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툴루즈 로트렉展 -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

글 입력 2020.01.0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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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展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


 

Aristide Bruant Dans Son Cabaret.jpg



후기 인상주의 화가,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로트렉의 국내 첫 단독전으로,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전시 작품 모두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고 한다.
 
툴루즈 로트렉은 19세기 후반, 예술의 거리인 몽마르트와 밤 문화의 상징인 물랭 루즈 등을 자신의 그림 무대로 삼았던 프랑스 화가이다. 로트렉의 포스터, 석판화, 드로잉, 스케치, 일러스트, 수채화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과 물랭 루즈를 생동감 넘치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로트렉의 작품과 더불어 그의 일생을 소개하는 영상과 미디어아트, 당시 큰 주목을 받았던 그의 일러스트 등을 한눈에 담아낼 수 있다. 이 전시회는 2007년부터 그리스와 미국, 이탈리아 등 순회 전시 중이며, 서울 전시는 14번째이다.

37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5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그는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이라고 불리며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이다.

 

At the Moulin Rouge, The Dance.jpg

 

At the Moulin Rouge.jpg

 

Marcelle Lender Dancing The Bolero in Chilperic.jpg

 

19세기 말, 당시 화가들에게 리얼리즘이 유행하면서 많은 화가들의 작품에 매춘에 관한 소재가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실제로 로트렉은 사창가에서 2년여의 세월을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성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우울감과 인간애에 깊이 공감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작품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로트렉의 몇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보면, 처음에는 아름답고 예쁜 회화 그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다가도 자세히, 감상을 시작하면 어딘가 묘하게 싸한 기분이 든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약간 어두운 것 같기도 하고 살짝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명한 화가들의 작품들을 보면 당시 그의 생각이나 가치관 등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알려진 내용들을 생각하면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참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 같다.

실제로 미술 치료를 진행하다 보면 종이와 색칠 도구를 주고 어떤 상황이나 주제에 관해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이러한 미술치료에서 그 사람의 현재 심리 상태나 생각 등이 읽히기도 하는 것처럼 미술 작품에는 정말 많은 의미와 생각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미술 작품이 그렇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그 사람의 정신 상태를 보여준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개 그러한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나의 경우에도 불과 몇 년 전의 그림과 지금의 그림 스타일이나 색감, 붓의 터치나 스케치의 정도가 많이 변화되어 있다. 그저 내가 그림을 그리다 보니 변하게 된 부분도 있겠지만 그 해마다 생기는 나의 감정 변화나 생각, 가치관 등이 그림에 표현되는 것 같다.

우울하고 힘들었던 시기의 그림과 무얼 하든 성과가 좋고 마음이 여유로웠던 시기의 그림에서 보이는 색감과 형태가 확연히 다른 것처럼 로트렉의 작품 또한 모든 그림이 어둡고 섬뜩한 기분이 드는 건 아니다. 로트렉의 그림들은 그저 예쁘게 보고 감상하는 작품보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다.

 

The Passanger from Cabin 5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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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많은 사람들이 본인 작품의 진가를 알아봐 주거나 큰 금액을 주고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많은 예술가들이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미술 작품의 위상은 그 작가가 죽어야만 높아진다는 말이 있듯이 살아생전에 본인의 작품에 대한 진가를 채 누리지 못한 작가들은 그들이 죽고 난 후 이렇게 환대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영화인 "아티스트 : 다시 태어나다"가 생각난다. 주인공 지젤이 죽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작품들의 가치가 치솟아버린 것. 눈앞에 보이는 수없이 많은 돈에 매료되어 지젤에게 계속 죽은 척을 하며 주기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고 그녀의 숨겨진 유작을 판매하면서 생기는 수익을 나누자는 제안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만약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난쟁이라는 이유로 버려지고 가난하게 살아왔던 로트렉의 살아생전에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면 로트렉은 어떤 행동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예술가도 화가도 아니지만 미술을 어릴 때부터 지금껏 쭉 좋아해왔다. 어릴 때는 그냥 보이는 대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만큼 그렸고 언제나 그림을 가까이하고 그림 그리는 행동을 즐겼다. 하지만 각종 실기 시험과 과제, 공모전 등을 겪으면서 그림을 전처럼 즐길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무조건 누군가가 나의 그림을 보고 잘 그렸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 점수가 잘 나올 그림, 최대한 구도와 공간감을 살리고 일반적인 미술의 이론을 지킨 그림, 사진 같은 그림을 만들어 내려고 발버둥 쳤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내가 정해둔 틀에 나를 가두다 보니, 발전이 아닌 그저 그런 획일화된 그림을 그려왔었다. 이건 한국의 입시 제도가 잘못된 점도 있겠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그 틀에 박혀 헤어 나오지 못한 내 책임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갇힌 나를 다시 전처럼 미술을 즐기는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그냥 붓을 들고, 연필을 들고 그림을 마구 그리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도 마구 그린 나의 그림들이 어색해서 굳이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 그리고 혼자 따로 보관해두고 있지만 이 작은 시작이 나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조금씩 되살려주는 것 같다.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인 나의 그림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도움이 되었고, 너무 조심스럽고 많은 고민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버릇을 완화해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나를 다듬으며 내가 변화하기를 준비하면서 그림을 다시 즐길 수 있는 때가 오면 그 무렵에는 나의 그림 실력과 그림 스타일이 더 향상되어 있을 거라는 큰 믿음이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개인적인 일들을 진행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왔는데 예전에 연이 닿아 연락을 하고 지내는 한 화가분께서 내게 최대한 많은 그림과 작품, 예술 공연, 전시 등을 보면서 나의 안목과 색감, 전체를 구성하는 능력, 영감을 끌어내어 주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사실 요즘 전시회를 다니는 게 무의미하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 말씀을 들은 뒤로 참 간사하게도 전처럼 다시 전시를 자주 봐야겠다는 이상한 의욕이 생겨났다.

그렇게 거의 1주에 하나의 전시는 꼭 보고 있는 나에게 회화 작품과 스케치, 한 화가의 일생과 미디어 아트, 영상 등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가 정말 고대된다. 사실 완벽하게 완성된 그림도 정말 좋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트, 그림 한 작품이 생겨나기까지의 스케치, 과정을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터라 이번 전시가 더 기대되는 것 같다.
 

 

툴루즈 로트렉展

- Henri de Toulouse-Lautrec -


일자 : 2020.01.14 ~ 2020.05.0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2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현대씨스퀘어
 
주관: 메이드인뷰, 한솔BBK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이송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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