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일하는 여성 이야기 - 모던걸 타임즈

글 입력 2019.08.27 12: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02] p_readymade_1000.jpg


일하는 여성을 통해 본 모던타임즈,
역사를 통과하는 여성의 몸과 말
 
경성 제일의 미용사, 임형선
부산 패션계의 큰손 양재사, 이종수
카네보 상사의 유일한 조선인 타이피스트, 양충자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를 살아간
보통 여성들의
일상적인 노동이야기


도시청년의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고 표현하는 프로젝트 그룹 ‘프로젝트 레디메이드’는 연극을 통해 일상적 풍경을 낯설게,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현대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근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간주하여 그 속에서 이야기되지 않은 것들을 찾아내 무대화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삼일로 창고 극장에서 8월 말 시작되는 <모던걸 타임즈>는 프로젝트 레디메이드의 주요작으로, 대상화된 객체로 표현되는 신여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보통 여성의 삶과 노동을 그려내고자 한다.



삼일로 창고극장


공연장2.jpg
 

공연이 진행되는 삼일로 창고극장은 1975년 개관한 이래로 소극장 운동을 이끌며 공연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예술 현장과 함께하는 동시대 창작 플랫폼 삼일로창고극장은 프로듀서 시스템의 도입과 젊은 연극인들의 발굴, 양성에 크게 기여해 왔으며 대한민국 소극장 운동의 상징적 존재로서도 그 의미가 깊은 곳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도 삼일로창고극장은 청년 정신과 실험정신을 잇는 동시대 창작을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신여성? 일하는 여성?


다양한 매체 속에서 드러나는 신여성에 대한 이미지가 어떠했더라. 빳빳한 치마와 구두, 양손에 낀 레이스 장갑, 양산 혹은 그 비슷한 것들.

이름을 떠올리자니 대개가 특출난 예술가이거나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 여성들이다. 신여성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이전의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현모양처의 상과는 사뭇 다른 행동을 하고 생각을 하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진출한 주체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과 여성 인물들이 그렇게 다뤄져 왔듯이 매체 속의 신여성이 남성의 시선대로 그려지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생각하게 되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정히 꾸민 여성들. 예술에 대해 이야기 한 대도 그 옆에 선 소위 지식인 남성들의 들러리처럼 등장하는 경우가 한둘이던가. 그렇게 그려지는 캐릭터들은 진취적이라고 표현하기엔 어딘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러니 종종 깨우친 여성이라고 불려지는 그네들의 삶을 정형화 된 틀 안에 가두지 않고 드러내는 일도 필요하겠다. 사실 <모던걸 타임즈>라는 제목을 보고 떠오른 것은 그런 이미지였다. 진실로 그들은 어떤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갔을까.

그러나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눈에 박히는 키워드는 ‘일하는 여성’이다. 스스로 경제력을 가지게 된 여성들이다. 이상하게도 그 수식어는 어째서인지 매체 속에서 그려지곤 했던 신여성의 이미지와는 어딘가 결이 다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근대 - 현대


photo-1534951009808-766178b47a4f.jpg
 

돈을 버는 여성은 슬프게도 현대에 와서도 왕왕 논란(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불쾌한) 속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여성의 구매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언제나 ‘그 돈이 어디 네가 번 돈이냐, 남편, 남자친구, 혹은 아버지 등 남성으로부터 얻은 돈이 아니느냐’ 하는 시대착오적인 비난조의 말이 여전히 끼어들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당연하게도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자신이 번 돈을 소비한다.

프로젝트 레디메이드는 지금의 한국 사회와 근대의 연결점을 바라본다. 그들이 발견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선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보통 여성들의 일상적인 노동 이야기는 근대에도 현대에도 이야기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문제가 아닐까.

지금의 우리와 같은, 그러나 또 다른 시선의 사회 속에서, 부유한 명문가 출신의 엘리트 여성이 아니라, 일하고 돈 버는 보통 여성들의 삶과 노동 이야기. 지금의 우리에게도 와닿을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상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해본다.


*

모던걸타임즈
- Modern GIRL Times -


일자 : 2019.08.30 ~ 2019.09.08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쉼

장소 : 삼일로 창고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프로젝트 레디메이드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공연시간
75분

*
2019.09.07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예정
(연극비평집단 시선에서 진행)


[김민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