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가 궁금하다 - 툴루즈 로트렉전

150년전 사람의 그림에서 현대의 향기가 폴폴 풍겼다
글 입력 2020.01.0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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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툴루즈 로트렉은 "19세기 후반,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와 밤 문화의 상징 물랭 루즈 등을 무대로 파리 보헤미안의 라이프스타일을 날카롭게 그려낸 프랑스 화가이다." 이런 딱딱한 말로는 이 사람이 유명한 화가였구나 정도가 전부이니, 조금 더 다른 식으로 접근해보도록 하자.


내가 과거에 존재했던 이 화가를 알게 된 건 '그림'이 아닌 '영화'를 통해서였다. '파리의 딜릴리'라는 장편 애니메이션이 그 영화다. '파리의 딜릴리'는 문화와 예술이 부흥했던 벨에포크시대의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화려함과 비극이 동시에 공존했던 당시 시대의 양면성과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시종일관 발랄하고 통통 튀는 영화 전반의 분위기와 다르게 담겨있는 메시지는 묵직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성평등, 빈부격차, 인종차별, 평등과 차별 그리고 화합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영화의 또 하나 볼거리가 당시 실존했던 유명 인물들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똑같이 재현해냈다는 점이었는데, 영화 속 '물랑루즈'에서 바로 이 '로트렉'이 등장했다.


동그란 중절모와 동그란 안경과 수염. 부드러우면서 능글맞은(?) 면이 동시에 느껴지는 인물 캐릭터였다.

 


movie_imageORFRZPJ8.jpg

왼쪽이 주인공 딜릴리, 오른쪽이 로트렉

 


그 툴루즈 로트렉이 한가람 미술관에 전시로 찾아온다. 이 인물 자체에 왠지 모를 흥미를 느꼈던 나는 그의 전시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가기 전 그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그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사고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137cm(4피트 6인치) 정도의 키를 가진 그는, 평생을 지팡이에 의존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의 삶은 화려했고 유쾌했고 비극적이며 드라마틱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에 관심과 재능을 보였고 그런 그에게 그림은 '예술'을 넘어 '일상'이었다. 스트레스를 받건 기쁘건 어떠건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그림들. 거의 일기장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된다.


그는 한결같이 '인물'에 집중했다. 어느 예술 유파에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렸으며, 상업적인 그림과 예술적 그림 경계 없이 그렸다. 당시 파리 최고의 사교장인 '물랑루즈'에 매일 밤 드나들면서 그곳의 많은 사람들을 수많이 그리고, 또 본인 역시 많은 이들을 만났다. 풍자 삽화로도 유명했으며, 특유의 유쾌함이 담긴 인물 그림이 많았다. 그의 작품에 담긴 인물은 일약 스타가 되기도 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와 다른 예술가와 비평가들의 인정을 받은 인물이다.


 

At the Moulin Rouge, The Dance.jpg

 


그의 삶을 간략하게 들여다보면 그에 대한 이미지가 어렴풋이 잡힌다. 일단 참 사람을 좋아했던 것 같고, 놀기 일명 유흥을 좋아하고, 사교적이고, 유쾌하고 때론 능글맞기까지 하고, 가벼운 느낌인듯하면서 또 사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데 능한 사람. 개성이 짙으면서도 자유분방한 느낌.


이런 그의 이미지와 그의 이력과 작품을 보면 왜 그가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지 납득하게 된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날린 듯이 가벼운 스케치, 간결한 색감, 디테일을 과감하게 생략한 선과 면(색)의 적절한 조화는 사실 현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어디 멀리까지 갈 필요 없이 요새 나온 광고부터 상품 디자인 포스터까지 다 이런 식 아닌가. 약 150년 전 사람의 그림에서 현대의 향기가 폴폴 풍겼다.

 
 

Ambassadeurs. Aristide Bruant Dans Son Cabaret.jpg


 

게다가 개성이 짙으면서도 틀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캐릭터는 개인주의와 주체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의 인물상에 가깝다.  더하여 포스터, 잡지 삽화, 풍자 삽화 등 다양한 작업을 거리낌 없이 하고 또 그걸 자신의 커리어에 이용하며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그대로 현대사회의 인물에 빗대어 말해봐도 착 붙는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데 포스터, 일러스트, 삽화 등의 다양한 시각디자인을 하고,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 혹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인사이트를 쌓고 있어요"


최근에 읽은 인터뷰 기사에서 발췌했다고 해도 믿을만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참으로 현대인의 시각이긴 하지만 정말 '현대스러운'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바꿔 말하면 일종의 공감을 유발하는 작품과 인물이다. 그래서 전시가 더 기대된다. 작품엔 작가가 담기기 마련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요소 하나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직 전시에 가기 전에도 이런데 전시에 가면 얼마나 이 인물이 입체적으로 다가올지!



나는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나는 내 멋대로 그림을 그릴 뿐이다.
하지만 나는 에드가 드가를 존경한다.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포스터2.jpg

 


[이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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