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듀랑고" - 이 가족의 가장 은밀한 여행

가장 가깝고도 먼 존재, 가족이라는 이름
글 입력 2019.12.2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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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2세대 작가 줄리아 조의 <듀랑고>가 오는 1월 9일, 한국에서 초연한다. 먼저 작가 줄리아 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국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애리조나의 항공 우주 회사에서 근무하셨기 때문에, 애리조나에서 성장했고, 이 때문에 그녀의 작품의 배경은 주로 애리조나의 사막이다.

 

연극 <듀랑고>는 줄리아 조의 사막 3부작 중 한 작품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그녀의 시선에서 바라 미국과 그 속에서의 혼란스러웠을 그녀의 정체성. ‘사막’이라는 아름답지만 고립된 공간이 주는 고독의 감정. 이러한 감정 속에서 피어난 작품들은 줄리아 조의 시선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나는 항상 사막이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또한 매우 고립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왔다. 내 연극에는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일종의 탐험이다. 하지만 확실히 고독이라는 주제가 있다. 사막은 그 고독을 반영한다. 애리조나에서 자란 것이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듀랑고는 본래 미국 콜로라도주의 남서부에 있는 도시이다. 작품 <듀랑고>는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에 사는 한국계 가족이 듀랑고로 떠난 여행 중 겪는 가족 간의 갈등과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치유의 과정, 가족 간의 사랑 등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 <듀랑고>에서는 최근 많은 작품에서 이야기된 사회적 메시지나 사회적 이슈는 존재하지 않는다. 커다란 담론은 없지만, 우리가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가족 간의 갈등에 관해 이야기 한다. 가족이란, 내가 선택할 수 없이 이미 결정된 존재이다. 누군가에겐 가족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누군가에겐 짐이 되는 존재로 남는다.

 

나에게도 가족은, 필연적인 존재이다. 내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준 나의 원천이자 나를 세상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 하지만 그만큼 갈등도 겪는다. 그럴 때마다 내가 선택하지 못하고 이미 결정된 이 존재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힘들고 고민이 된다.


나에게 가장 가깝고도 먼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나를, 그리고 이 세상을 이해하는 첫 번째 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우주를 받아들일 때, 나를 세상에 있게 한 원천과 가장 가까운 행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우주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자음 하나 차이로 가족은 나에게 힘이 될 수도, 짐이 될 수도 있다. 그 자음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큰 노력이 필요하고, 때론 지치고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단어를, 문장을, 또 다른 세계를 찾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이들, 나와 가장 가까운 이들. 하지만 그렇기에 서로에게 가장 아프고 깊은 상처를 주고받는 존재. 많은 아픔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런데도, 가족은 필요하다. 줄리아 조의 작품 <듀랑고>를 통해 일상적인 가족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시놉시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Arizona) 주에는 어느 한국계 가족이 살고 있다. 한국계 이민자 아버지 이부승(56),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첫째 아들 아이삭 리(21), 전국 수영 챔피언인 둘째 아들 지미 리(13). 이들에게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부승 아내의 빈 자리는 여전히 크다. 어느 날, 아들들을 위해 20년 넘게 성실히 일해 온 부승이 은퇴를 4년 앞두고 정리 해고된다. 마치 교통 사고를 당한 것처럼 혼란스럽다. 모든 게 막막하기만 한 부승은 아들들에게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한다. 목적지는 콜로라도(Colorado)의 듀랑고(Durango). 어쩌면 이 여행이 부승의,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 줄 지 모른다. 각자의 아픔을 숨긴 채 이들은 차를 타고 길을 떠난다.
 
듀랑고로 가는 길 위에서 부승은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이고 아이삭과 지미는 이에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공감도 잠시, 집을 떠나 온 거리만큼 이들 사이의 거리도 점점 멀어져 간다. 서로 가까워지려 하는 모든 노력은 길을 헤매게 만들 뿐이다. 사막을 넘고 주 경계선을 넘어 마침내 도착한 기차역에는, 듀랑고로 가는 표가 없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도 갈 수 없어 부승은 망연해지고, 화가 난 아이삭은 자신과 지미의 비밀을 폭로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들들에게는 비밀이 있었고, 가족 관계를 지탱해 줬던 아내는 이제 없다. 부승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지 모른다. 집에 돌아 온 부승 가족은 말없이 앉아 있다. 하지만 곧 아이삭과 지미는 부승을 위로하며 다시 가족의 일상을 회복하려 한다. 방황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끝내 흩어지지 않는 가족의 사랑이 드러난다.

 


듀랑고 티저 2.jpg

 

듀랑고
- Durango -


일자 : 2020.01.09 ~ 2020.01.1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TEAM 돌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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