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기쟁이 곰돌이 푸, 그 명성의 시작! - 전시 "안녕, 푸"

글 입력 2019.09.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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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인기쟁이 곰돌이 푸, 그 명성의 시작!
안녕, 푸


"When we were ver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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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주아주 어렸을 때에...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곰이라고 하면, 누구든 먼저 우리들의 귀여운 곰돌이 푸를 떠올리지 않을까.

노란색 털에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꿀을 찾아다니는 귀여운 곰돌이 푸, 언제든 친구의 부름에 달려가고 어려움이 있어도 느린 목소리로 '아, 이렇게 되었군'을 외치는 그런 곰돌이 푸. 본 전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곰돌이 푸의 시작점을 보여준다.

푸의 역사를 살짝 엿보자면 밀른의 동화책을 기반으로 사업가 스테판이 하나의 캐릭터화 시키기 시작했고, 디즈니를 만나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곰돌이 푸가 되었다. 본 전시는 디즈니에서 변화되기 이전, 동화로서 명성을 쌓아올리던 푸의 초창기 모습을 보여준다.

곰돌이 푸가 아주아주 어렸을 때에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곰돌이 푸나 피글렛, 이요르, 티거 등 다양한 동물 친구들의 초창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조금씩 디테일들은 다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그들이 가진, 동심을 건드는 마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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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곰돌이 푸의 첫 문장은 'When we were very young...'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아주아주 어렸을 때 있었던 무언가를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다. 이점이 곰돌이 푸의 마법 같은 힘이다. 더불어 본 전시가 유독 더 특별한 것은 어떠한 기업체나, 특정한 기관에서 갖고 있던 것들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수집가들에게 허락을 받고 전시가 됨에 있다.

더불어 곧 이 전시가 마무리되면 다시 이 전시품들은 수집가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전시를 허락했을,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다시금 자신의 수집품들을 보며 그 인형을, 그 책을 처음 갖던 그 순간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그러니 이 전시의 전반으로 깔려져 있는 것이 '동심'일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보관해둔 동심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 이 전시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가치다. 이전 프리뷰를 올릴 때, 언급했던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역시 그렇다. 꽤나 단순한 스토리 라인에, 어쩌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있다. 곰돌이 푸의 다급한 발걸음은 다급해도, 느리게 느껴질 따름이니까. 그렇지만 그 곰돌이 푸가 문득 던지는 문장에 나는 문득 멈춰버리고 만다. 영화 속에서 곰돌이 푸의 대사 중 이런 대사가 있다.


난 풍선이 있어서 행복했어.

풍선이 널 행복하게 하지 않았어?



그럴 때가 있다. 정말 사소한 것에도 가슴 떨리고 즐겁고, 설레는 그런 순간들, 그냥 부는 바람이 좋고, 노을 지는 하늘이 예쁘고, 좋아하는 노래가 들리고, 공기가 맑고, 우연히 고른 책이 마음에 들고, 처음 먹어본 음식이 맛있고, 나무그늘 아래에 쉴 때, 사소하지만 큰 설렘을 주는 순간들이다.

어릴 때에는 풍선 하나에도 좋아서 하루 종일 안고 있기도 했었다. 어른이 된 이후로는 그래본 적이 없다. 가끔씩 큰 행복들 덕에 작은 행복들을 놓칠 때가 많다. 곰돌이 푸는 그런 존재다. 놓치기 쉬운 존재, 그리고 이미 놓쳤을 존재, 이번 전시가 동심을 본 전시의 메인으로 끌어올린 것은 바로 곰돌이 푸를 완전히 놓지 말라는 것이 아닐까.

돌이켜 보면 그 작은 곰돌이와 놀던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 순간의 연속인지를 기억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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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동심 이외의 것에 대해서...

하지만 본 전시에서 아쉬운 점들이 있다. 전시를 보는 것이 단지 '보는 것'에 그친다는 점이 가장 그렇다. 분명 스토리텔링이 주가 된 작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곰돌이 푸 스토리텔링에 대한 부분은 많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전시 중간중간 곰돌이 푸 에피소드 중 일부를 풀어주고, 그 에피소드와 관련된 포토존이 준비되어 있다.

다만 내가 곰돌이 푸 세계로 들어와 상호적으로 소통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좀 더 미디어 아트들과 결합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거나, 삽화들의 경우, 에피소드와 엮어 한곳에서 보여줬더라면, 또는 삽화와 글을 같이 보여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이 좋아다는 밀른의 문장을 더 보여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전시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좀 더 색다른 방식의 입장이었다면 이러한 전시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은 갖고 있는 캐릭터가 주는 힘을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곰돌이 푸가 메인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피글렛, 이요르, 티거, 캥거루, 부엉이, 토끼까지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있었다면, 또한 크리스토퍼 로빈과의 관계성에 집중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우리는 어쩌면 모두 만나본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을 좋아했기에 그들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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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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