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스마트폰에 갇힌 현대인, 그리고 행위중독의 시대 -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글 입력 2019.09.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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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는 이 책의 발간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이 내세우고 있는 '전자기기 중독'이라는 주제가 필자가 가지고 있었던 관심사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필자가 대학원에서 가장 연구하고 싶은 것은 ADHD 아동의 주의집중력이다. 필자가 ADHD 아동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학습이 가장 큰 재원이 되는 시대에 지능에 문제가 없는 이 친구들이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지 못하는 것이 마음 아팠기 때문이다. 이들은 심지어 더 뛰어날 수도 있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로 ADHD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었는데, 이들 중 정말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이 많았다. 이런 가능성을 가진 이들에게 '정신산만한 모질이'라는 태그를 붙인 것은 누구인가? '영재성 있는 ADHD'에 대한 필자의 사례가 와닿지 않는다면, 기안84를 떠올려도 좋다. 그는 성인 ADHD 환자다. 두번째, ADHD 아동의 예후를 더 악화시키는 것이 오늘날 시대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여기까지 읽었다면 예상한대로, 그 답은 스마트폰이다.

필자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관심은 두번째 이유에서부터 시작한다. 우선 필자가 정신보건센터에서 만난 아이들이 대부분 ADHD 증상을 보였다는 점에서부터 이 가설은 시작되었다. 정신보건 센터에 의뢰된 아이들 중 ADHD 아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를 갖고 있는 많은 아이들이 ADHD를 함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난 ADHD 아동*청소년은 스마트폰 문제로 적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체 퍼센테이지 중 일부의 아이들만이 이 이슈로 고통받는 것은 아니다. 이 아이들 처럼 '진단'까지 가지 않더라도 오늘날 주의집중력에 관한 이슈는 일반 아동들에게도 중요한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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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제작년 설에 고작 4~5살 된 아이들을 하루종일 돌볼 기회가 있었다. 이 아이들과 어떤 놀이를 했을지 상상이나 가는가? 결국 필자는 아이들과 유튜브에서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아이들은 능숙하게 화면을 넘길 뿐만 아니라, 광고로 영상이 끊길 때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부터 이 아이들에게 애니메이션을 주었던 것은 아니다. 필자는 처음에 책을 읽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것에 대해서 지루해하며 힘들어했다. 다음에는 시골 길에서 함께 뛰놀자고 했으나, 아이들의 고집은 완고했다. 고작 네 다섯된 이 아이들은 이미 '느린 콘텐츠'를 참지 못했다.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영상 콘텐츠는 유아들에게 수동적 태도를 강요한다. 뇌 발달에서 중요한 시기에 지속적으로 수동적 태도를 강요하는 영상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여기서 필자는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책의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실험은 2013년 캐서린 스타이너 어데의 실험이었다. 그녀는 머리에 착용하는 카메라를 이용해 신생아들이 본능적으로 부모의 시선을 쫓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였다. 주의 산만한 부모가 주의 산만한 자녀를 길러낸다. 자녀가 그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이끈 수석 연구자에 따르면 '아동의 주의 집중 능력은 언어습득, 문제 해결, 그리고 다른 핵심적인 인지 발달 단계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강력한 지표다. 자녀가 노는 동안 보호자의 주의가 산만하거나 시선이 자주 딴 곳을 향하면 핵심 발달 단계에서 자녀의 주의 집중 시간 신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스마트폰 중독인 주의산만한 양육자는 아이들을 같은 방식으로 키워낸다.

다시 필자의 사례로 돌아와서,내가 관찰한 아이들의 환경이 다른 가족들보다 안좋다거나,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무심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고학력자 부모님의 모니터링도 이루어지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다. 이 집안의 육아환경은 평균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왜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되었는가? 맞벌이 부모님이 스마트폰을 계속해서 들여다 보고, 아이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빌려줬기 때문은 아닐까? 오늘날 많은 가정에서 반복되는 장면은 아닐까? 그리고 이 아이들이 완전히 자리잡은 성인이 되면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인가? 아직 우리는 이들이 완전히 성인이 된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 전자기기에 친숙한 어린시절을 보낸 아이들의 성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아이들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2016년 아주대학교에서 스마트폰 중독이 우울증, 학습장애, 주의력결핍, 건강행태,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 적 있다. 이 연구는 스마트폰 중독이 끼칠 수 있는 해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연구결과, 스마트폰 중독(SPA) 중독 정도가 높을수록 학습장애(LD), 주의력결핍장애(ADHD)가 높아짐을 보였다. 또한, 학습장애(LD)와 우울증(Depression)이 상관성이 있었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신체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므로 습관처럼 사용한다, 주의력결핍(ADHD),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 수업시간이 따분할 때 시간을 쉽게 보낼 수 있다, 학습장애(LD), 도움이 되는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쇼핑이나 구입 등이 편리하다는 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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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일이다. 우리는 이제 로봇이 인간을 점령하는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테크놀로지의 노예가 되었다. 우리의 아이들은 기성세대보다 더 테크놀로지에 중독되어 있을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폭넓고 얕은 사고를 하는 세대의 사고 방식 변화라는 현상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테크놀로지 중독이라는 역기능이 있다.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지만, 다가올 재난에 대한 경종은 늘 깨워둬야하지 않겠는가. 이런 고민이 현실이 될 즈음 출간된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책은 우선 중독과 그 결과에 대해서 정의하고, 중독 유형을 세분화해서 왜 '행위 중독'에 빠지는지를 서술한다. 그리고 중독을 어떻게 이겨내고, 나아가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가에 대해 서술한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중독이 하는 일에 주목한다. 롤이나 와우와 같은 온라인 게임부터 넷플릭스와 팟캐스트, 모바일 게임인 캔디 크러쉬까지 현대인이라면 익숙할 수 밖에 없는 사례들로 가득하다. 저자는 실제 활용 사례 뿐만 아니라 심리학 이론까지 폭넓게 다룬다. 중독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칙세트 미하이의 몰입이 나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이 모든 과정은 어렵지 않게 서술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중독에 노출된 현대인들을 위한 중독 예방(및 치료)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중독이 의지력의 차원이 아니라고 서술하며, 끊을 때 끊을 수 있는 삶을 지향하라고 이야기 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가치가 있는 책이고, 최근 중독을 다룬 책 중 가장 내용에 충실하고 읽기 쉬웠다. 읽기 쉽지만 그 내용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책은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스마트폰 중독에서 아이를 지키고 싶은 양육자에게도, 테크놀로지 중독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준다. 필요에 따라 이 책을 읽길 바란다. 필자에게도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더 자주 볼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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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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