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대담하고 역동적인 매력을 지닌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 툴루즈 로트렉 展 [전시]

글 입력 2020.01.06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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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 展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

 


포스터1.jpg


 

 

툴루즈 로트렉


 

이름만 들었을 땐 '누구였더라?'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 사진 하나를 본다면 모두들 탄식을 뱉으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Moulin Rouge, La Goulue.jpg

물랭 루즈, 라 굴뤼
 

 

프랑스 밤 문화의 상징이었던 물랭 루즈의 화가이자 이 포스터 하나로 기존의 관습을 깨고 큰 인기를 얻은 화가가 바로 툴루즈 로트렉이다. 툴루즈 로트렉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 등의 수식어를 지니고 있다.


그는 1871년, 보불전쟁이 끝나고 프랑스에 평화와 풍요가 찾아왔던 벨 에포크 시대의 사람으로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반 고흐, 폴 고갱 등 인상주의 화가들과 함께 이 시대를 풍미했다.

 

그러나, 툴루즈 로트렉이 인상깊은 점은 그는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화풍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그림을 그렸다. 다양한 그의 그림들을 다가오는 1월 14일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2011년부터 유럽과 미국의 13개 미술관을 순회전 이후 열리는 14번째 순회전이다.

 

 

I don't belong to any school.

I work in my corner.

I admire Degas.

 

 

 


화가들과의 교류


 

툴루즈 로트렉은 반 고흐, 피카소 등 당시 프랑스를 주름 잡은 여러 화가들과의 교류가 상당했다. 특히, 반 고흐, 피카소와의 일화를 보면 그들이 로트렉의 작품을 상당히 좋아했던 것으로 보여 인상 깊었다. 어느 화풍에도 속하지 않는 그의 자유분방함이 유파를 구분하는 성향이 짙은 당대 화가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흐는 애정했던 자신의 동생, 테오에게 로트렉의 "가루분"이라는 작품을 자신이 그린 늙은 농부의 초상화와 같이 두어도 좋겠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로트렉은 반 고흐의 옆모습 초상화를 남기기도 할 정도로 둘 사이의 친분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반 고흐는 행동이 유별나고 사회적인 성격이 아니라 많은 화가들과 교류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가 테오에게 자신의 작품과 함께 두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인정하는 화가라는 점이 그의 작품들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늙은 농부.jpg가루분.jpg

반 고흐의 "늙은 농부의 초상화"와 로트렉의 "가루분"

 

 

반 고흐와의 인연도 신기하지만 더 인상깊은 친분은 바로 피카소와의 관계였다. 피카소는 모던 아트의 시작이라고 불리며 살아있던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그가 프랑스에 도착했을 땐 이미 화가로서 어느 정도의 명성을 획득한 이후였다고 알고 있다.


로트렉은 이런 피카소보다 한 세대 앞선 화가였는데 피카소는 로트렉이 표현한 파리의 모습들을 매우 존경했고 특히 그가 파리의 밤 문화를 표현한 작품들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로트렉에 대한 피카소의 존경은 그의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직접 로트렉이 그린 '메 밀통' 포스터를 구매했고 자신의 작품 중 하나인 '청색방'에 이 포스터를 배경으로 그려 넣기도 했다.


 

메 밀통.jpg청색방.jpg

로트렉의 "메 밀통"과 피카소의 "청색방"

 

 

이후 피카소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로트렉과 유사한 점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모두 개성이 강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고, 파리의 암흑가, 서커스, 사창가를 표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특히, 여성의 에로티즘을 중점적으로 표현했던 이전의 세대들과 달리 로트렉과 피카소는 여인들이 느끼는 우울감과 인간애에 깊이 공감하여 그를 표현했다는 점이 큰 차이이다. 로트렉의 작품 속 모델들은 에로틱하거나 기이한 포즈로 신체를 부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힘이 넘치며 역동적이다.


또한, 그들의 얼굴에는 그네들의 삶 속 희락과 우울감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Marcelle Lender Dancing The Bolero in Chilperic.jpg

 

 

 

물랭 루즈


 

자신만의 스타일을 중요시한 로트렉은 당시 큰 인기를 끌던 인상주의와 달리 자연의 빛보다 인공 조명을 선호했다. 이러한 그의 화풍은 그가 몽마르트에 위치한 물랭 루즈에서 여러 모델을 그리게 되는데 영향을 미쳤다.

 

 

At the Moulin Rouge, The Dance.jpg

 

 

물랭 루즈는 1889년 우리가 잘 아는 몽마르트에 오픈한 댄스홀의 이름이다. 물랭 루즈는 파리의 밤 문화를 대표하는 곳으로 열자마자 큰 인기를 끌며, 온갖 유명인사가 모여드는 사교장이 되었다. 그곳은 로트렉에게 있어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었고, 그는 매일 물랭 루즈에 드나들며 그곳의 사람들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의 포스터 '물랭 루즈, 라 굴뤼'를 통해 그는 파리의 유명인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그의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표현을 기반으로 한 이 포스터는 이후 그래픽과 포스터, 판화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작은 거인


             

그렇다면 이번 전시의 제목은 왜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인 것일까? 로트렉의 작품은 몇 번 본 적이 있어도 그의 인생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나는 의문이 생겼다. 알고보니 로트렉은 신체적 장애와 사고로 인해 좌우 허벅지의 뼈가 부러지며 키가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로트렉은 키 137cm에 하반신이 과도하게 짧은 상태로 지팡이에 의지한 채 살아가야 했다. 승마와 사냥을 즐기던 당시 귀족들과 달리 로트렉은 그림 그리는 데만 집중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그의 삶은 이후 그의 작품 활동에도 드러나게 된다.


 

Le Jockey.jpg

 

 

그러나 키가 작고, 신체적 장애가 있다는 것은 로트렉의 예술적 관심과 재능에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그는 끊임 없이 대상을 관찰하고 묘사했으며 이러한 습관이 이후, 움직이는 카바레의 모델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묘사할 수 있게 했다.


그의 그림들은 다른 초상화들과 달리 매우 역동적이다. 다리를 머리에 닿을 듯이 차며 춤을 추는 댄서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손님들, 당장이라도 뛰어갈 것 같은 말까지. 영원하거나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


가만히 있는 사물이나 모델이 아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델들의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기억해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그의 오랜 노력과 습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Jane Avril.jpg

 

 

그의 재능은 단순히 대중의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다른 예술가들과 비평가들의 인정까지 받았다.


물랭 루즈의 밤 문화를 묘사한 그의 작품들은 당시 순수미술계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동시에 인정을 받으며 순수 예술계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유파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간 로트렉은 비록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캔버스 유화만 해도 700점이 넘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남기고 떠났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많은 작품들 중 150점을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섹션은 연필 드로잉, 뮤즈, 몽마르트 카페, 여자, 잡지와 출판, 말과 승마를 거쳐 '현대 포스터의 선구자 툴루즈 로트렉' 섹션으로 마무리 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그의 선과 색채가 어우러져 역동적인 모습들을 담아낸 그의 매력적인 그림들을 하루 빨리 보고싶다.

 

 


 

 

툴루즈 로트렉 展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20.1.14- 2020.5.3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료

일반 15000원

중고생 12000원

어린이 10000원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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