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취미 길라잡이(3) - 필름카메라에 대해서 [문화 전반]

필름카메라에 대해서
글 입력 2019.10.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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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함 된 사진들은 모두

직접 찍은 필름 사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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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야흐로 레트로의 시대이다. 레트로, 일명 ‘복고’라고 불리는 이 흐름은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20년간 우리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었다. 새로운 21세기, 밀레니얼 세대, 디지털 시대, 뉴 미디어 등등 사회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갔고 사람들은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급히 뛰어다녔다.

 

어쩌면 이제 그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 지쳤었는지도 모른다. 고리타분하다고 여겨졌던 과거의 문화들이 새롭게 여겨질 만큼 멀리 와버렸던 것일 수도 있다. 하나 둘 나타나던 예전의 분위기들이 어느새 주류가 되어가고 과거의 유행들은 이제 추억을 위해서가 아닌 새로움을 위해서 다시 소비되기 시작한다.

 

유행을 선도하기보단 주로 따라가는 사람으로써, 나 또한 이런 레트로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중 가장 나의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필름 카메라’였다. SNS에 하나 둘 올라오던 필름카메라 사진들은 보정이나 어플로는 완벽히 표현해낼 수 없는 그 무언의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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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 나는 그 물건과 꽤 오랜만에 상봉을 한 셈이었다. 90년대에 태어났지만 2000년대의 기억이 더 많은 나에게 필름 카메라는 어렸을 적 기억에 문득 문득 끼워 넣어진 조각들 같았다. 가족 여행을 가서 세워두고 찍었던 카메라, 사진관에서 현상을 해 받았던 필름 뭉터기와 인화 된 사진들, 그리고 사진첩 속 기억들까지.

 

다시 만난 나의 옛 친구는 너무나 생소하기 짝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어렸기 때문에 내가 직접 카메라를 만질 일이 없었던 것이다. 내 손으로 직접 조작하고 찍어서 익숙해진 카메라는 그 이후에 나오기 시작한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 카메라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오히려 이 생소함이 나를 더욱 이 물건에 끌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은 누구나 어려운 법이라 했던가, 설명서조차 남아있지 않던 카메라의 매력은 스스로 찾아가는 방법뿐이었다. 나의 경험에 따라 필름 카메라에 흥미가 생겼다거나 헤매다가 방치 해버린 사람들을 위한 소소한 팁을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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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1. 장롱 안부터 찾아보자



필름카메라에 입문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카메라’다. 필름 카메라는 일회용이 아닌 이상 생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중고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중고 중에서도 저렴한 모델들이 있지만, 필름 카메라의 인기에 힘입어 점점 가격이 오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취미가 재미가 있을지, 꾸준히 함께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구입하기엔 누군가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다.

 

나 또한 처음 필름 카메라를 구입해보려 마음 먹었을 때 가격도 가격이고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어떤 모델을 사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을 정리하던 와중 예전에 쓰다 디지털카메라에 밀려 장롱 구석에 박혀있던 필름카메라를 찾았고 다행히 성능에 문제가 없어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실제로 주변에도 집에 있던 카메라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한번쯤 찾아볼 만 하다. 만약 그러다 장비 욕심이 더 생기면 그 때 더 좋은 사양의 필름 카메라를 구입해도 늦지 않다.

 

다만 그럼에도 집에 예전에 쓰던 카메라가 없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중고 카메라를 구입해야 할 것이다. 그 때는 지금 사는 품목이 ‘중고’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이 파는 것은 성능 테스트를 제대로 하지 않고 팔거나 속이고 파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문적으로 필름 카메라를 수리해서 파는 곳이라 할지라도 쓰기 시작하고 얼마 뒤 안에 숨겨져 있던 문제가 발생하곤 하니 A/S기간은 어떤지 등 후 처리에 관해서 따져봐야 한다.

 

중고품목인 만큼 무작정 싸다고 해서 확인하지 않고 덜컥 사버리면 나중에 수리비로 더 많은 돈을 쓰게 될 수 있으니 세심히 확인한 후 구매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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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2. 다양한 필름에 도전하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선 카메라 본체뿐만 아니라 필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떤 필름을 사야 하는지조차 감이 오지 않아 인터넷에 ‘필름 카메라 필름 추천’등의 검색어를 열심히 찾아봤었다. 여러 가지 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놓은 글들을 읽고 필름을 산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굳이 하나하나 찾아가며 구매할 필요는 없었다. 결정적으로 같은 필름을 사용한다 해도 카메라의 기종이 다르다면 다른 느낌으로 찍힐 가능성이 있다. 즉 남들의 사진을 보고 원했던 그 느낌이 아닐 확률이 높아진다.

