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는 이미 반짝이고 있다 -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글 입력 2019.10.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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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이름 이찬란, 나이 23세.


엄마는 내가 한 평생 찬란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내 이름을 '찬란'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평범한 외모, 평범한 속도, 평범한 욕심을 가진 나는 특.별.히 가난한 관계로 일주일 내내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바쁜 스케줄로 가끔 비굴하게, 또 가끔은 고립된 느낌으로 대학 4년을 버티고 있다.


일찍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잘못 들어선 학교 건물에서 우연히 도래선배와 얽히게 되었다. 있는지도 몰랐던, 심지어 폐부위기에 놓인 연극부에 얼떨결에 가입하게 되었고, 또 다른 연극부원인 유, 시온선배, 혁진 언니와 함께 연극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연극부는.. 아니 우리는 어떻게 될까..?

 

 

가정사로 인해 알바를 서너개씩 뛰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주인공 이찬란. 그녀에게는 화려한 캠퍼스 라이프도, 하다못해 아주 작은 마음의 여유조차도 남아있지 않다. 하루를 일주일처럼 보내며 몰아치는 일 속에서 숨만 쉬며 살아가던 중, 그녀는 우연히 망해가는 연극부 작가 도래 선배를 만나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다.

 

자신은 너무도 바쁘다며, 스스로를 옭아매는 과거의 아픔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그녀는 사람들 사이를 겉돌지만 함께 하는 이들의 진정성 어린 관심 속에 마음을 열고 연극부의 일원으로서 함께하기 시작한다.

 

적어놓고 보니 줄거리는 참 단순하다. 연극 본연의 풍경을 다 담지 못하는 문장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찬란의 일상을 담담히 따라가는 연극은 극 말미에 이르러 연극 부원인 도래, 유, 시온, 혁진 모두를 사랑하게 만들 정도로 따스한 울림을 줬다. 하지만 어떠한 메세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찬란의 삶을 담담히 따라가며 그녀가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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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부원들은 모두 아픈 곳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들 미숙하다. 찬란처럼 말못할 가정사로 속을 앓는 도래와, 유, 그리고 사회에 나아가야 한다는 막막함을 버텨내는 시온, 연애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혁진까지. 하지만 그런 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일상의 이야기는 더없이 순수하고 즐겁다. 미숙한 이들이 모여 완성하는 연극은 그래서 더 가치있다.

 

이들은 각자 짊어진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구체적으로 해결해내지 않는다. 단지 자신을 힘들게 한 과거의 일과 담담히 대면하고 직시한다. 혼자서는 두려워 회피하기만 해왔던 과거의 트라우마를 다함께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내는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탓하지 않고, 복잡한 마음은 내려놓으며, 여유와 쉼을 갖고 천천히 나아간다.

 

중요한 점은 이 아픔은 혼자의 깨달음으로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문제 자체를 제거할 수 없더라도 상관 없다. 서로의 상처를 내보이며 서로 보듬어준다. 좁고 낮은 습한 곳에서 모인 이들이 서로 공감하고 아끼는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따듯한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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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느끼게 된다. 그 모습이 빛나보인다고. 조금 어설픈 위로여도 괜찮고, 아직 삶에 힘겨워해도 괜찮다.

 

그 모습이 빛나보이는 것 자체가 내게, 우리에게 위로가 됨을 알았다. 스스로를 아무리 바라봐도 찬란하게 빛나는 구석이라곤 없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 상처를 보이고 끌어안으며 같이 울고 또 때로는 함께 기뻐하기도 하는 구질구질하고도 따스한 우리의 모습들.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엄격하게 바라보기에 제 빛이 보이지 않지만, 한발짝 떨어진 누군가가 이 삶을 바라본다면 어딘지 어설퍼도 찬란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자위일지도 모르나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제목의 이어지는 뒷 말을 상상하게 된다.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충분히 빛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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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 내 스스로 위로 받고 용기를 얻게 되는 작품 -


일자 : 2019.10.05 ~ 2019.11.10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기획
콘티(Con.T)

관람연령
중학생이상 관람가

공연시간
100분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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