

 

유럽을 여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긴 역사 동안 보존되어 온 문화를 감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잦은 침략과 전쟁으로 인해 예로부터 있던 수많은 건물이 상당수 없어졌다. 물론 그래서 더욱 편리한 현대식 건물(예를 들어 엘리베이터가 있는 모든 건물. 유럽의 건물들은 오래되어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다)이 많이 들어설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다. 네모난 회색 건물에 익숙하던 한국 사람들에게 ‘유럽’의 이미지는 단연 중세 시대의 건축물이다. 자주 보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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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답게 여러 궁전이 있는데, 그중 쇤부른 궁전, 벨베데레 궁전이 유명하다. 일정상 벨베데레 궁전만 방문했지만, 벨베데레 궁전 또한 탄성이 절로 나왔다.

벨베데레 궁전은 상궁과 하궁으로 나누어져 있고, 현재는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여러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 겸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원이 예쁘고 아기자기하니 미술 작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벨베데레 궁전의 정원만큼은 한 번 둘러보길 추천한다.

빈을 방문한 세 번째 목적, ‘비엔나 커피 마시기’를 이루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다. 다음에 빈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비엔나 커피 한 잔을 즐긴 후 빈에서의 미술관, 오페라 투어를 하리라 마음먹었다. 언젠가 오스트리아를 방문할 예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오스트리아의 소도시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빈에서의 여유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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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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