 

결론은 직접 여러 가지 필름들을 다양하게 써보고 내 카메라와 내 취향에 맞는 필름을 직접 찾아야 한다. 그저 번거롭다고 한 필름만 쭉 쓰는 것은 필름 카메라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일이다. 나도 여러 가지 필름을 써봤는데 하나하나의 느낌이 다 달랐다. 여전히 비싼 필름은 아껴가며 찍어보기도 하고 저렴한 필름을 여러 개 사서 가볍게 찍기도 하며 느낌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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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3. 완벽한 사진을 기대하지 말자


 

완벽한 사진이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사진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필름 카메라의 특성 상 디지털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 같은 사진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름 카메라는 하나의 필름을 넣는 순간, 그 필름을 다 쓰고 현상을 하기 전까지는 절대 그 결과물을 알 수 없다. 멋모르는 궁금한 마음에 필름을 꺼내면 그 순간 필름에 빛이 들어가 찍어두었던 모든 사진을 영영 날려버리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직접 결과를 확인해가며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찍은 사진에 빛이 부족한지 아니면 너무 많은지, 구도는 올바른지, 얼굴 표정은 괜찮은지 전혀 알 수 없다.

 

자동 필름카메라를 사면 찍기는 편하겠지만 세세한 조절을 할 수가 없고 수동 필름카메라는 적응하기가 어렵다. 물론 전문가 수준의 필름 카메라를 사고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춘다면 상상하던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만 보통의 입문자들은 그런 카메라와 실력 둘 다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기에 막상 스캔을 해서 사진을 보면 어떤 사진은 너무 어두워 아무 것도 보이지 않거나 흔들림이 심하고 또 어떤 사진은 찍는 순간 방해물이 앞을 가리기도 한다. 너무 큰 기대를 안고 결과물을 확인한다면 기대보다 실망이 커질 수 있으니 마음을 비우고 확인한다면 의외의 결과물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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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는 순간 앞사람이 지나간 사진

 

 

 

TIP 4. 기다림을 즐기자


 

기다림은 필름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다. 필름을 넣고, 사진을 찍는다. 심지어 한 롤에 보통 36장 정도 들어가 있고 찍은 뒤 삭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히 찍어야 한다. 그렇게 다 찍은 후에는 현상, 스캔 혹은 인화가 가능한 사진관에 맡긴다. 그 후 사진관에서 완성이 되었다는 연락 혹은 메일 등을 받으면 그제서야 진짜 끝이 난다.

 

이러한 현상과 스캔 비용도 필름 롤 수가 많을수록 부담이 된다. 그렇기에 5롤을 모아오면 2롤을 무료로 해준다는 이벤트가 있다면 그것을 위해 7롤을 모아서 간다. 매일매일 사진을 찍는다면 사실 금방 쓸 수 있는 양이겠지만 어쩌다 특별한 날마다 아껴가며 찍는다면 처음 찍은 필름은 현상할 때쯤 아득한 저편의 기억이 되어있는 경우도 많다. 나는 최대 8개월 전의 필름을 현상하기도 했다.

 

핸드폰의 사진들은 찍으면서도 볼 수 있고 언제든 삭제할 수 있다. 그렇기에 여행지에서 정말 수 백장의 사진을 찍고 지우길 반복한다. 이 중 하나는 괜찮은 게 걸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때로는 비슷한 사진들로 가득 차 있는 사진첩을 볼 때마다 언제 다 정리하지-하는 갑갑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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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는 그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여행지에서도 마음에 드는 풍경을 고르고 골라가며 아껴서 찍곤 한다. 어쩌다 잘못 찍은 느낌이 강하게 들 때는 그 한 컷이 그리 아까울 수가 없다. 그럼 편리한 핸드폰과 디지털 카메라를 두고 굳이 왜 불편한 필름 카메라를 쓰느냐 묻는다면 오히려 그 불편함 때문이라 말 할 것이다.

 

그 불편함으로 인해 어떤 사진이 찍혀있을까 궁금해하는 설렘과 한 장 한 장 아끼게 되는 마음 그리고 찍었던 사진을 몇 달 뒤 스캔 해서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보내주며 다시 되짚어보는 추억까지 불편함이 주는 매력은 꽤나 많다. 이런 기다림을 즐길 수 있다면 돌아오는 즐거움은 그 기다림마저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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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 팁’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나도 필름 카메라를 정식으로 접한 지는 고작 1년 정도 되었기에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1년의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느꼈던 필름 카메라의 새로운 매력과 생각과는 달랐던 부분을 되짚어보며 쓴 이 글이 이제막 필름의 세계에 발걸음을 떼는 이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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