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ICT] EP.2 - AI 작곡가, AI 화가도 '예술가'일까요?

Information & Culture technology
글 입력 2019.12.29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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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즉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쳐 왔는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살펴보고 그 중요성을 느껴보기 위해 두 번째 에피소드로 AI와 문화예술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AI란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로, 인공 지능을 의미한다. 기존의 컴퓨터는 본래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정해진 알고리즘대로 작동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AI란, 수많은 경우의 수 속에서 스스로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여, 마치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하는 고급 컴퓨터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AI 자체도 커다란 범위의 단어이며, AI가 적용되는 수많은 분야가 있지만, 가장 최근에는 바둑계의 유명 인사 이세돌 9단과 AI 인공지능 한돌(NHN 개발)의 바둑 대결에서 그것을 가까이 접해볼 수 있었다. 당시 이세돌 9단은 1승 2패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슈를 끌었던 인간과 AI의 공식적인 첫 바둑 대결은 지난 2015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었다.

 
 
[With ICT] EP.2
-
AI 작곡가, AI 화가도 '예술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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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는 공룡 IT 기업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으로, 자신감 있게 이세돌 9단에게 승부를 걸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당시 대부분의 매스컴과 바둑계 인사들은 인간 이세돌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둑은 가로세로 각각 19칸, 총 361개의 점으로 구성된 바둑판 위에 바둑돌을 두며 진행되는 게임이다. 바둑돌 한 수를 둘 때의 경우의 수가 250개 정도에 이르며 한 경기에 150수 이상 둔다고 가정하면 250의 150승에 달하는 경우의 수로, 이는 전 세계 원자 수보다 더 많은 수치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바둑은 각 수가 연결되는 게임이며 중간에 하나의 수가 달라질 때마다 결과에 미치는 그 파장은 엄청나다.

이러한 무한한 변수의 세계에서 인지적 기능을 활용하는 인간을, 그것도 바둑 분야 최정상의 고수를 알파고가 이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보란 듯이 4승 1패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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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장면
_ 출처 : 한국 기원
 
 
글의 서두에 AI에 대해 정의를 내린 대로, AI 기술을 통해 개발한 알파고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컴퓨터라는 점이다. 정해진 알고리즘 대로 바둑을 두도록 인간이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경기를 치르고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파고는 하루에 수천수만 판 바둑을 두며 학습하여 개발 1년 만에 수십 년 경력의 이세돌을 이길 수 있었다. 물론 심층적으로 들어가면 훨씬 복잡한 기술이 존재하지만, 이런 AI 기법을 바로 머신러닝 또는 딥러닝이라고 한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무감각해졌을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알파고가 인간을 이겼다는 것에 두렴움을 떠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 머신러닝이란 단순히 바둑의 분야가 아니라 다른 무한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며, 영화에서만 보던 기계에게 우리의 자리를 내주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알파고의 학습능력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하여 그동안 우리의 머리로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의료, 환경, 무인 자율주행차, 법률, 스마트폰 개인비서 등 전분야로 AI 기술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래의 다양한 핵심 서비스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AI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이제는 예술 분야로도 그 발을 넓히고 있으며 심지어 그 장르는 음악, 미술, 시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도대체 어떻게 적용된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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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3D 프린터로 탄생한 넥스트 렘브란트
이미지 : The Next Rembrandt

 

 

지난 2018년 10월,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 놓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AI 화가 ‘오비우스’가 그린 초상화 ‘에드몽 드벨라미’가 한국 돈 약 5억 원에 낙찰된 것이다. 이는 같은 경매에 나온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과 로이 릭턴스타인의 작품을 모두 합친 가격보다도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라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한, 미국의 거대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미술관의 협업하여 네덜란드의 대표 화가 렘브란트 반 레인과 비슷한 화풍의 그림을 그리는 AI 화가 ‘더 넥스트 렘브란트’를 개발했다.

 

이들의 학습 방식 또한 알파고의 머신러닝과 같다. ‘오비어스’에는 14~20세기에 그려진 초상화 1만 5000점을 입력시켜 이를 모두 분석하여 공통점을 찾아낸 뒤 스스로 자신만의 초상화를 그려내도록 한 것이며, ‘더 넥스트 렘브란트’는 렘브란트가 그린 초상화 346점을 안면인식 기술로 분석하여 렘브란트 유화에서 나타는 채색 및 드로잉 방식까지 재현해낸 것이다. 알파고를 만들어낸 구글에서도 AI 화가 ‘딥드림’을 키워냈는데, 빈센트 반 고흐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학습하여 고흐의 화풍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강남구 역삼동에 국내 최초로 AI 아트 전문 갤러리가 문을 열었으니, 궁금하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기존 미술 대가들의 화풍을 모방하여 재창조하는 수준이지만, 알파고가 바둑의 최정상에 올랐듯이 AI가 아주 새로운 화풍을 만드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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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AI 작곡가 또한 어떤 방식으로 학습하여 음악을 만들어 낼지 모두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AI 작곡가는 이미 2016년에 등장했다. 일본 소니 컴퓨터 과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플로우 머신즈'는 세계 최초로 2개의 AI 팝송을 제작했다. 1만 3000여 개의 곡을 분석하고 음악 스타일과 기술을 조합하여 ‘대디스 카(Daddy's car)’와 ‘미스터 섀도우(Mr. Shadow)’라는 음악을 만들어 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국의 유명 밴드 비틀스 스타일의 곡을 요구하자 ‘대디스 카’를 내놓았고, 재즈 스타일의 곡을 요구하자 미스터 섀도‘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IBM 사의 AI 왓슨(Watson)은 빌보드 차트에 오른 수만 곡의 작곡 작사 패턴을 분석하여 ‘낫 이지(Not easy)’라는 제목의 팝송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10월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세계정보기술대회(WCIT) 2019’에서는 사전 행사로 AI 콘서트가 열렸다. 클래식 음악을 AI가 실시간으로 작곡하면, 15개 국가 출신 100명의 인간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가 이를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 AI 작곡가는 세계 각 국가의 음악을 학습했다고 하는데, 이 콘서트를 기획한 이는 "기술계가 예술. 음악의 발전을 돕는 사례를 보여주고, 기술이 자신과는 거리가 먼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오케스트라를 보여주어 깨고 싶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AI 화가, AI 작곡가를 예시로 들어 보았지만 AI 소설가, AI 시나리오 작가까지 현재 AI 기술이 활용되는 예술의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바둑에서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었듯, AI는 예술에서도 인간을 뛰어넘을지 모른다. WCIT 오케스트라에서 본 것처럼 다양한 국가의 음악 조합을 만들어 내는 일은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기계가 만들어낸 예술 작품을 우리가 인정할 수 있을까? 조금 더 나가면, 어떠한 개발자가 AI 그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다면 그 개발자도 예술가인가? 많은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혹자는 AI가 만들어 낸 예술 작품을 보고 향유자들이 만족한다면, AI 프로그램 또한 예술가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누군가는 AI가 만들어낸 것은 단지 기계적인 학습에 불과하여 자신만의 감성과 의미가 담겨야 하는 예술작품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AI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의 삶에 끼어들어 우리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기보다 이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선인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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