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김광석의 노래로 담아낸 우리 시대의 초상화 - 바람이 불어오는 곳

글 입력 2019.11.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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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생각나는 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리고 김광석 가수의 곡들을 모티브로 만든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오랜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대학로에 나섰다. 토요일 저녁즈음이 되어서 그런지 골목마다 사람들이 넘쳐났고, 부모님이 환하게 웃으시며 옛날에 데이트할 때가 생각이 난다고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잘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의 공연장인 SH 아트홀에 가기 전에 부모님이 꼭 사진을 찍고 싶다고 나를 이끈 곳이 있었는데, 바로 대학로 ‘학전 소극장’이었다. 앞에는 김광석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다. 김광석이 생전에 노래하던 곳이라고 했다. 이제는 음악이 그때와는 세대가 교체되어 가지만, 많은 장년층의 가슴 속에는 그가 처음 노래하던 곳까지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진한 향수로 기억되는구나, 싶었다.

 

SH 아트홀은 생각보다 큰 규모는 아니었다. 그랬기에 표를 받기 위해 밖으로 길게 줄을 서게 되었는데, 기다리시는 분들은 예상대로 다른 공연보다 연령층이 조금은 높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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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제19회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팀 금구대학교 동아리 밴드 '바람' 멤버들은 밴드 활동을 하며 대학시절 꿈과 사람 그리고 우정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멤버들에게는 자신들의 인생에서 꿈을 꾸고 노래를 하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다. 멤버들은 밴드 활동을 평생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군대, 취직, 결혼, 육아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바람 밴드는 자연스럽게 유명무실화된다.
 
20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무미건조한 일상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고 있는 멤버들은 문득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 밴드 멤버들은 누군가의 편지가 라디오 DJ의 목소리로 나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라디오에선 지금은 폐지된 MBC 대학가요제를 추억하는 DJ의 이야기와 함께 제19회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바람 밴드의 '와장창!'이 흘러나온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의 주요 테마는 젊은 청춘들의 밴드 도전기, 성취, 행복과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며 하나 둘씩 꿈을 포기하는 모습, 그리고 이제는 장년층이 되어버린 옛 시절의 청춘들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자신의 곡들을 들으며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청춘의 열정을 바쳐 무언가에 몰입하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좌절을 느끼고, 이내 어른이 되어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는 테마 자체는 여러 예술 작품에서 널리 쓰이는 소재이지만, 본 공연에서 위의 주제가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상황에 맞는 김광석의 가슴을 적시는 노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광석의 대표 노래들만 들어보고 들어갔는데도, 주인공 이풍세가 후배 김상백과 함께 군 생활을 하러 들어간 일화에서 연주되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니, 김광석의 노래에 참 딱 들어맞는 플롯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기 때문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서른 즈음에’ 반주가 나온 순간 나 또한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 이 공연을 관람하는 대다수 연령층이 4~50대로 비교적 연령층이 높은 만큼 ‘바람’ 밴드 멤버들의 추억 회상 장면에서 보다 공감이 되고 의미 있게 다가왔을 사람들도 젊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공연보다 많을 것으로 느껴졌다. 본 공연의 특징은 뮤지컬이라고 하면 곡에 맞춰 역동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공연은 기타, 젬베등의 악기를 하나씩 잡고 앉아서 노래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어쿠스틱 뮤지컬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셈이다.


중간중간의 1인 5역 이상을 한 이춘복의 재치 있는 멘트는 이 공연을 관람하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때로는 자조적으로, 때로는 배꼽을 잡고 웃게 하는 멘트들은 자칫 음악 감상으로 루즈해질 수 있을 공연에 더욱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공연의 말미에는 이른 나이에 요절한 김광석을 추모하는 장면도 나온다.


내 맘 속에 빛나는 별 하나
그대의 슬픈 마음을 환히 비춰주는 사람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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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글귀와 함께 국화 한송이가 나오는데, 그의 죽음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은 세대이지만 숙연해지는 분위기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젊은 재능 있는 음악가의 이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쌀쌀해져 가는 날씨 속, 아름다운 김광석의 노래와,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포스터.jpg

 





바람이 불어오는 곳
- 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 -


일자 : 2019.11.15 ~ 2020.01.05

시간

11.15 ~ 11.29

화/수/금 저녁 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 4시

 
11.30 ~ 12.29
화/수/목/금 저녁 7시 30분
토 오후 4시
일/공휴일 오후 4시
12.25 오후 4시
 
12.31 ~ 01.05
화/목/금 저녁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01.01 공연 없음

장소 : 대학로 SH아트홀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40,000원
 
기획/제작
LP STORY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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