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의 미래를 길게, 출판저널 514호 [도서]

글 입력 2019.12.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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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이우와르던 도서관



2019년 최고의 도서관으로 선정된 네덜란드에 있는 ‘리이우와르던 도서관’은 감옥이었던 곳을 업사이클링 및 리모델링해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범죄자를 수감하여 징역형을 내리는 것보다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거나 벌금형을 내리는 것에 더 주력하였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져 교도소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고 한다.


혐오 시설이라고 볼 수 있는 감옥을 개조하여 공공의 장소이자 문화단지라는 일상의 예술지로 만든 이곳의 계단은 활력과 즐거움, 자유와 용기, 사교성의 의미가 있는 주황색을 포인트 인테리어로 그 의미까지 더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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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가 필요 없게 된 이유부터 최고의 도서관으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 모두 놀랍다. 사람과 장소 모두 리싸이클링에 성공한 그들이 대단하기도 하다. 남해에 놀러 갔을 때, 폐교된 학교를 예술관으로 탈바꿈한 ‘해오름예술촌’에 방문한 적이 있다.


옛날 물건부터 중세시대 기사가 되어보는 체험, 학교 정문에 드넓게 펼쳐진 초록색 식물들과 조각품들 그리고 카페와 작은 동물농장까지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놀랐었다. 폐교, 폐가, 폐건물로 자칫 흉물스럽게 내 버려진 것을 이토록 싱긋하게 제2의 공간으로 만든다는 건 사람에게도 장소에도 의미 있는 일이다.


업싸이클링한 리이우와르던 도서관을 ‘내 몸을 내 인생을 업싸이클링하도록 도전받게 하는 곳이자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현재를 재즈처럼 품어내는 재즈바와 같다.’고 말한 작가의 말이 감명 깊다. 당장 현재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미래까지 생각하는 문화 재생과 그 공간이 된 도서관에 담긴 의미는, 내게 인생 혹은 공간을 ‘길게 볼 줄 아는’ 눈을 선물한다.


 

 

서점의 변신과 공간의 재창조



그동안의 서점은 책을 팔기 위한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편안하게 쉬며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변화되고 있다. 나 역시 도서관에 책이 없는 경우에는 서점으로 향한다. 다양한 책들과 빠르게 업데이트되어 책장에 꽂히는 책들이 있는 서점은 참 매력적이 공간이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들고서 책장에 기대거나 바닥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을 자주 보기도 한다.

 

한 번은 인문학책을 사러 갔다가 잡지를 사 들고 나온 적이 있었다.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손바닥 크기의 책보다 에이포 용지, 비포 용지 크기의 잡지와 포토북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아예 자리를 잡고 볼 수 있게 의자가 설치된 곳도 있었기에 잠시 책 구경하러 왔다가 다른 책을 사 들고 나올 수 있는 긍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과 일본에서는 서점에 컨셉을 부여하고 입장료를 받는 서점이 있다고 한다.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책을 구매할 시, 입장료만큼 할인해 주며 방문객의 30%가 책을 산다고 한다. 독자와 책을 연결하는 긍정적 시도는 서점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는 단순하게 책을 정렬해 놓는 것이 아닌, 고객의 경험과 취향을 바탕으로 한 북마스터의 큐레이션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같은 기술을 도서에도 접목하려는 요즘의 변화는(북리더, 전자책 등), 서점이 독자들을 책의 세계로 안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임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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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뉴스와 주요 이슈



소비자의 세대교체, 소비 방식의 변화, 기술의 발전,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 등은 출판계에도 여지없이 영향을 미쳤다.

 

유튜브를 통해 책을 홍보하는 ‘유튜버셀러’의 영향력과 앞서 말한 ‘서점의 도서관화’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그에 따라 출판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과 제도가 이슈화되는 한편, 사람의 손때가 묻은 책을 다시 출판사로 반품되는 경우에의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한다. 서점에서 사용감이 느껴지는 책을 볼 때면 참 안타깝다. 책을 꾹 눌러 완전히 펴서 보는 이들, 제 책 인양하는 이들의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책이 영상과 오디오로 진화 중인 것 또한 눈여겨볼 점이다. 텍스트 중심에서 영상이나 오디오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과 성우의 목소리의 음성합성형 오디오북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눈을 감고도 그 책이, 성우의 연기와 목소리가 담겨 독자의 귀에서 열린다는 것은 편리성이나 생생함이 큰 이점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한다. 아직은 종이책을 더 선호하는 나지만, 편의나 호기심으로 시작해 그 매력에 빠질 날이 머지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책, 서점, 출판, 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그 안에 많은 이의 노고가 있음을 새삼 느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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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휘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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