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국적에 대한 물음, 재일동포의 삶 - 혼마라비해? [공연]

남북한과 일본 사이를 부유하는 재일동포의 아픔을 그린 연극.
글 입력 2019.09.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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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한 부분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불가항적으로 소속을 부여받는다. 특정 성씨, 어디 출생, 몇 년 생…. 우리는 자신을 정체화하기 전부터 사회는 우리를 “어떤” 소속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그 울타리 안에서 자란 우리는 그 소속감에서 안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더 탄탄한 소속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좀 더 좋은 스펙과 인맥. 다른 사람들이 쉽게 침범하지 못할 울타리를 찾아내고 그 안에 들어서야 온전한 안정감을 느낀다.

 

이런 쟁취의 소속감은, 배타성을 전제로 한다. 더욱 입성하기 힘든 소속일수록 그들은 울타리 외부와 자신을 완벽히 분리하고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소속감은 쟁취하는 동시에 고독감을 양산한다. 힘의 논리로 이끌어지는 사회는 모든 개인을 한 공동체로 이끌어갈 수 없기에, 소속감엔 늘 고독감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런 소속감 쟁탈전은 어디까지나 생득적 소속이 온전한 상태에서 유리한 행위다. 태어날 때부터 부여된 나이, 성별, 신체적 능력, 국가와 같은 중요한 요소 한 부분이 공란이라면, 그 출발선에 도달하는데도 굉장한 시간이 소비된다. 남들에겐 너무 당연한 기준치를 심사숙고하며 결정해야만 하는 ‘그들’은 분명히 이 사회 어디엔가 존재한다.


 

‘나는 누구일까.’

스스로마저도 자신을 규정하지 못하는 소외된 ‘그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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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여러 국적을 혼재하고 있는 국민, 재일동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연극이 있다. 일본 오사카 츠루와시 시장 한일타운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 자이니치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연극 <혼마라비해?>가 9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시놉시스>



대학로에서 연극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영주'. 2009년 여름, 영주는 일본 극단 '마사루'의 작업을 돕기 위해 일본 오사카를 방문하게 된다. 외로운 타지 생활이 될 뻔 했으나, 거기서 알게 된 재일동포 ‘지숙’의 도움을 받아 순탄하게 적응해 간다.


작품 번역 일을 위해 지숙의 도움을 받기로 한 영주는,하루 날을 잡고 연극연습이 끝난 후, 지숙이 하숙하고 있는 츠루하시 시장골목 잡화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있는 김일성, 김정일 사진. 영주는 곧바로 얼어붙고 만다.


'혹시 이들은 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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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재일조선인 그들은 누구인가>를 읽으면, 재일동포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대한 독립 이전, 재일동포의 대부분은 징용 노동자로서 일본 각지의 탄광이나 토건 관계, 하역 동의 작업장에 묶여 있었다. 그리고 1945년 대한 독립을 맞이하고 그들은 그 누구보다 귀국을 염원했지만, 일본 정부는 재일동포의 귀국 편의를 도모하지 않았기에 그것이 실현되기 어려웠다.


실제 그들이 본국으로 떠나는 과정은 너무나도 열악해 생명을 걸고 바다를 건너야 했고, 설사 본국으로 넘어간다 하더라도 한반도의 정서가 안정적이지 못해 귀국생활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이런 선택과 혼란 속에서 대부분의 재일 동포는 그들의 ‘국적’을 심사숙고 해야만 했다.

 

그런 선택의 기로 중에,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이란 거대 국가의 개입 속에 남북 분단이 이뤄진다. 거처를 확실히 옮기지 못한 재일 동포는 바다 건너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정체성의 혼란을 가지게 된다. 두 개로 나뉜 자신의 본국, 원치 않은 이념 갈등, 자신이 사는 일본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재일동포들에겐 처음부터 ‘국적’이란 울타리는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차별 속에 태어난 재일동포의 후손들은 대부분 쯔루하시 지역에서 장사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그 어떤 국가도 그들의 신변을 보호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그들의 국가적 소속감은 어떻게 규정했을까, 그들은 자신을 어떻게 정체화 했을까.

      

*

 

재일동포의 이야기를 그려낼 연극 <혼바라마해?>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인물 신영주의 등장으로 재일동포의 ‘국적’과 ‘정체성’을 다룰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에겐 너무 당연한 국가란 울타리가, 누군가에겐 결핍과 치부가 될 수 있음을 인물 ‘신영주’의 눈을 빌려 관객에게 전달한다.

 

연극의 배경 또한 실제 재일동포들이 장사활동을 펼쳤던, 쯔루하시 지역을 다룬다. 그렇기에 더욱 그 장소가 지니고 있는 재일동포 삶의 애환을 적극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과 일본 그 틈바구니에서 고통받았던 재일동포, 자이니치의 이야기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의 생득적 소속감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킬 <혼마라비해?>를 만나볼 예정이다.






혼마라비해?
- 극단 실한의 2019 두 번째 프로젝트 -


일자 : 2019.09.20 ~ 2019.09.2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쉼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실한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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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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