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망에 대한 다채로운 고찰,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도서]

글 입력 2019.11.0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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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away Magazine

- vol.2 The Runw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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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을 가득 짊어진 채

자켓으로 얼굴을 덮은 사람의 사진이

인상깊은 매거진 표지

 


사람마다 도망을 치는 법은 가지각색이다. 누군가는 갑작스레 비행기 표를 끊어 멀리 떠나버린다. 누군가는 현실과의 적당한 타협을 통해 자신만의 장소로 숨어들기도 하고, 반대로 이름 모를 다수의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가기도 한다.

 

그 방법들은 다양하지만 결국, 도망을 친다는 것은 현재 나를 짓누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 이번 하이드어웨이 클럽의 두 번째 매거진 vol.2 The Runway는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도망'에 대한 다채로운 고찰을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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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매거진은 '도망'을 주제로 한 총 18가지의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어떤 이야기는 사진의 형식으로, 어떤 이야기는 인터뷰 혹은 에세이의 형식을 띈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도망에 대한 에디터들의 다채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내부의 편집도 깔끔하고 좋았지만 사실 가장 좋았던 것은 책의 외적인 부분이었다. 보통의 매거진처럼 두껍거나 커다랗지 않아 가방에 넣어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거기에 알찬 구성까지 곁들여지니 가방에 넣어다니며 이곳저곳으로 내 나름의 도망을 실천하는 와중에 읽기에 알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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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공감하며 읽었던 꼭지 중 하나인 Essay <오늘 밤도 고양이는 도망을 친다>.

 

글쓴이는 죽어도 자신과 함께 잠을 자지 않는 고양이 뭉치의 이야기를 전하며 관계가 무르익을 때 도망을 치곤 했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것이 깊어질 때는 멀리 멀리 도망을 치고, 결국 후회하고 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그들을, 그리고 자신을 '직업적 관계 도망자'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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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다가 스쳐지나가버린 사람들. 모두들 한번 쯤 슬며시 고개를 드는 후회라는 마음 때문에 그들에게 연락을 다시 해볼까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는 그 사람의 인생으로부터 도망친 것은 자신의 결정이기에 의연히 받아들이겠다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도망에 대한 대가는 도망을 결심한 우리가 치루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의연하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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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어웨이 매거진은 도망에 대한 단상들을 나눌 뿐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들도 제시한다. Place <골목/ 가자 쉽고 빠른 도망이 필요할 때>에서는 갑갑한 도시를 견디지 못할 때 잠시 숨 돌릴 틈을 주는 골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소 머리가 복잡해질 때면 잘 모르는 동네를 하염없이 걷길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안성맞춤인 내용이었다. 자주 가던 합정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잘 모르는 북촌 계동길 및 한남동 골목과 그곳에서 가 볼 만한 소소한 가게들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시끌벅적한 번화가와 멀리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 근처에 이런 골목길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 다음번 도망의 행선지는 이곳으로 해야겠다.

  

 

어떤 도망은 억울하다. 어떤 도망은 짜릿한데. 심지어 귀엽게 느껴지는 도망까지 있지 않나. 도망만큼 복잡다단한, 그래서 다채롭고 풍성한 레이어를 지닌 행위가 또 있을까. 수많은 콘텐츠들이 도망의 표정과 풍경을 그리는 이유다.

 

-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또 어디로 도망가세요> 中

 

 

이번 매거진을 읽으며 삶을 살며 도망을 생각하는 것이 나 뿐만이 아니구나 했다.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저마다 나름대로 도망을 고민하고, 도망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에디터들의 콘텐츠를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도망을 옅보면서 한동안은 도망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위안을 얻어간다.

 

 


 


하이드어웨이 클럽

In hideaway, we will fine a way

 

하이드어웨이 클럽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크루입니다.더 많이, 더 풍부하게 이야기돼야 할 모든 것들의 hideaway를 지향하며, 고루해진 일상적 가치와 삶의 태도를 낯선 시선으로 발견하고자 합니다. 평범해서 시시하고 거창해서 고독한, 아주 사사로운 마음들을 포착하고 그 마음들을 모아 다채로운 형태의 비주얼과 텍스트로 전달합니다. 이 작은 은신처 속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새로운 길을 찾을 것입니다.


 

*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 Vol.2 The Runaway -


펴낸곳 : 하이드어웨이 클럽

분야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규격
가로 160mm X 세로 220mm

쪽 수 : 144쪽

발행일
2019년 09월 26일

정가 : 14,000원

ISBN
979-11-967057-0-1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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