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스페인, 맑음] Epilogue. 그 후의 이야기

글 입력 2019.08.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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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年 8月 27日, 한국, 가을의 초입



안녕하세요, 작년 이맘때쯤 시작했던 <2018년, 스페인, 맑음>의 연재가 계절을 한 바퀴나 돌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당초 2월 마감으로 예정되었던 계획과는 달리, 이 마지막 글을 기준으로 6개월이나 늦게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제멋대로인 연재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과 그럼에도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에필로그를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오긴 싫었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었던 저는 다행히도 바르셀로나 여행을 통해 마음을 잡고, 2월 말에 귀국했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과 그곳에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지만 한편으로는 제 글들이 정말 싫어지기도 했어요.


그들이 한국에서 지내온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이들 앞에서 '힐링'을 말하는 것이 저 베스트셀러 선반 위 보노보노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후론, 함부로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제가 쓴 투박한 글이 누군가에게 날카로운 칼이 되어 박탈감과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희망을 꿈꿀 수 없는 환경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지 않을까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그럼에도 그만두지 않고 천천히라도 이야기를 마무리한 것은 여태 허공에 소리치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제 이야기를 읽었다는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고, 이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제 자신 또한 글을 마무리함으로써 비로소 남은 여운과 감정을 시원하게 털어내고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글을 쓸 땐, 정말 그 순간만이 아니라 그를 그리워할 시간까지 끝나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왈칵 슬프고 아련했어요. 하지만 이렇게나 가슴 저리고, 눈물이 날 만큼 그리워할 수 있는 순간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지금의 저는 비슷한 일상 속에서도 예전보다 덜 불안해하고, 더 행복해하며 살고 있어요.


이제는 벌써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내일이면 제가 말라가로 떠났던 날이 돌아오네요. 매번 늦장 부리는 불량 필진이었지만 그동안 저의 경험과 감정들을 함께 보고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처럼 적당히 따사롭고, 적당히 선선한 날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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