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5분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영화]

글 입력 2019.11.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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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간대의 작품들 중 이탈리아 단편 특별전을 보기로 했다. 단편 영화를 몇 개 본적이 있는데 어떨 때에는 ‘이게 뭔 내용이지?’ 싶을 때도 있었고 ‘와, 정말 짧은 시간을 잘 살려서 만들었다.’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도 있었다. 여태 봤던 단편 영화, 단편 애니는 모두 우리나라 작품이었기 때문에 이번엔 외국 작품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시간대를 보던 중 이탈리아 단편 특별전이 호기심을 자극하여 이를 보기로 하였다. 영화관에서 단편 영화 여러 편을 연달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새로웠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이었다.

 

 

 

벨리시마


 

첫 작품의 제목은 아름답다는 뜻의 벨리시마였다. 클럽에서 다른 여자와 입을 맞추고 있던 남자친구를 목격한 베로니카는 자신의 외모를 자책하며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다.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과 함께 화장실 칸에 숨어있던 와중 자신의 목소리에 매력을 느낀 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그의 말에 자신은 아름답다며 마음을 다지고 나오자 막상 그 남자는 시선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 순간 새로운 인연이 그녀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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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는 자신이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며 외모에 자신감을 잃은 채 화장실 칸에 숨어버렸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아름답다고 한 사람이 있었다.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에도 그녀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 사람도 있었다. 아름다움의 요소는 외모 외에도 다양하며 아름다움의 기준도 상대적이고 다양하다.

 

그렇기에 자신을 자신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외모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고 나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

 

 

 

매직 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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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매직 알프스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 사이드와 그가 키우는 염소 살리마는 마침내 이탈리아 국경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당국에서는 어떤 질병을 갖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염소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사이드는 자신의 염소 살리마와 함께 알프스에 가서 눈을 보기로 약속했다며 그녀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원했지만 결국 살리마는 입국 허락을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하지만 살리마를 향한 사이드의 마음 때문이었는지 이후 난민들의 동물들 또한 입국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살리마와 함께 알프스에 가서 눈을 보고자 하는 사이드의 마음은 간절했다. 화장실 칸에 들어가 살리마를 입국시켜달라고 저항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설득하고자 했다. 하지만 정부의 결정을 한 사람이 꺾기는 쉽지 않았다. 살리마를 데리고 갈 수 없게 된 사이드가 배게 속 깃털을 살리마에게 뿌려주며 마치 눈을 맞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무언가를 간절하게 아끼는 마음은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새로 온 이웃


 

그 외에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새로 온 이웃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었다. 내용과 표현 방식 모두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백인 우월주의자인 아이의 아빠는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외국인 가족에게 큰 적대감을 느끼고 그들이 자신의 집에 넘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러한 그의 태도에 옆집 아저씨 또한 그에게 적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두 집의 아이들은 서로를 반가워하며 놀고 싶어 한다. 어른들이 집 사이에 높게 울타리를 짓는 사이 아이들은 놀기 위해 울타리를 올라타고, 결국은 울타리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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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곧잘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기준들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 아무런 악의도, 기준도 없는 아이들이 그로 인해 고통 받곤 한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짓는 가장 큰 죄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어른들이 변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준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여 더욱 내용이 와 닿았던 것 같다. 두 집의 어른들이 서로를 싫어하는 모습을 오버스럽게 표현하고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며 노는 아이들과 그 울타리가 무너져버리는 모습 등이 애니메이션이었기에 더욱 효과적이고 익살스럽게 보여졌다.

 

*

 

단편 영화를 여러 편 연달아 보는 경험은 색달랐다. 15분 정도 길이 속 담겨있는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다. 이러한 단편 영화제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는 점 또한 의미 있었다. 문화 예술에 있어 내가 알지 못해 즐기지 못한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고 즐기고 싶다.

 

 

[윤혜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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