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 트루먼쇼 [영화]

글 입력 2020.02.2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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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신의 삶을 의심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영화 때문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트루먼 쇼>. 영화 속 주인공 트루먼의 일상 속 모든 것들은 태어난 시점부터 각본대로 꾸며져왔고 이러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관찰하며 즐거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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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뒤 저는 크게 두 가지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왜 태어났는지, 행복은 무엇인지 등 끝없이 질문하고 정해진 규율을 의심해가며 가치 있는 삶을 꾸려나가고자 다짐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이익과 흥미를 위해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진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루먼은 자신의 모든 생활이 연출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신이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럽고 활기차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트루먼에겐 자신의 삶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들이 몇 번 일어나게 됩니다. 어렸을 적 돌아가셨던 아버지를 길거리에서 다시 만나고 자동차의 고장으로 자신의 모든 행방을 전달하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 실비아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고 있으며 모르는 척 할 뿐이라고 말했던 상황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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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자신의 삶에 의문을 가진 트루먼 앞엔 갈림길이 생깁니다. 의심을 접고 그대로 생활할 것인가, 아니면 더욱 의심할 것인가. 물론 제 삼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당연하게도 더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사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생각보다 큽니다. 오늘 당장 해왔던 일들을 그만두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낯선 나라로 떠나자고 한다면 홀가분하다며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내게 이런 일이 닥쳤을 시엔 뭐해먹고 살지부터 시작해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며 망설일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감독에 의해 생긴 트라우마까지 이겨내며 진실을 마주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옳음으로 나아갑니다. 그 유명한 명대사를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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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그런 트루먼을 보며 저 또한 제 삶에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나한테 가치가 있고 옳은 길일까? 내가 진심으로 믿고 있는 이 길은 사실 외부적인 요소가 개입된 수동적인 삶이 아닐까? 이 의심은 사람을 굉장히 지치게 할 수 있고 두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본질을 탐구하는 활동은 결국 무엇이 옳고 참된 가치인지를 알게 해주고 참된 가치인지 알기 위한 이러한 의심은 결국 우리가 삶을 더 잘 살도록 도와줍니다. 우리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집요하게 생각하고 의심한다면 트루먼처럼 더 가치 있는 새로운 삶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반대로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두 번째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루먼이 자신의 삶을 인지하고 탈출을 시도할 때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들은 24시간 줄곧 트루먼을 지켜보면서도 왜 스튜디오에서 탈출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트루먼이 탈출을 시도하자 그를 응원했고 탈출에 이르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지만 트루먼이 더 이상 쇼에 보이지 않자 곧 바로 다른 프로그램을 찾으러 채널을 돌리느라 바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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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지켜보며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과연 그 모습이 황당하고 어이없어서일까요, 그 반응이 자신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일까요. 트루먼이 스튜디오에 갇혀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채 트루먼의 일상을 바라보다 트루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자 다른 트루먼을 찾는 이들, 어딘가 익숙합니다. TV와 SNS를 둘러보며 자신의 흥미가 끌리는 곳으로 눈이 향하다 이내 다른 곳으로 시설을 돌리는 저희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겹쳐 현실이 힘들다보니 그런 것은 아닐까 씁쓸하다가도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나부터라도 바뀌어야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과 흥미만을 좇는 사람은 시청자들 말고도 또 있습니다. 트루먼의 삶을 방송하도록 기획한 크리스토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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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수익원인 트루먼을 죽을 위기까지 몰아붙였음에도 자신은 그저 그에게 안락한 세상을 만들어주려고 했을 뿐이라며 자신을 변호합니다. 트루먼의 자유 의지를 꺾고 스튜디오에 가두고 탈출을 막는 크리스토프의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그의 안전한 삶을 위해서? 아닙니다. 결국 자본 때문입니다. 그에게 트루먼은 돈을 쓸어모아주는 스타였기에 그를 놔줄 수 없었습니다. 크리스토프 감독도 트루먼의 인권을 보호해야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돈 앞에서 생명과 인권, 자유 그 모든 것들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마냥 비하할 수는 없었습니다. 자본으로 모든 것이 정의되는 크리스토프 감독의 모습은 현실에 여럿 존재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경우를 동시에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는 모순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남깁니다. 본질을 탐구하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려하는 트루먼과 그 가치를 잃어가는 삶을 살아가는 트루먼 쇼 시청자들과 감독. 정반대의 길을 택하는 인물들의 모습으로 멋스러운 영화를 만들어 우리가 더 좋은 삶을 위해 트루먼처럼 노력하게 만들고 혹여 시청자들과 감독처럼 살아오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만듭니다. 20년 전 세상에 개봉된 <트루먼 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가처럼.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이제 한 번쯤은 되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위해 어떤 가치를 선택할지 생각해봐야할 때라고 봅니다.

 


[신유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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