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 "사마에게"

글 입력 2020.01.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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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계속 촬영을 한다

그것이 여기에 남아 있는 이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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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사마에게> 영화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인디스페이스는 종로구 돈화문로에 있는 서울극장의 6관인데요, 90년대 초에 단성사와 피카디리 극장, 그리고 서울극장이 종로3가역을 중심으로 삼각형 모양으로 위치하고 있어서 영화팬들의 어마어마한 발길이 모이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단성사는 이제 '단성사 영화역사관'으로, 피카디리는 'CGV, 피카디리1985'로 부활하여 옛자취를 명칭에서 볼 수 있습니다. 1979년 한개의 상영관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 명칭을 이어 11개 멀티관이 된 서울극장에서 시사회는 진행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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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북부 도시 알레포(Aleppo)에서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과 폭격이 일어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사마에게>의 배경은 지난 10년 간 벌어진 시리아의 민주주의 혁명과 내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 이 곳 알레포입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주인공이자 엄마 '와드 알-카팁'이 자신의 딸 '사마'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다치고 죽어나가는 알레포에서의 참사 현장을 다룬 기록과 영상 편지가 만난 이색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이지요.

 

저널리스트가 꿈이었던 와드는 비디오카메라로 도시에 무슨 일이 있어도 전부 찍습니다. 그 동안 시리아에서 일어난 내전에 대한 뉴스를 적지 않게 접해왔지만, 언론에서 미처 모두 담지 못하였던 내용을, 내전의 현장 속에 있는 당사자의 시선이 담긴 내용을 그 어떠한 편집과 연출 없이, 날 것의 모습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속 무고한 시민들의 삶이 어떤지 단적으로 보여주며, 전쟁의 피해자이며 여성의 시선이 오롯이 담겨진 점도 인상적입니다.

 

영화 제목 속 이름인 '사마'는 건물이 흔들리는 폭격과 굉음이, 희생자들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가득한 전장의 한폭판에서 태어납니다.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네가 선택한 것도 아닌데, 너를 이런 곳에서 낳다니, 엄마를 부디 용서해줄래."라고 이야기하는 와드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요.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참담한 현장이 나타날 때면, 그저 영화관에 앉아 감상하고 슬퍼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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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채 떼지 못한 아이의 옹알이와 함께 들리는 폭격 소리. 하지만 태어나서 전쟁밖에 경험하지 못한 사마는 이제 웬만한 폭격 소리에는 울지도 않습니다. 공습으로 지하에 모인 사람들 틈 속에서 우유를 먹고 있는 사마는 아빠 '함자'와 까꿍 놀이를 합니다. 영화는 교차하는 기쁨과 슬픔, 공포와 안도를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웠던 도시 알레포가 무참히 파괴되어 피폐한 도시로 변화하는 일련의 장면들.. 비록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투쟁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그리고 전쟁의 고통은 얼마나 아픈 것인지, '비디오카메라'라는 진실의 무기를 든 개인의 기록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폭격의 모습과 사상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만, 와드 감독은 "실제 일어나는 일들의 극히 일부분만을 담았다"고 이야기 하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어떤 최신 기술과 CG로도 시리아의 뿌연 하늘과 분위기를 재현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사마에게>는 제72회 칸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 제26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등을 비롯해 영국독립영화상에서는 다큐멘터리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전세계 영화제 60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로튼 토마토 선정 TOP 10, 벡델 테스트 페스트 선정 2019 최고의 영화 3위, 영화비평매체 인디와이어, 영국 유력지 가디언, BBC 등 해외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TOP 10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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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사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소소한 이벤트가 진행중이었는데요, 영화가 끝나고 밀려왔던 감흥과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을 어찌 담아주면 좋을까를 망설이며 다섯음절을 남겨 보았습니다. 물리적 거리를 넘어 이와 같은 수 많은 희망의 메세지가 사마에게 닿길 바라며 리뷰를 마칩니다.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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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꿨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나의 도시 알레포
 
사마, 이 곳에서
네가 첫 울음을 터뜨렸단다
 
이런 세상에 눈 뜨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카메라를 놓을 수 없었어
 
사마, 왜 엄마와 아빠가 여기 남았는지,
우리가 뭘 위해 싸웠는지,
이제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 해
 
사마, 이 영화를 네게 바친다
 




사마에게
- For Sama -


감독 :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와츠
 

출연

와드 알-카팁,

사마 알-카팁, 함자 알-카팁


장르 : 다큐멘터리(영국)

개봉
2020년 01월 2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96분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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