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와 포스터만 봐도 머리가 아픈 이 연극은 도대체 뭘까?
사실 난 연극에 관심이 없었다. 이는 엄청난 오만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이 많은 공간 안에서 최대를 표현해내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썩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대게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연극이 많았기 때문에 그리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더랬다.
하지만 난 시놉시스만 읽고 이 연극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시놉시스만 읽고도 머릿속에서 만화를 그리듯 장면이 그려지고 그 이미지가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이 흥미로운 주제를 놓칠 수 없었다. 어쩌면 그 안에서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 지도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유쾌한 유머가 어우러진 캐릭터들의 개성과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우리 모두 작은 강박관념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다들 조금씩은 미쳐있지 않은가!
- Le Suricate Magazine
강박증 그거 나도 있는데?
리뷰를 보다가 어 내가 언제 이 연극을 보고 리뷰를 썼지? 싶은 게 바로 이거였다. 물론 정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내 생각과 같았다는 뜻이다.
어릴 때에 VOD 방송을 볼 때에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흐름을 놓친 적이 있다. 따지고 보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불필요한 것들을 놓쳤음에도 불구하고 꼭 그걸 다시 앞으로 돌려봤다. 당연스럽게 언니는 짜증을 냈고 그때 나는 내 행동이 조금 이상하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몇 년간 티비를 계속 돌려봤다.
티비를 돌려 보는 강박증은 어느 순간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이외에도 책상에 물건을 각을 맞추어서 놓는다던가 과제를 제출하기 전에 불필요할 정도로 여러 번 검토를 한다던가 하는 등 여러 강박증들과 함께 살고 있다. 생각해보면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강박 관념도 참 많을 거다.
코미디로 풀어낸 강박증
프랑스 코미디의 왕 로랑 파비(Lauraent Baffie) 작가
기다림에 지친 여섯 명의 강박증 환자들이 대기실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부터 웃음이 나온다. 자신의 강박증을 숨기기 바빠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라는 아주 디폴트적인 생각을 깨고 이들은 입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는 웃음과 함께 질병에 대한 공유로 공간 안의 모두에게 용기를 주고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간이 지나고 하루하루 지나며 웃을 일이 이리도 없어졌다. 하기야 하루에 나는 몇 번을 웃었고 몇 번의 강박적인 행동을 보였는지 뭐가 중요한가. 더 이상 숨기지 않아도 된다. 침묵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껏 웃고 표현해도 좋다. 연극을 볼 때만은 관객 모두가 여섯 명의 강박증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대기실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 내려놓아도 좋다.
그러니 우리는 이런 연극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