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단막극 햄릿' - "햄릿,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지금 우리는 살아있기에 침묵할 수 없다.
글 입력 2019.09.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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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글로 소화해내는 것은 나에게 꽤 어려운 일이다. 끝까지 읽은 희곡이 몇 편 없다.


셰익스피어의 『햄릿』도 끝까지 읽지 못했다. 그래서 원작이 가진 힘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햄릿을 다룬 작품에는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 “To be or not to be”를 외친 햄릿이 지금의 우리 삶에도 중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다.


연극을 통해서 햄릿을 만나려는 시도도 했었다. 그러나 번번이 불발이었다. 공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 시기를 놓치거나, 시간이 안 맞아서 보지 못했다. 올해만 해도 삼일로창고극장에서는 <햄릿, 플레이어즈>(작·연출 윤서비)라는 작품이, 대학로예술극장에서는 <햄릿-디액터>(연출·각색 성천모)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에서는 <나의 기타 이야기 바이 햄릿>(아티스트 박웅)이 공연됐지만 볼 기회가 없었다.


영화마저도 보다가 꺼버린 <햄릿>. 지금 생각해보면 이를 다룬 작품에서 너무도 원대한 무언가를 마주할까봐, 그 원대함을 눈앞에 두고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할까봐 피해온 것도 같다. 그런 햄릿을 조금은 부담 없이, 단막극이라는 새로운 형식 속에서 만날 기회가 생겼다.



단막극장 포스터.jpg
 

이번 2019 서로단막극장의 첫 번째 작품 <햄릿, 죽은 자는 말이 없다>(김명화 작·연출)는 햄릿을 통해 우리 시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원작에는 여러 명인 등장인물을 세 명으로 압축했고, 단막극이라는 형식적 틀, 그에 따른 시간적 제약을 도리어 연극의 새로운 도구로 활용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살아있다.

살아있음으로 떠들어야 할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지금 우리는 살아있기에 침묵할 수 없다. 아마도 이 극은 관객에게 질문할 것이다. 햄릿을 지켜보는 제 3자인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자 할 것이다. 지금, 여기로 햄릿을 불러오는 연극적 시도는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남길까. 어떤 말하기가 새로이 시작될 수 있을까.



등장인물.JPG
 


이번 <햄릿, 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비롯한 최근의 연극들이 '햄릿'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드러난다. 대체로 등장인물을 세 명 내지는 한 명으로 압축했고, 현대적 관점에서 적극적인 재해석 과정을 거쳐 무대화했다.


여러 명의 등장인물을 세 명으로 줄이는 시도는 고전이 가진 무게는 줄이고,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보다 명확히 담아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또 적극적인 재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고전 작품으로서 햄릿이 가진 주제 의식이 현시대의 이야기와 만났을 때에도 충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크기변환]서촌공간 서로.jpg
 


2019 서로단막극장이 열리는 ‘서촌공간 서로’는 블랙박스형 소극장이다. 블랙박스 극장은 마치 상자처럼 텅 비어 있는 공간을 작품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약 70석 정도의 객석 규모를 가진 이 소극장은 단막극으로 변신한 짧고 압축된 햄릿, 현시대와 만나 더욱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있을 햄릿을 만나기에 더없이 적합한 공간이 되어줄 듯하다.






2019 서로단막극장
- One Act Play -


일자
2019.09.19 ~ 09.29
2019.10.03 ~ 10.13
2019.10.17 ~ 10.27

시간
월,화,수,목 오후 8시
금 오후 3시, 8시
토 공연 없음
일 오후 3시

*
공휴일(10.03 / 10.09) 3시

장소 : 서촌공간 서로

티켓가격
전석 20,000원

주최/기획
서촌공간서로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60분





[김주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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