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나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러" - 안녕, 푸 展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
글 입력 2019.08.1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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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일이 어쩌면 내게도



우리는 가끔 동화 같은 일이 일상에 찾아오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신데렐라에게 그랬던 것처럼 마법사가 나타나 지친 내게 마법 같은 일을 꾸며준다거나 방 한켠에 자리하고 있던 작은 인형들이 위로의 말을 건넨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지만 우리는 늘 마음속 어딘가에 어린 시절 봤던 동화나 만화의 한 장면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어른이 되고 난 후 다시 보는 그 동화의 명장면은 그때처럼 혹은 그때보다 더 진한 감동으로 내게 다가온다.


곰돌이 푸는 1926년, 엘렌 알렉산더 밀른의 동화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동화의 탄생 과정마저도 동화스럽기 그지없는데, 동화에 등장하는 푸의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이 작가의 아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의 아들 이름은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이고 그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인형들이 모두 동화 곰돌이, 푸의 주인공이 되었다. 로빈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동화 속 주인공 같은 일화가 있을까.


로빈 밀른은 계속해서 자라나고 어른이 되고 늙어갔겠지만, 곰돌이 푸의 크리스토퍼 로빈은 여전히 푸와 함께 행복한 5살~7살 사이의 어린이로 남아있다. 보통 사람들은 어린 시절 즐겨보던 동화를 다시 보며 어렴풋한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에 그치겠지만, 로빈 밀른의 어린 시절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푸와 친구들의 세계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테니, 이 얼마나 위대한 유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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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실제 로빈이 가지고 놀던
티거, 피글렛, 푸, 이요르 인형



"너 혹시 기억하니?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을"



내 기억 속에 처음 푸와 만났던 날은 아주 오래전 글을 읽지 못할 때였던 것 같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생일선물로 빨간 티셔츠를 입은 노란색 푸 인형을 받았었다. 그 인형은 지금은 내 곁에 없지만, 실밥이 뜯어져서 솜이 나오기 전까지는 내 방 한켠에 앉아 있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 뒤로는 TV 속에서 움직이는 푸를 봤었다. 아직도 그때 푸의 목소리 맡았던 점잖은 성우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던 점잖은 목소리로 푸는 가끔 마음을 따뜻하게 울리는 말을 하곤 했다. 푸를 보고 있으면 아무 걱정도 없던 어린 시절 그때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곰돌이 푸가 이토록 명작으로 길이길이 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따뜻한 색감의 삽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채로운 색의 푸와 친구들 그리고 그들이 사는 숲속 풍경을 보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평화로운 바람이 마음속에 부는 느낌이다.


E.H. 쉐퍼드의 오리지널 드로잉과 A.A. 밀른의 원고 및 편지, 사진이 더해져 내 안의 순수한 마음을 기분 좋게 돌아볼 수 있는 맑은 느낌의 <안녕, 푸 展> 은 8월 2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소마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이번 한국 전시를 마지막으로 모든 오리지널 드로잉은 본 소장가에게 돌아갈 예정이라고 하니, 푸와 친구들의 다양한 드로잉과 스케치를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꼭, 이번 전시를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일상은 무언가는 마법사가 마법을 부리지 않는 이상, 갑자기 내 앞에 선물처럼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번<안녕, 푸 展> 전시를 통해 우리는 동화같은 일상을 내 발로 직접 만나러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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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

나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러."



*


안녕, 푸 展

- Winnie the Pooh : Exploring a Classic -

일자 : 2019.08.22 ~ 2020.01.05

시간

08.22 ~ 11.30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12.01 ~ 01.05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5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티켓 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2,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12세) : 9,000원

주최

국민체육진흥공단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주관

소마미술관

바이스, 디커뮤니케이션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김요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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