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엇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는가? [사람]

가해자는 당당하고 피해자는 숨어야만 하는 세상
글 입력 2019.11.3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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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타까운 소식을 또다시 접하게 되었다. 지난 26일, 우리에게 많은 기쁨과 행복을 주었던 카라의 故 구하라는 향년 28세라는 너무도 젊고 아름다운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무엇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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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조심스럽고, 다 알 수는 없는 일이기에 감히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작년 화제가 됐던 그녀가 당한 디지털 성범죄가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건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해 9월, 그녀와 그녀의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 씨가 연인 구하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언론사에 제보 하며 사건은 수면위로 드러났다. 그들의 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종범 씨가 그녀의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고, 싸운 뒤 그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그녀를 협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연예인의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하는 명백한 범죄이고, 그녀는 범죄의 피해자였다.

 

 

 

디지털 성범죄


 

흔히 말하는 리벤지 포르노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이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하지만 리벤지 포르노라는 단어 자체가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단어이기에, ‘디지털 성범죄’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에서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범죄지만, 대다수의 피해자는 자신이 나온 영상이나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삭제가 쉽지 않아 그 피해는 매우 크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불법 성 착취 물 유통 사이트 ‘소라넷’은 이렇게 불법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하여 공유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웹하드 카르텔’이라는 거대한 체계가 드러났는데, 가해자들이 여성의 몸을 불법으로 찍어 사이트에 올리면, 사이트는 그 동영상으로 이익을 얻는 구조이다. 디지털 성범죄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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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숨고, 가해자는 당당한 세상


 

자신의 몸이 본인도 모르게 어떤 사이트에,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수치스럽고 끔찍한 일이다. 게다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돌아오는 사람들의 시선과 2차 가해가 피해자들을 숨게 하고 소리 내지 못하게 한다. 반면에, 가해자들은 매우 당당하다. 심지어 그들은 불법 촬영한 영상을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과 함께 공유하며 즐긴다.

 

가수 정준영과 그의 친구들이 집단으로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불법으로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 수많은 여성의 몸을 불법으로 촬영하였는데, 이 사건이 드러나면서 피해자인 여성들은 여러 추측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고, 2차 가해 또한 피할 수 없었다.

 

최근,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면서, 성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특례법이 법안을 통과하였다. 영리 목적으로 불법 촬영 영상을 유포할 경우, 벌금형이 아닌 징역 7년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기존에 처벌받지 않던 셀프 촬영물 불법 유통도 징역 5년 이하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지난 29일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은 1심에서 각각 정준영은 징역 6년, 최종훈은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와 고통은, 어떠한 처벌로도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의 피해와 고통에 비하면 처벌 수위는 매우 약하고, 가해자를 잡는 것이 어려우므로 실제로 처벌받는 가해자의 수는 적은 것이 사실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과거부터 이어져 왔지만, 그 심각성이 대두된 것은 최근이다. 과거에는, 이런 범죄가 일어나도 피해자들을 향한 시선 때문에 그들은 피해 사실조차 알리지 못했고, 숨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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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식과 시선을 바꿔야 한다.


 

이렇게 디지털 성범죄는,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불법 촬영의 수단과 방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여성이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가해자는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왜 피해자는 피해를 보고도 숨어야 하고, 가해자는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당당할 수 있는가? 반대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왜 범죄의 피해자는 숨는데,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고, 가해자는 처벌받을 수 있게 피해자를 도와주고 격려하며 용기를 낼 수 있게 지지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을 두렵게 하는 것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사회의 시선일 것이다. 사회에서 피해를 본 자를 보는 시선은 매우 가혹하고 냉정하다. 하지만 피해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 잘못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있는 것이다. 가해자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을 향한 2차 가해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앞으로는, 이런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가해자는 가혹하게 처벌받고 피해자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피해자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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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누구보다 멋있고 용기 있던 그녀에게 감사하며, 그곳에선 아프지 않고 당당하게,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故 구하라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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