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사람]

에디터 활동을 마무리하며
글 입력 2020.02.2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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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구매하는 일기장)

 


매 해 1월 1일에 다짐하는 것 중 하나가 ‘일기 쓰기’이다. 별 내용 없더라도 그 날 뭘 했고, 기분이 어떠했다 정도만이라도 써 보자 하지만 사실 그 마저도 한 번 두 번 밀리다가 결국 연말이 될 즈음에 잊어버리곤 했다.

 

그러면서도 매년 일기를 쓰려는 이유는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다 하더라도 나중에 일기를 보며 돌아볼 때 그 날은 그랬구나, 지금 나는 어떤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며 꽤 객관적으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하루에 한 줄이라도 끄적이면 조금이나마 나를 표현하고 글을 쓰는데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하루에 한 줄 쓰기에도 벅찬 날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그랬던 내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18기가 되어 일주일에 글 하나씩을 쓰게 되었다. 하루에 한 줄도 어려웠던 내가 주에 완성된 글 하나씩을 써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분명이 얻어가는 것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항상 마음속에 동경심을 갖던 문화예술 분야의 사이트이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글로써 내 마음을 정리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났고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18기 에디터 활동은 마무리가 된다. 내가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일기를 읽어볼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이 때 그런 일이 있었고, 그래서 이런 글을 썼구나 할 수 있었다. 분명한 건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4개월 후인 지금도 그렇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꾸준히 글을 쓸 기회가 주어진 것이고, 매주 어떤 글을 쓸까 소재를 고민하면서부터 한 주의 성찰을 할 수 있었고, 주변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나의 글을 쭉 보니 경쟁, 말, 관계와 같은 것들에 대한 글이 가장 많았다. 돌아보면 작년부터 지금까지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부분은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었던 것 같다. 20대가 그렇다고 하듯이, 대부분 처음 겪는 일이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싶은 일 투성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을 대하는 일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 그 과정에서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고, 고스란히 글로 나타났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글들을 쓰며 내 마음을 바로 알고 어느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꺼내 보이는 것을 잘 못한다. 잘 못하는 걸 넘어서서 조금 싫어하는 편이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편해지기까지도 꽤 오래 걸리는 편이고, 개인적인 얘기는 너무 많이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아트인사이트에 올린 글들을 보니 꽤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얼마나 편안하게 ‘나’를 털어놓을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한 주에 글 하나도 힘든 주도 있었다. 하지만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것들, 알지 못했을 나의 모습이 많았고, 나름의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낀다. 에디터 활동을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기고하는 마지막 글이 되겠지만 이제는 나의 일기장에 계속해서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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