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하다. “출판저널” 2019년 송년호 [도서]

글 입력 2020.01.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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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디지털 시대, 출판을 담다.


 

이번에 만난 <출판저널>은 책 문화 매거진이라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내가 그간 가져온 출판물에 대한 관심과 매거진에 대한 흥미를 이 책은 간지럽지 않게 긁어주었고, 디지털과 미디어가 일상을 이루는 이 시대에 종이책으로서의 출판은 어느 지점에 서있는가? 생각을 하게 한 의미 있는 매거진이었다. 그래서 현재 온라인상에 에디터로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게도 글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내가 만난 <출판저널>은 2019년 송년호였다. 그렇기에 2019년의 출판 트렌드와 이슈를 모아 정리해서 볼 수 있는 기회 역시 가능케 했다. <출판 저널>은 크게 출판과 책 문화에 대한 다양한 칼럼과 인터뷰를 나누는 섹션을 비롯하여 ‘magazine in magazine’이라는 형태로 ‘독서 경영’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이로써 독자는 출판과 독서를 동시에 즐기고, <출판 저널>은 듀얼 매거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호를 읽으면서 오래도록 인상이 강렬하게 남은 것은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대응과 적응을 하는 출판 산업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것은 내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평소 종이책의 꿉꿉한 냄새와 함께 종이의 질감을 만지고, 생각은 메모하며 읽는 독서 습관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시대는 긴 글보다는 인스턴트식 소비의 짧은 글과, 영상과 같은 시각적 이미지에 정보 취득을 의존하고 있다. 종이책으로 얻어지는 사색과 깊이감이 날로 무력해지는 가운데, 출판 업계 역시 사양 산업으로 변해가고 있다.

 

<출판저널>을 읽으며 ‘샘터’의 휴간 소식을 알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적어 놓으며 휴간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폐간이 아닌가라는 설명이 덧붙어져 꽤나 충격을 받았다. 지금은, 휴간을 철회하고 다시 발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결국 휴간을 해야 할 만큼 출판 산업은 어려운 실정에 놓인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가능하게 된 이때에 출판물이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글이라는 것은 내게 어려운 존재다. 내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에는 글을 쓰는 모습 역시 존재했다. 하지만 직업이라는 이름 하에서 글이라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모호하고 다가가기 두려운 존재였다. 이제는 인지도가 그 사람의 책을 낳기도 하며, ‘작가’라는 이름을 다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게 되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거나 박학다식한 사람이라면, 혹은 자신만의 신념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소재로 ‘작가’가 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출판 업계의 활성을 낳은 것은 아니다. 이제 책은 하나의 ‘굿즈’의 의미로서 변질되어가기도 한다. 개인 브랜드를 대표하는 ‘굿즈’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요즘의 책 형태가 아닐까. 이 말을 누군가가 듣는다면, 특히 나처럼 출판물과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듣는다면 꽤 분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책이나 출판물의 가치가 예전과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잡지 역시 디지털 콘텐츠에 밀려 사양 산업이 되고 있다. 다양한 주제와 컨셉, 볼거리를 가지고 풍부한 사색을 할 수 있는 매체가 잡지이지만, 이러한 효과는 스마트폰과 손가락 하나로 이제는 어디서든 손쉽게 누릴 수 있다. <출판저널>의 독자들의 이야기 섹션에는 “디지털에 결핍된 부분을 채워,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변영욱 독자 에디터가 말한다. 책과 잡지를 비롯하여 출판물은 디지털 혁명으로 위기에 처해있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무한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능성을 동시에 키워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출판 산업의 과제임이 분명하다.

 

 

 

출판과 삶을 다룬 매거진


 

<출판저널>을 통해서 디지털 시대의 출판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출판과 삶에 대한 이야기 역시 나눌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서점’에 대한 이야기다. 지역 서점의 특징을 다루기도 하고, 특정한 컨셉의 서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소개하기도 한다.


<출판저널>에서는 서점에 대한 칼럼을 공유하며 이러한 말을 덧붙인다. “최근 서점은 책 파는 공간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바뀌고 있다.”, “공유 개념이 서점에 적용되기도 했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삼효구 신화서점’에는 세계 최초로 공유 서점이 오픈했는데, 이곳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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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판 산업은 라이프 스타일 산업과 함께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점이라는 공간을 집중 조명하여 도서 진열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람들의 삶의 질과, 문화에 대한 관심의 증대를 잘 보여주는 기사라고 생각했다. 또한 다양한 서점의 형태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이것은 출판 산업 사양화의 해소구가 되는 역할일 수도 있다. 외국 사례를 들며 서점의 형태를 보여준 것은 우리나라의 서점 문화의 새로운 방향성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출판 인재 양성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토론 역시 주목할 만하다. 특집 좌담 섹션에서는 ‘책 문화 생태계 모색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대화가 실려 있다. 대화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출판 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굉장히 과소평가되어 있다. 앞으로는 문화와 문화 산업이 모든 산업의 중심이 되고 주축이 되어야 하는데, 문화 산업 중에서는 출판 산업의 비중이 제일 크다고 한다. 이렇게 규모에 비해 출판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약한 편이니, 인식을 변화 시키고 출판 산업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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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산업이 이렇게 굉장한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종이 출판물이 주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명확한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이다. 대화에서는 해외 대학의 사례를 들며, ‘퍼블리싱’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출판을 통하여 교육의 내용을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등의 출판의 확장성에 대해 특히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역시도 출판 인재 양성을 통해 문화의 성장을 이끌고, 출판을 통해 사람의 성장을 이끌자는 대화가 큰 주제였다.

 

마지막으로 ‘magazine in magazine’ 형태로 담겨있는 독서 매거진 ‘독서 경영’은 출판 산업보다는 사람과 삶에 집중하여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독서경영 vol.19'에서는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회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관계와, 그동안 느껴왔던 리더십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커서 밑줄을 그으며 읽기 좋았다. 또한 ‘청소년 독서 토론 전문가’ 지윤주 저자를 소개하며 청소년과 독서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게 <출판저널>은 출판 산업뿐만 아니라 활자와 사람 간의 관계를 풀어내며, 우리 삶에 출판 매체가 작용하는 모든 면모를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말했듯, 종이책을 사랑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현 출판 업계가 사양 산업이 되어가는 과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러나 이번 매거진을 읽으며 출판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심도 있는 인터뷰를 보며 출판 산업은 큰 규모와 탄탄한 구성원들을 바탕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다. 그러나 디지털 문화와 삶의 질을 쫓아가는 21세기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공존, 수용은 출판 업계를 더욱 탄탄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활자를 읽는 행위는 내면의 확장에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나오고, 짧은 글을 추구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라도 결국 활자는 살아남는다. 우리는 이제 활자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기술은 죄가 없다. 그 기술에 대응하는 인간의 자세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기술을 탓하며 운운하기엔 스마트화된 시대로 우리는 너무나 많은 풍요를 누리고 있다. 이제 디지털 혁명은 불가피한 일이다. 이제는 시대에 잘 맞추어 인재를 성장시키고, 문화를 이끌어가는 출판 세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종이책을 사랑하는 한 명의 애독자는 어떠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출판물이 계속 건승하기를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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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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