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도 진짜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 - 영화 "김종욱 찾기" [영화/사람]

인연은 붙잡아야 운명이 되는 거지!
글 입력 2020.01.14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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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은 지우가 있었던 인도의 풍경에서 시작한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의 지우의 모습은 인도의 정취를 느끼다가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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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와 언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첫사랑과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엄마는 8년의 연애 끝에 아빠와 결혼을 했고, 언니는 13년의 길고 긴 연애 끝에 중학교 때 처음 사귀게 된 지금의 나의 형부와 결혼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스갯소리로 딸은 엄마의 인생을 닮는 점이 있다는데 언니가 이런 점을 닮았나 보다고 대화를 나눴던 것이 기억 난다.

 

한때의 나는 엄마와 언니의 긴 연애와 그 끝의 결혼을 이해하지 못했다. 굳이 왜 연애를 한 사람과 그것도 첫사랑과 했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나는 항상 생각했다. 나도 첫사랑과 오랜 기간 연애를 했다면 어땠을까와 언니와 엄마처럼 진짜 인연을 만나 오랜 기간 연애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처음 인도의 회상씬을 거쳐 그 그 뒤에 나오는 인도의 회상씬을 통해 김종욱 찾기에서의 지우는 항상 끝이 무서워 시작하기를 겁내하는 성격임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연애에서의 끝이 무서워서 시작조차 하지 않는데 이는 지우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사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운명을 믿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종욱 찾기에서 지우의 대사처럼 "우리가 정말 운명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겠죠?"라는 말이 나는 왠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지우1.jpg


 

나는 지우처럼 항상 상처받을 것이 두려웠던 겁쟁이여서 관계에 있어 시작도 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애매한 순간들을 꽤 경험했다. 그래서 확실치 않는 인연에는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도 못했다. 그래서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에 목숨을 걸었고 첫사랑처럼 여겼던 두 번째의 연애 끝에 남은 것은 이 사람이 진짜 사랑임을 믿는다고 해도 결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또 그렇게 무서워했던 관계의 끝을 다른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며 더욱이 진짜 나와 딱 맞는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더더욱 확신했었다. 또한 오랜 기간 연애하고 결혼한 주위 사람들을 이해 못 했던 내 오만한 마음은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점점 더 첫사랑과 결혼한 그들의 운명론적 사랑이 부럽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김종욱 찾기에서의 남자 주인공 기준은 나와 같은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진짜 사랑"인 첫사랑에 대한 미련이 있음을 알고 이를 이용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첫사랑 찾기 사무소. 첫사랑에 대한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고 이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넘쳐날 것을 생각한 기준의 사무실은 예상대로 꽤 많은 전화가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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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도 기준의 사무실을 통해 첫사랑 찾기에 도전하고, 번번이 여러 상황들을 통해 첫사랑 찾기에 도전하지만 실패한다. 정말 인연이라면 다시 만났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 생각을 영화에서 몇 번이고 드러내던 지우는 지우 아버지의 조언을 통해 자신이 믿었던 운명론적 사랑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지우아버지인연.png

 


"인연은 붙잡아야 운명이 되는 거지"

 

지우와 기준은 첫사랑을 찾으면서 여러 상황들을 통해 점점 서로에게 이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지만 서로는 서로에게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던 와중 기준은 지우의 첫사랑을 끝내 찾게 되고 그러면서 그렇게 서로의 관계는 끝나는 줄로만 생각이 들던 와중 기준의 매형이 남긴 글귀로 기준은 진짜 사랑에 대한 정의를 깨닫고 지우에 대한 마음을 확신한다.

 

 

기준매형글귀.jpg

 


"맨 처음 사랑만이 첫사랑은 아니다."

 

지우는 기준의 도움으로 끝내는 첫사랑과 마주하게 된다. 운명론적 사랑을 믿으며 자신을 가뒀던 지우는 그토록 바라던 첫사랑과의 재회였지만 진짜 사랑을 깨닫고 사랑에서도 자신의 일에서도 틀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지우와 기준이 서로가 제대로 된 사랑을 깨닫고 재회하게 된다. 여기서 진짜 인연을 붙잡아 운명을 만든 지우의 마음과 진짜 사랑을 쟁취하기로 결심한 기준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모습으로 지우가 그토록 바라던 운명적인 사랑이 어떤 것임을 영화에서는 느끼게 해 준다.

 

*

 

영화는 사랑스럽고 잔잔한 분위기였고 단순한 로맨스 영화였지만 내 마음에서는 감정에 대한 소용돌이가 일었다. 지우와 비슷한 성향이었던 나는 운명론적인 사랑을 원했고 항상 끝이 보이는 것이 두려워 연애를 시작조차 못했었다.


더욱이 연애의 끝을 직면하지 않았기에 그리 많지 않은 연애에서의 끝에서 더욱이 벼랑에 몰리는 사람처럼 내 스스로를 더 몰아세웠고 그러면서 더 혹독하게 상처를 입었던 것 같다. 그리고 더 운명적인 만남을, 첫사랑과 같은 사랑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종욱 찾기에서의 매형처럼 맨 처음 사랑만이 가장 순수한 내 첫사랑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다시금 어떤 사랑이 와도 앞장서서 용기를 내보고, 괜한 두려움에 쉽게 끝을 보지 않음을 다짐해본다. 또 그 보이는 끝이 무서워 시작조차 못했던 인연들을 이제는 그리 쉽게 흘려보내지 않으리라.

 

연애의 끝은 항상 이별 아니면 결혼이라 단정을 지었던 나이기에 이별의 끝이 더 무섭기도 날카로웠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그런 생각은 뒤로한 채 지금의 마주치는 인연의 끈을 쉽게 놓치지 않고 운명의 상대로, 그리고 내 알짜배기 감정을 아낌없이 주어 진짜 마음을 통한 처음 느낌의 사랑으로 그렇게 개척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공유 - 두 번째 첫사랑>



"참으로 사랑스러운 영화"

 

[허연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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