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자리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다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세상의 가장자리에 서있는 아티스트들을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9에서 만나고 왔습니다
글 입력 2019.08.2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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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데팡당.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을 처음 만났을 때 처음 생각난 단어이다. 앙데팡당전은 Independent, 독립적인 자주적임을 뜻한다.


심사가 매우 엄격하던 살롱전에 대항하여 낙선자들과 아카데미즘에 반대하던 화가들이 1884년에 조직하여 제1회 전시를 개최한 이후 지속하고 있는, 심사도 시상식도 없이 소정의 참가비만 내면 일정한 수의 작품을 제출하고 대중에게 보일 수 있도록 한 전시회이다.


가장자리를 뜻하는 프린지는 앙데팡당 전처럼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실험성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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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문화비축기지로 페스티벌의 공간이 펼쳐졌다. 문화비축기지는 ‘아지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유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석유탱크의 외관은 시간을 머금은 듯 빛바랜 색이었지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아카이브 전시 : 1998-2019’를 관람하러 내부로 향했을 때는 깔끔한 모습에 내심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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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전시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역대 포스터와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2015년 포스터에는 커다란 돌이 월드컵경기장에 박혀있는 그림으로 장식되었는데, 이는 홍대에서 굴러온 돌이라는 뜻을 담은 포스터라고 한다. 독립예술제로 1998년 시작한 프린지 페스티벌은 홍대 앞을 거점으로 삼았기에 기존에 ‘홍대’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컸지 않았을까.


이번 페스티벌에서 ‘아지트’를 전면에 내세운 점, 더 많은 예술가의 플랫폼이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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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임을 느낄 수 있었던 <눈치 게임>, 친구의 친구를 통해 만난 다섯 명의 댄서들은 즉흥적인 선택과 대화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첫 방문에 어색했던 나는 댄서들 주위만 겉돌았는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걸,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공간과 관객, 댄서들의 유기적인 선택들로 이루어지는 이 작품은 ‘공간과 나는, 나와 당신은, 당신과 그들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이 순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지, 선택 후에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금’이라는 순간을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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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다> 수많은 사람 속, 낭독자인 박혜랑 아티스트는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화와 희곡, 소설을 쓰고 있다는 박혜랑은 많은 이별을 하는 우리들의 ‘이별’에 대해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생각하게 했다.


5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그녀의 낭독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과는 다른 울림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죽음과 이별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며 뭉클해지기도 했다.

 

'예술적 일탈을 상상하다' 슬로건으로 개최된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독립예술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해방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바쁜 일상 속 방문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고전적이고 딱딱한, 머리와 마음을 쓰며 관람하는 예술과는 또 다르게, 편안한 해방감을 주었다.

 

 

[유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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