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자인 그리고 휴머니티 "2019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시각예술]

디자인으로 만나는 나와 우리의 삶
글 입력 2019.10.3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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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Y
사람 사는 세상, 따뜻하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9 GWANGJU DESIGN BIENNALE
2019.09.07. - 2019.10.31.

 

 

광주에서는 매년 비엔날레가 열린다. 짝수 해에는 현대미술과 실험적인 미술이 주를 이루는 비엔날레, 그리고 홀수 해에는 동시대 디자인 문화를 살필 수 있는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린다. 1955년부터 시작된 광주 비엔날레는 광주시민들과 국·내외 문화 향유자들에게 예술로서 시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디자인의 근본적 가치는 사람중심의 사고에서 시작되며, 나아가 인류 공통가치를 창출하는 차의와 혁신의 도구로서 디자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Humanity’를 통하여 근본적인 디자인 가치와 역할을 깊게 탐구하며, 지속가능한 사회와 인류 공동체를 위한 디자인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 전시도록 中

 

 

올해 전시는 인간다움과 ‘human + community’의 결합을 의미하는 ‘Humanity’가 주제이다. 디자인과 휴머니티의 상관성 그리고 이를 예술로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를 기대하며 전시를 관람했다. 인상 깊게 보았던 세 개의 전시관과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주제관 : 사람을 노래하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관이다. 전시는 ‘노래의 기억을 따라’, ‘사람을 노래하다’, ‘우리 안아주기’, ‘함께 따뜻해지기’라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개인에서 공동체 더 나아가 나를 둘러싼 환경으로 확장되는 형식을 디자인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람과 가장 가까이서 미적 가치를 전하는 디자인이 사람과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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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y Ⅱ, 정인(닷밀)

 

 

4면의 벽에서 끊이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 사람이 계속 움직인다. 걷기도 뛰기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인다. 이는 사람다움에 방향성을 맞춘 작품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작품 속에 비춰지는 나 그리고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게 된다. 예술 작품을 매개로, 감상자들은 세상을 이루는 가장 큰 요소인 ‘사람’ 자체를 깊이 탐색할 시간을 갖고, 하나의 집단을 이루는 ‘우리’를 마주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상생의 사회를 꾸려야 함을 체감하게 만든다.

 

작품에서 나는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우리를 타자화시켜 바라본 것 같았다. 그리고 빛에 의해 비춰지는 내 모습이 작품 속 사람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꼈고, 한 공간에 있는 관객들에게 유대감과 애착감이 느껴졌다.

 

 

 

2. 국제관 : 다음 세대에게 주는 선물


 

두 번째 전시장에서는 건축과 디자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바우하우스의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이들의 가치관과 역사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전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을 가장 중점으로 둔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을 살펴보며, 그들의 명성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이유와 더불어 어떤 점을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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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ition 59A / Composition 59B , 정보영

 

 

바우하우스의 모더니즘적 특징, 현대 한국 사회, 전통적 한국의 미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모더니즘의 형태, 아파트 평면도, 조각보 기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작품 속 평면도 같은 공간에 거주하고 있다. 이곳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선, 면, 용도를 고려하여 조화롭게 공간을 조각한다. 작가는 이 점에 주목하여 바우하우스의 디자인과 한국의 조각보를 함께 조합함으로써 오늘날 한국의 시대상과 정체성을 재조명 한 것이다.

 

현재와 과거의 우리 그리고 바우하우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사람에 집중한 디자인을 펼쳤기에 지금까지 그들의 가치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것 같다. 디자인이 인간 삶의 가장 근본적인 주거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떠올려본다.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펼쳤던 바우하우스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디자인과 삶의 관계를 곱씹어 본다.

 

 

 

3. 기업관 : 사람, 사람들을 위한 기술


 

해당 관에서는 급변하는 기술과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게 한다. 사람을 위해 그리고 사람과 함께 변해가는 기술력은 디자인과 결합하여 인간애(humanity)를 실현하게 만든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한 많은 기업들의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소규모 회사부터 애플사까지, 기술이 휴머니티를 실현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할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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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 소리를 걸다 , NAPAL 기업

 

 

액자 그리고 스피커의 만남은 미와 기술력을 모두 갖추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음악과 공간을 예술작품으로 완성시킨다는 NAPAL사의 전략은 기술과 사람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한 듯하다. 사람의 공간에 녹아든 최신식 기술력은 휴머니티를 실현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삶을 풍요롭게, 공간을 아름답게 만듦으로써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은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존 인테리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이들의 제품은 기술과 디자인의 무한한 발전을 상상하게 했다. 무궁무진한 미래에 기대감을 품게 하여 세상과 내 터전에 어떠한 변화가 찾아올지 생각해 본다. 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간을 잇는 디자인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즉 기술, 인간, 디자인의 세 관계를 총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약 31만 명의 관객을 유치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휴머니티’라는 주제를 디자인을 통해 깊고 흥미롭게 전달했다. 과거의 바우하우스부터 현재의 지역의 다양한 기업들까지 디자인은 우리 삶에 가장 가까이 있음을 체감했다. 아마 디자인은 계속해서 중심점에는 사람 그리고 그 중심점으로부터 다양한 선을 연결하여 기술, 건축, 제품 등의 가치를 펼쳐나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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