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터미네이터를 돌아보다 [영화]

글 입력 2020.02.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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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는 1984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SF영화이다. 불과 6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세계적으로 8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대성공작으로 타이타닉과 아바타로 잘 알려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터미네이터를 본 적 없는 이들도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명대사 ‘I’ll be back’ 과 엄지를 치켜들며 용암 속으로 잠기는 명장면은 안다. SF영화의 한 획을 그을 정도의 대작을 나는 얼마전 새로 나온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영화를 보기위해 처음 보았다. 사실 내가 태어나기 1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를 볼 기회도 없었고, 그저 SF명작으로만 알고 지내왔다. 평소 수많은 영화 장르 중 SF를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명작들을 나름 챙겨보던 나로썬 조금 창피한 사실이었다. 다크페이트는 터미네이터 시리즈 중 6번째 편이라고 알고 있는데 시리즈 물을 볼 땐 꼭 처음부터 챙겨보는 버릇이 있어서 보게 되었다. 터미네이터 1을 본 후에는 2까지만 보고 그 이후로는 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차후에 얘기하겠다.


터미네이터의 내용 그대로 현시대에 개봉을 했다면 아마 80년대 만큼 각광을 받진 못했을 것 같았다. 시간여행, 타임머신과 인조인간이라는 주제를 동시에 다루는 영화라는 면에서는 독특할 수도 있지만 각 주제는 지금까지 수없이 다루어진 테마이기에 2019년에 영화를 보고 있자니 새롭게 다가오진 않았다. 하지만 1984년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감상하니 당시에 관람하던 사람들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 같았다. 1984년이라는 년도가 내게 크게 20년도 넘은 꽤 오래전이라는 사실이 다가왔을 땐 바로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사용되었던 영화 포스터를 보았을 때였다. 현재 유행중인 복고풍을 이용해 만든 듯한 포스터였는데 재밌는 점은 복고풍이 아니라 진짜 복고라는 것이다. 기울어진 빨간 글씨로 “비켜!!내앞을가로막지마!!”라고 써져 있는 포스터는 내게 이 영화가 만들어진 지 꽤 오래된 영화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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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2029년에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기계에 의해 일어난 핵전쟁 후에 인류저항군 테크컴과 기계 스카이넷이 대립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인류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가 과거로 터미네이터를 보내 그의 어머니인 사라코너를 없애 아예 존 코너의 존재를 없애 버리려 한 스카이넷에게서 사라코너를 지키기 위해 부하 카일 리즈를 과거로 돌려보내는 내용이다. 여기서 카일 리즈는 사실 존 코너의 아버지이며 사라 코너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다 사랑에 빠져 아이를 잉태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반인 반 기계에게 쫓기는 꿈을 꾸고 이 영화의 각본을 쓰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저 인조인간만 다루지 않고 시간여행,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연결성까지 만들어낸 감독이 대단했다.


미래를 다룬 내용부터 그 시대엔 센세이션이었던 CG와 분장 또한 굉장하다. 요즘 CG와는 비교가 안돼지만 80년대의 기술력으로 껍데기만 인간 조직이고 속은 로봇인 인조인간을 표현해내기엔 충분했다. 오히려 너무 모든 것을 CG로 창조해내고 눈의 즐거움만을 생각한 요즘 CG보다 보기가 편하다고 생각했다. 곧 개봉하는 ‘캣츠’라는 뮤지컬 영화와 게임을 바탕으로 만든 ‘소닉’영화의 예고편이 논란이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적으로 만들기 힘든 것들을 현 시대의 훌륭한 기술력으로 과하게 현실적으로 만들다 보니 ‘불쾌한 골짜기’ 즉 과하게 현실 이미지와 닮은듯 안닮은듯 불편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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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 고양이 털만 합성해 논란이 된 '캣츠'

 

 

8,90년대엔 기술과 컴퓨터가 부족하다 보니 분장과 부드러운 장면 전환 등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고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물론 마블 시리즈나 블록버스터 영화에 눈을 즐겁게 해주고 현실인지 CG인지 분간할 수 없을 때도 있지만 터미네이터를 보면서 오히려 가끔씩 보이는 결함이나 실수들이 친숙하고 재밌게 다가왔다. 이런 이유에서 터미네이터 시리즈도 2편 이상 보지 않았다. 터미네이터 2도 비슷하게 어딘가 어설프지만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서 흥미를 가지고 보았지만, 그 이후 시리즈와 이번에 새로 나온 영화는 1편과 2편에서 느꼈던 재미를 느끼기 힘들 것 같아 굳이 찾아보지 않은 것 같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내가 할 이야기는 2편까지다’라고 얘기했다는 글을 보고 더더욱 볼 마음이 없어진 것 같다.


2019년에 나온 터미네이터를 보기위해 보았던 1984년도 터미네이터였지만 오히려 올해 개봉한 영화를 보지 않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났다. 이제라도 터미네이터를 보게 되서 행복했고 수많은 명장면과 패러디를 만들어내고 대대적으로 흥행을 한 이유도 몸소 알 수 있었다. 또 앞으로 장르나 시대를 가리지 않고 영화를 보게 해줄 용기를 만들어주었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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