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운세? 나는 그런거 안 믿어. [사람]

사람들은 왜 운세를 찾아볼까?
글 입력 2020.01.02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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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올해 우리 삼재래. 굶어 죽을 사주라는데?”

 

얼마 전, 2019년을 보내며 송년회 겸 친구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한 친구가 이야기했다. 소띠인 우리의 2020년 운세가 별로 좋지 않단다. 그 자리에서 꽤 오랫동안 올해 사주며 오늘의 운세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주나 운세같이 나의 미래를 단정지어버리는 듯한 이야기들은 별로 좋아하지도 믿지도 않기 때문에 잠자코 듣고 있기만 했다.


사람들이 이토록 운세를 찾아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초록창에도 ‘오늘’이나 ‘올해’를 검색하면 가장 위에 볼 수 있는 검색어는 ‘오늘의 운세’, ‘올해의 운세’ 같은 것들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찾아보았다는 것일 테다.


 

바넘효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출처: 유튜브 채널 '시선뉴스'


 

사실 믿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나도 그 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 들었던 ‘심리학개론’ 수업에서 ‘확증 편향’적인 인간의 특성에 대해 배운 기억이 있다.


흔히 ‘바넘 효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미국의 서커스단을 이끌었던 곡예사 ‘바넘’이 무작위로 관객을 무대 위로 세워 직업이나 성격을 맞추는 이벤트를 했고 사람들이 놀라워 했던 일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이는 바넘이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했지만, 그는 모호하게 인간의 보편적인 특성에 대해 이야기 했을 뿐이었다.


이처럼 보편적 특징을 자신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현상을 ‘바넘 효과’라고 하며, 이 현상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확증 편향’적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설명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공감한다. 따라서 나도 평범한 사람인 이상, ‘확증 편향’적 특성을 지녔을 것이기 때문에, 나의 사주나 운세를 보면 왠지 모르게 믿게 될 것 같았고, 그래서 애초에 보지 않으려고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보통 운세를 봄에 있어서 좋은 것은 믿되 안 좋은 것은 무시하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 인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원체 의심 많은 성격의 나에겐 미래를 짐작해 주는 말들이 그저 괜한 걱정거리처럼 느껴지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새해 첫 날인 1월 1일이 되자마자 지하철에서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버렸다. 순간 내 스스로가 어이없고 황당했지만, 곧바로 ‘액땜’했다고 생각해 버렸다. 새해 첫 날부터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올해 다른 좋은 일이 생기려나 보다 하고 말이다.


나의 이런 모습이 “운세나 사주를 왜 믿냐”며 이해할 수 없는 듯 행동했던 나와 모순된다고 느꼈고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굳이 그런 걸 찾아서 보냐고 이야기 해 왔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을 막연한 ‘액땜’이라는 말로 위안 삼은 나나, 올해의 운세를 보고 걱정 하던 내 친구나 다를 바가 없는 게 아닌가 싶었다.


 

Untitled-2.gif

 


아마 내 친구를 포함해 운세나 사주를 믿는 사람들도 맹신하고 막연히 따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의 운세’, ‘올해의 운세’ 한 줄을 전적으로 믿는다기 보다는, 걱정과 불안에 대해 위로를 삼고 싶은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거 절대 안 믿어!’라고만 말할게 아니라, 너무 걱정되고 힘들면 운세도 한 번쯤 찾아보면서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다 싶은 순간이었다. 일부러 찾아볼 필요는 없지만, 힘들 때는 나의 운세 중 좋은 말만 쏙쏙 찾아 힘을 얻기도 하며 씩씩하게 또 한 해를 지 낼 수 있길 바래 본다.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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