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직은 어려운 미술관 탐방하기 [시각예술]

글 입력 2019.11.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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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읽다가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했다. 교육 수준에 따라 유럽 국가별로 미술관 방문율을 표로 나타낸 것이었다. 학력이 높을수록 방문 또한 높았다.

 

그러나 필자는 다른 사실에 주목했다. 학력 수준이 미술관 방문 빈도와 비례하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비율은 20%를 넘기지 못했다. 더불어 그 자료는 1969년에 출판된 책에 있는 내용으로, 미술관 관람이 아직 마이너한 현재의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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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책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관이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신비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물들로 가득 차 있음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구절이 있다. 미술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통 가지고 있는 선입견 중 하나이다.

 

일전 <베르나르 뷔페전>에 함께 가자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은 “미술 잘 몰라서 안 갈래.”라고 말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전시회의 도슨트가 재밌어서 “그분이 도슨트 계의 BTS이자 엑소다.”라고 말해주자 그때 좀 흥미를 느끼기기 시작했다.

 

전시회 관람이 영화 관람 비용과 비슷하고 접근성도 상승했지만, 아직은 생경한 문화라고 본다. 분명 사람들은 학교에서 예술교육을 꾸준하게 받아왔고 미술사, 작품 기법, 특징 등 기본상식을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미술관에 가기까지의 거리는 물리적 거리에 심적 거리를 합친 만큼 상당히 멀게 느껴진다.

 

이럴 때면 부르디외가 주창한 아비투스와는 무관하게 사람마다 타고나는 미적 감각이 존재하는 것 같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기준과 취향이 각자 다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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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서울 전시 포스터

 

 

비교적 단순하거나 일상에 밀접한 문화를 소비하길 원하는 층도 존재한다.

 

디즈니 전시회, 에르제 땡땡 전시회처럼 잘 알려진 캐릭터를 소재로 한 전시회는 관람 장벽이 낮고 가족 단위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 또한, 브랜드가 제품을 가게에 전시하는 것을 넘어서 전시회를 개최하여 브랜드의 역사 변천과 지금까지 생산한 제품 컬렉션을 한눈에 보여주기도 한다.

 

2017년 동대문 DDP에서 열린 루이비통 전시회가 그 예시이다. 이 전시 소식을 들었을 때, 박물관과 갤러리를 합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전시라고 생각하였다. 지금 사용되는 소비재가 고요한 전시회장에 작품으로 올라온다는 걸 누가 쉽게 예상할 수 있을까?

 

전시회를 꺼리는 이유에는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도 있다. 흔히 작품 사진 아래에 쓰인 해설은 일반인이 수용하기에는 어렵거나 공감이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예술을 배운 전문가의 글을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 간극에서 작품을 보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쟁점은 이 어렵다는 인식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시회에서는 일정 시간 도슨트뿐만 아니라 해설 오디오 기기를 대여를 통해 관람객들이 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외에도 도록, 3D 전시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관람객이 작품 보기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예술을 보는 시선에 정답은 없으며 각자가 보는 시선이 곧 답이기 때문이다. 작품 그 자체도 중요하나 그것을 본 우리의 느낌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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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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